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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 하시려는 부모님...저희는 어떡하죠?
작성자 추풍령초 등록일 17.03.29 조회수 84
이혼하시려는 부모님...저희 남매는 어떡하죠?
 저는 대학생입니다. 저는 어릴 적부터 부모님 싸우는 모습을 지켜봤어요. 누구든지 서로를 이해 못하고 싸우는 모습이 저는 너무 싫어요. 아버지는 사소한 일에도 어머니를 의심하고 싸움을 걸고 물건을 던지고, 어머니를 때리시기까지 했어요. 지금 생각하면 아버지가 의처증이 있으신 것 같습니다. 몇 년 전에는 아버지가 빚보증을 잘못서시는 바람에 저희 집에 있던 작은 재산마저 모두 날아가고, 아버지는 좋은 직장도 그만두시고 술타령을 하셨어요. 어머니는 견디다 못해 파출부로 나가시면서 어떻게든 살림을 꾸리시려고 애쓰십니다. 가정의 경제적인 형편이 그 전과는 비교도 안 되게 악화되면서 부모님은 갈수록 더 상대방을 탓하며 싸우십니다. 정말 집을 나가고 싶습니다.  그렇지만 저마저 없으면 혼자서 고통스러울 제 동생이 걱정됩니다. 집을 나가거나  한다면 제 동생은 어쩌죠? 만약에 그렇다면 제 동생에게 정말 면목이 없을 거예요. 내일 부모님은 이혼하러 법원에 간다고 말씀하세요. 저와 동생은 어떻게 대처해야 하죠? 그냥 불구경 하듯 보고만 있어야 하나요? 친구들과도 많은 대화를 했어요. 친구들에게도 미안해요. 마음은 조금 시원했지만 결국에는 제가 짊어져야할 문제라는 생각에 마음이 무겁습니다. 제가 너무 무기력하고 무능력하게 느껴져요. 전 아들로서, 오빠로서, 친구로서도 그리고 장남으로서도 0점이죠. 전 낙제예요, 낙제.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멍청이, 바보예요. 제가 품었던 생각도 소름이 끼쳐요. 우리 집을 이 지경까지 끌고 온 아버지를 용서할 수 없어요. 저는 상당히 내성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어요. 그러다보니 더욱 혼자서 괴로워하는 것 같습니다. 너무 괴로워요. 화가 치밀어서 미치겠습니다. 사실 상담한다는 것보다 누군가에게 제 마음을 털어 놓고 싶어서 이렇게 편지를 쓰는 겁니다. 객관적으로 상담 선생님의 입장에서는 어떻게 느끼시고, 저와 제 동생이 어떻게 행동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시는지 듣고 싶습니다.

안녕하세요? **님. 부모님의 반복되는 갈등과 다툼이 **님에게 많은 실망을 주고, 또 힘들게 하는 것 같아요. 홀로 많은 것을 짊어진 듯한 **님의 모습에 마음이 아프군요. 게다가 **님의 화해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부모님의 사이가 나쁜 것에 대해서 미움과 고통을 느끼고 계실 것 같은데, 오랫동안 눈물 흘리고 마음 졸이며 지냈을 것 같네요. 그래도 지금까지 잘 버텨온 것이 무엇보다 다행스럽습니다.

**님과 동생에게 무엇보다 편안하고 행복해야 할 가정이, 가장 부담스럽고 고통스러운 장소가 되었다고 하니 안타까운 마음이 앞섭니다. 최근에 경제적인 형편도 어려워졌다고 하니 편지를 읽는 저로서도 속이 상하네요. **님 나이에 버겁고 힘들 거란 생각이 됩니다.

하지만 지금 **님 주위에는 **님의 고민과 갈등을 경청해 주는 많은 친구들이 있는 것 같아요. 자신의 이야기를 다른 사람과 나누면서 풀고 계시다니 다행이에요. 친구들에게 미안하고 불편한 얘기지만 어쩌면 그 문제를 안으로 숨기는 사람보다는 훨씬 건강할 수 있을 거예요. 지금 **님의 부모님이 싸우는 이유가 정확히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정상적인 가정에서도 이따금 싸움을 하고 이혼을 하겠다는 말을 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대부분이 진짜 이혼을 생각하고 있기 보다는 감정적으로 흥분해서 의도하지 않게 말이 튀어나오기도 하고 혹은 상대방의 반응을 보기 위해서 협박조로 하는 경우가 더 많다는 것이지요. **님의 부모님의 경우에도 아직 이해하지 못하고 서로 맞출 수 없는 부분들, 아버지의 어머니에 대한 잦은 의심, 어려워진 가정 경제 상황에 대한 속상함 등으로 인해 두분 다 더 예민하고 속상하셔서 감정을 추스르고 대화하시기가 어렵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그래서 **님과 동생에 대해서 미처 생각을 못하시는 것일 테지요. 혹은 염려는 되지만 어쩌지 못하는 상황일 수도 있을 것 같고요. 빈번한 싸움을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행복한 가정을 꿈꾸는 **님에게는 그러한 모습만으로도 많은 상처와 아픔이 될 것 입니다. 부모님의 이혼얘기를 혼자서 감당하기 어려운 나이고 게다가 동생도 염려하는 오빠의 역할까지 하려면 무섭고 걱정될 테지요.

다만 지금은 **님의 마음이 많이 불편하고 또 힘들겠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님 자신입니다. 부모님의 인생이 따로 있듯이 **님 자신의 인생이 따로 있습니다. 지금 부모님은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을 뿐이라고 간단히 생각하시고 -물론 상당히 힘든 일이겠지만요- 이제는 **님만을 위한 시간을 가져보세요. **님 자신이 행복해지기 위한 연습을 해 두는 것은 아주 중요한 일입니다. 너무 큰 부담은 오히려 좌절을 가져올 우려가 있답니다. 지금 **님의 주위에는 고민을 함께 할 친구도 있고, 같은 상황을 꿋꿋이 이겨내는 동생도 있습니다. 지금 현재 **님이 할 수 있는 자신의 일에 몰두해 보세요. 부모님의 다툼에 좌지우지 되거나 **님이 감당하려 하지마시기 바랍니다. 그보다는 이제 대학생이신 **님이 보다 구체적인 자신의 미래를 계획해 보시는 건 어떨까요? **님의 과거는 결정되었지만 **님의 미래는 **님이 꿈꾸고 만들어 가시는 것입니다. **님의 건투를 빕니다!!

청소년 상담소식 3월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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