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2학년] 고교생, 선택과목 못 골라 고민? 대학이 내놓은 답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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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정승섭 | 등록일 | 20.07.23 | 조회수 | 60 | ||||||||||||||||||||||||
어느덧 1학기가 마무리되어 가면서 고교에서는 1, 2학년을 대상으로 다음 학년에 배울 선택과목에 대한 수요조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하지만 배우고 싶은 과목을 고르라는 단순한 질문에 답하기란 쉽지 않다. 현재 입시 구조에서 선택과목을 고르는 것은 향후 고교생활뿐 아니라 대입전략을 결정지을 중요한 선택이기 때문에 그렇다.
현 고2가 치를 2022학년도 대입에서는 계열 구분을 없앤 새로운 구조(‘공통+선택형’)의 수능이 도입된다. 여기에 진로와 연관된 과목에 대한 이수 노력 등을 의미 있게 평가하는 학생부종합전형은 주요 대학에서 여전히 상당한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선택과목을 고르는 것은 단순히 본인이 배울 과목을 고르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를 기반으로 한 대입 전략의 밑그림을 그리는 것까지를 포괄하는 문제가 된다. 결국 학생이나 학부모는 지금의 선택이 향후 대입에서 어떻게 평가될 것인가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이 문제에 대해 대학이 직접 내놓은 답이 있다. ‘고등학교 진로선택과목의 대입전형 활용 방안’이라는 공동 연구를 진행해 온 △경희대 △건국대 △연세대 △중앙대 △한국외대 5개 대학은 연구의 주요 내용을 요약한 ‘진로선택과목, 학생의 선택과 대학의 평가(이하 보고서)’ 보고서를 올해 초 공개했다. 보고서는 고교 교사와 대학 입학사정관 등에 대한 조사를 바탕으로 대학이 진로선택과목을 어떻게 평가해야 할지에 대한 답을 정성평가와 정량평가 방안으로 나눠 제시한다. 그 중 정성평가 활용 방안은 기존의 학생부종합전형에서 대학이 진로선택과목을 평가하는 방식과 크게 다르지 않다. 진로선택과목을 바라보는 대학의 관점과 평가 방향에 대한 힌트를 담고 있어 과목 선택에 고민이 많은 학생, 학부모라면 유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 진로선택과목, 학업역량 두각보다는 전공과의 관련성‧전공 관련 노력 중심으로 진로선택과목에 대해 대학이 어떤 부분을 중점적으로 살피고, 그 결과를 평가에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지 평가관점을 안다면 과목 선택의 기준을 보다 명확히 할 수 있다. 마침 보고서는 진로선택과목에 대한 대학의 평가가 주로 어떤 측면에서 이루어지는지를 분석한다. 앞서 2017년 건국대를 포함한 5개 대학은 학생부종합전형의 공통 평가요소로 △학업역량 △전공적합성 △발전가능성 △인성, 4개 항목을 제시한 바 있다. 이에 연구진은 전국 147개 고교 교사를 대상으로 학종의 4개 평가항목 가운데 진로선택과목이 유의미한 평가요소로 활용되는 항목을 물었다. 그 결과, 인성을 제외한 나머지 3개 항목을 평가하는 데 있어 진로선택과목이 유의미한 평가요소로 꼽혔다. 눈여겨볼 점은 학업역량보다는 전공적합성과 발전가능성의 평가요소로 적절하다는 응답이 높게 나타났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보고서는 “진로선택과목의 성취도 평정 체계상 학업역량에 대한 객관적인 변별이 어렵다는 판단에, 진로선택과목의 세특(교과목별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 기록 및 이수 과목 등에 대한 정성평가를 통해 전공적합성과 발전가능성을 평가하는 것이 진로선택과목의 평가요소로 더 적합하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새 교육과정에서 진로선택과목은 일반선택과목처럼 표준편차와 석차등급이 산출되지 않는 대신 3단계(‘A-B-C’)의 성취도와 성취도별 분포 비율이 원점수, 과목평균, 수강자 수 등과 함께 제공된다. 즉, 석차 등급이 산출되지 않는 진로선택과목의 경우 성취도 등으로 확인되는 학업역량보다는 진로선택과목과 지원 전공(계열)과의 관련성, 세특에 기재된 내용을 통해 드러난 전공 또는 학업 관련 관심과 노력들이 보다 중요하게 평가된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 진로선택과목, 이수 경로에서 드러나는 관심‧의지 중요해 보고서는 진로선택과목에 대한 대학의 평가 방식에 대해서도 다룬다. 이는 진로선택과목 이수를 통해 대학으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으려면 어떤 점을 가장 우선 고려해야 하는지에 관한 힌트이기도 하다. 보고서에 따르면, 진로선택과목 정성평가 반영 방안에 대한 평가에서 대학 입학사정관들은 ‘진로선택과목의 이수과정, 과목별 난이도 및 위계와 수준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방식’에 가장 높은 점수인 4.2점을 줬다. 이는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 위주 정성평가(3.75점) △과목별 각종 학업성취 정량적 자료 활용(3.6점) △공통/일반선택과목은 석차등급에 따른 평가, 진로선택과목은 전공 관련 과목 이수 여부 중심 평가(3.35점) 등의 다른 방식보다 더 높은 점수다. 즉, 진로선택과목 평가 시엔 과목의 단순 이수 여부만 따지는 방식이나 성취도 등의 정량적 자료를 활용한 방식보다는 학생의 과목 이수 경로와 이수 과목의 난이도 및 위계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보는 방식이 더 선호된다는 것. 그리고 이러한 평가방식에서 강조되는 것은 진로선택과목 이수 경로 등에서 드러나는 학생의 노력과 의지다. 연구진은 “새 교육과정의 도입에 따라, 기존 학생부종합전형의 평가방식을 유지하면서 학생 선택에 따른 과목 이수 경로를 살피고 과목의 난이도나 심화 학습 정도를 충분히 고려하여 정성평가하는 방식이 바람직하다”면서 이러한 방식이 갖는 장점에 대해 “학생 진로에 대한 방향과 목표, 의지, 성취 등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고 진로선택과목 이수 현황을 통해 학생 개인을 세밀하게 평가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 계열별로 이수 필요성이 높은 과목은? 진로선택과목을 평가함에 있어 전공(계열)과의 관련성을 꾸준히 강조한 보고서는 △인문계열 △사회계열 △자연계열 △공학계열 △의학계열, 5개의 희망 계열별로 반드시 이수가 필요한 진로선택과목도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고교 교사를 대상으로 한 이 설문조사 결과는 희망 전공에 따른 진로선택과목이 궁금한 학생이라면 더욱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우선, 인문계열의 경우 국어(실용 국어‧심화 국어‧고전 읽기)와 영어(실용 영어‧영어권 문화‧진로 영어‧영미 문학 읽기) 교과의 진로선택과목은 모두 이수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 교과목에서는 ‘사회문제 탐구’와 ‘고전과 윤리’ 과목의 이수 필요성이 높게 나타났다. 사회계열의 경우 ‘경제수학’의 이수 필요성이 83%로 특히 높았으며, 사회(여행 지리‧사회문제 탐구‧고전과 윤리)의 진로선택과목도 모두 이수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인문계열과 달리 ‘영미 문학 읽기’는 이수가 필요하지 않고, 국어에서도 ‘심화 국어’ 정도만 이수가 필요한 과목으로 꼽혔다. 자연계열과 공학계열의 경우 수학 진로선택과목인 ‘기하’와 ‘수학과제 탐구’, 과학 진로선택과목 중 ‘융합과학’의 이수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더해 자연계열은 ‘과학사’와 ‘생활과 과학’을 추가로 이수하는 것도 권장됐다. 과학 진로선택과목인 Ⅱ과목은 4과목(물리학Ⅱ‧화학Ⅱ‧생명과학Ⅱ‧지구과학Ⅱ)이 모두 필요한 과목으로 꼽혔으나 보고서는 “두 계열의 전공 범위가 넓어서 나타난 결과”라고 부연했다. 실질적 의미는 본인이 희망하는 세부 전공과 관련성이 깊은 Ⅱ과목의 이수가 필요하다는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의학계열의 경우 수학 진로선택과목 중 ‘기하’와 ‘수학과제 탐구’의 이수가 권장된 반면 과학 진로선택과목 중에서 ‘지구과학Ⅱ’, ‘과학사’, ‘생활과 과학’은 상대적으로 이수 필요성이 떨어지는 과목으로 분류됐다.
보고서는 “대학 입학사정관들은 학생부종합전형에서 진로선택과목의 전공적합성, 발전가능성 등을 평가할 때 지원학과나 단과대학별로 좁게 해석하기보다는 계열별로, 자연계열의 경우 계열별+지원학과별로 넓게 해석했다”면서 “지원학과별로 이수해야 할 과목이 지정되어 있다기보다 계열별 특성을 반영해 계열별로 이수해야 할 과목이 몇 과목 더 있는 정도로 인식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에듀동아 김수진 기자 genie87@donga.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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