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생을 위한 추천도서 - 인문계열 희망한다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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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정승섭 | 등록일 | 18.04.09 | 조회수 | 50 |
진로분야 추천도서로 독서활동상황 Upgrade 하기 (2) 인문‧역사 <진로분야 추천도서로 독서활동상황 Upgrade 하기> 시리즈 두 번째 기사로 인문‧역사 추천도서를 소개한다.
① 걸리버 여행기 (조너선 스위프트 글, 박용수 옮김, 문예출판사 펴냄)
아일랜드 최고 풍자작가 조너선 스위프트의 대표적 풍자소설 『걸리버 여행기』의 원전 완역판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당시 영국의 정치․사회의 타락과 부패를 통렬히 비판했으며, 인류의 어리석음을 철저하게 매도하고 풍자했다.
『걸리버 여행기』의 주인공 걸리버는 총 4곳을 여행하는 과정에서 인간의 추악한 모습을 점점 깨달아가며 인간의 본성이 깊이 손상되었음을 깨닫는다. 걸리버의 12분의 1 크기로 축소된 인간들이 모인 소인국 ‘릴리푸트’에서는 가치관의 혼란을 겪으면서도 인간의 이성에 믿음을 가지고 있으며, 소인국의 부조리한 면모에 대해서 관찰자의 시선을 유지한다. 그러나 걸리버의 12배 큰 인간들이 모인 거인국 ‘브로브딩낙’에 간 순간 인간으로서의 자만은 깨지게 된다. 자신이 알았던 세상이 얼마나 좁고 편협한 곳이었는지를 깨닫기도 하고, 인간의 추함과 결점이 크게 보이는 탓에 그 모습을 흉측하게 느끼기도 한다.
라퓨타에서는 그들이 다른 나라를 지배하는 방식을 바라보며 인간의 이성과 합리성이 얼마나 허황된 것인지에 대해서 경험한다. 마지막으로 말의 나라에서 절대적이고 순수한 이성적 동물인 ‘후이늠’과 육욕적인 ‘야후’의 모습을 보며 결국 인간으로서의 오만을 완전히 버리게 된다. 이 과정을 통해 걸리버는 인간 본성의 추악함에 대해 깨닫고, 인간이 자신의 문명과 이성에 대한 자만심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하찮은 것인지 분명하게 느끼게 된다.
○ 생각해볼 만한 점
소인국과 거인국 두 나라만 싣고 있는 동화 『걸리버 여행기』는 모험 소설로 분류되기 쉬우나, 실제 원전의 완역판인 이 책은 물질문명의 발달로 추악하게 변해버린 인간의 본성을 풍자의 형식으로 고발하는 풍자소설에 가깝다. 멀리서 보는 인간의 모습, 돋보기를 통해 보는 것처럼 가까이 들여다본 인간의 모습, 과학과 학문에 빠져 우월한 입장만을 드러내는 인간의 모습, 그리고 본능에 따라 움직이는 추악한 인간의 모습까지 총 4곳을 통해 우화적인 수법으로 인간의 모습들을 그려냈다.
전반적으로 『걸리버 여행기』는 유럽중심주의, 인간중심주의의 오만을 비판하고 있다. 하지만 소인국-거인국-라퓨타-말의 나라의 모습은 현대 사회에서도, 그리고 현재 우리의 모습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가령 높은 관직에 오르기 위해 줄타기를 잘 해야 하는 소인국의 풍경과 능력보다는 윗사람에게 아부를 잘해서 승진하는 이야기, 성품이나 능력과는 무관하게 업무와 상관없는 요소로 공직이 채워지는 경우 등이 바로 그런 부분이다. 걸리버가 소인국에서는 거인이고, 거인국에서는 소인이 되는 부분에서는 경직되고 편협한 사고에서 벗어나 정치, 문화, 사회의 전반적인 곳에서 가치의 상대성을 인정해야 한다는 점도 느낄 수 있다.
말의 나라에서 야후의 탐욕적인 모습 역시 현대 사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부분이다. 동네 상권을 위협하는 재벌, 프랜차이즈 기업의 문어발식 확장 등도 인간의 탐욕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걸리버가 이상적인 사회로 꼽는 후이늠의 사회는 흉년이 들어 식량이 부족한 지역에는 다른 지역에서 식량을 지원한다. 필요한 만큼만 소비하고, 남은 것은 기꺼이 어려운 이에게 베풀면서 후이늠 사회는 평화와 질서를 유지할 수 있다. 저자가 제시한 이상향인 후이늠 사회가 우리 사회에 어떤 의미가 있을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 교과 연계요소(2015 개정교육과정 성취기준)
- 세계사 : 시민 혁명과 국민 국가의 형성 과정을 이해하고, 산업 혁명의 세계사적 의미를 해석한다. - 윤리와 사상 : 인간에 대한 다양한 관점을 비교하고, 우리의 삶에서 윤리사상과 사회사상이 필요한 이유를 탐구할 수 있다.
○ 함께 읽으면 좋을 책
- 로빈슨 크루소(대니얼 디포 글, 동서문화사 펴냄) - 어디에도 없는 그러나 누구나 꿈꾸는 유토피아(토머스 모어 원작, 나종일 옮김, 서해문집 펴냄)
② 사기 (사마천 글, 고은수 옮김, 풀빛 펴냄)
○ 책 소개
『사기』는 중국의 역사서인 동시에 철학서이다. 이전의 역사서는 사건만을 다루거나 한 시대의 기록만 다루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사기』는 중국 전설상의 오제 시대부터 한나라 무제 때에 이르기까지 약 3000년 동안의 역사와 그 시대를 살아간 다양한 사람들의 모습을 입체적으로 기록한 책이다.
특히 단순한 연대순의 서술이 아닌 기전체로 쓰였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인데, 통치자를 중심으로 △각 시대의 주요한 신하와 인물의 전기 △제도와 문물 △경제 실태 △자연 현상 등을 분류해 서술하고 있다. 이는 시대의 특징과 변동은 유기적이고 전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는 특징을 지니며, 각 시대에서 활동한 인간의 삶에 대해서도 좀 더 생생하고 다양하게 표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사마천은 단순히 역사적 사실을 나열한 것이 아니라 그만의 역사관으로 역사와 인물을 평가하여 기전체 구성 안에 기록될 인물을 선정하고, 인물에 대해 빼어난 문장으로 서술한 후 자신의 평가를 덧붙이는 형식을 취했다. 인물 선정 시에는 역사상에 중요한 발자취를 남긴 사람들 외에도 별로 공을 세우지 않았거나 지지리도 못난 인생을 산 사람들을 포함하고 있다는 것이 주목할 만하다. 사마천은 역사를 움직이는 힘이야말로 인물에 있다고 생각했으며, 역사란 성공한 사람들의 잔치가 아니라 성공과 실패, 고귀함과 비천함을 넘어 다양한 인간 군상들이 함께 구성해 나가는 것이라고 보았던 것이다.
○ 생각해볼 만한 점
『사기』는 중국 역사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그 속에 드러난 다양한 인물들의 군상을 통해 인간의 본성과 삶의 본질에 대한 이해에 접근할 수 있다는 점에서 ‘철학서’에 가깝다. 실제로 『사기』는 ‘인간 탐구 보고서’라고도 불리는데, 인간의 본성과 인생의 본질에 대한 예리한 분석과 명쾌한 비전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 보니 『사기』에서는 어딘지 모르게 현재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진시황 후임으로 등극한 2세 황제에게 승상 조고가 ‘사슴’을 바치면서 ‘말’이라고 우기고, 주위 신하들 역시 ‘말’이라고 대답하는 일화(사자성어 ‘지록위마(指鹿爲馬)’가 여기에서 유래)는, 권력에 의해 진실이 왜곡될 수 있음을 극명하게 드러낸다. 우리는 모르고 속는 경우도 많지만, 종종 진실을 말할 용기가 없어 알고도 속는 체할 때도 있다. 진실을 말했다가 괜히 논란에 휩쓸리거나 화를 당할 것이 두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거기서 당당하게 ‘말’이 아니라 ‘사슴’이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들이 늘어난다면, 거짓이 발붙일 여지는 그만큼 줄어들 수 있다.
제나라 맹상군의 이야기도 주목할 만하다. 평소 후하게 대접했던 수천 명의 빈객이 그가 권력을 잃자 모두 흩어졌다가 다시 재상이 되자 모여들었다는 내용으로, 이익에 따라 움직이는 인간관계의 본질에 대해 말하고 있다. 사람들이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을 때 이해관계를 전혀 배제할 수는 없으나, 바람직한 인간관계를 형성해 나가기 위해서는 나의 입장 못지않게 상대방의 입장을 이해하고 배려해야 한다는 깨달음을 준다.
이처럼 『사기』에는 이기심과 욕망, 갈등과 부딪힘, 권력 관계와 리더십 등 인생의 다양한 문제들이 녹아 있다. 『사기』를 통해 인생의 본질에 대해 고민해 보고 △앞으로 어떻게 살 것인가 △어떤 순간에 어떤 결단을 내릴 것인가 △어떤 목표와 비전을 갖고 세상을 살아가야 하는가 △올바른 처세란 무엇인가 등에 대한 해답을 구해보면 보다 입체적인 독서가 될 수 있다.
○ 교과 연계요소(2015 개정교육과정 성취기준)
- 세계사 : 춘추․전국 시대부터 수․당까지 중국사의 전개 과정과 일본 고대 국가의 형성 과정을 살펴보고, 동아시아 문화권의 성격을 이해한다. -사회·문화 : 사회 변동을 설명하는 다양한 이론을 비교하고 사회 운동이 사회 변동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다.
〇 함께 읽으면 좋을 책
- 사마천, 인간의 길을 묻다(김영수 글, 위즈덤하우스 펴냄) - 살기 좋은 세상을 향한 꿈 맹자(김태완 글, 아이세움 펴냄)
(도움말 : 박기현 한우리독서토론논술 수석연구원) ▶에듀동아 김수진 기자 genie87@donga.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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