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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휴업일 교육공동체 체험학습(충북웰빙노인요양원)을 마치고
작성자 청천중 등록일 09.05.02 조회수 212
  2007년 4월 28일은 토요휴업일로 한편으로는 학생들이 뜻 있고, 의미 있고, 보람찬 날 이기를 기대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무척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이유인 즉, 중간고사 기간이기도 하면서도, 3일간 연휴가 계속되는 가운데 날씨도 무척 좋았고, 가족들과 함께 여행이나 놀러가고 싶은 생각이 많을텐데 하는 마음에 무척 걸렸다.  
 시작 전부터 어느 정도 학생들에게 교육적으로 무엇을 심어주고 싶은 마음이 앞섰다. 관내에 있는 충북 양로원은 작년에 두 번 다녀온 적이 있어 양로원이 무엇을 하는 곳을 알고 있지만 같은 산하에 있는 충북웰빙 노인 요양원은 작년에 시설이 들어 섰고, 지역에 있는 곳이지만 갈 기회가 거의 없는 터에 이번 기회에 이곳이 어떤 곳이고, 누가 생활하고 무엇을 하는 곳인가를 확실히 심어주고 싶은 마음에 한 달 전부터 일을 진행하였다. 사실은 송면에 있는 수녀원을 방문하여 그곳에서 어렵고, 힘들게 생활하는 학생들을 도와주며, 그들을 위로해 주고, 보살펴 주며, 청소도 해 주고, 공부도 함께하며 시간을 보내 볼 생각으로 일을 추진시키려 하는 찰나 그곳 사정으로 하지를 못해 불가피 가까이에 있는 우리 고장의 요양원을 찾아가 보자고 방향을 돌렸다. 오늘 이 일을 성사 시키기에 앞서 요양원을 직접 두 번 찾아 뵙고 사전 상의를 하였다.  
 첫날부터 힘들고 어려운 일을 해야한다는 생각에 미안한 마음도 들었지만, 가장 중요한 사실은 요양원에 지내시는 어르신들의 모습을 보고 우리가 건강하게 지내는 것이 얼마나 행복하고, 즐거운 일인가를 느끼고, 덧붙여서 가족의 소중함과 집안에 계신 부모님이나 조부모님들에게 효도하는 마음을 심어주고 싶은 마음에 교육공동체 체험학습을 진행하였다. 
 토요휴업일 교육공동체 체험학습에 전교생의 반에 가까운 34명이 신청을 하였다는 담당 선생님의 말씀을 듣고 나는 무척 행복했다. 왜냐하면 시험이 있는 관계로 내 입으로 가자 소리를 할 수가 없어 행여나 몇 명 되지 않으면 어떡하나 하는 생각에 걱정이 앞섰는데 생각외로 많은 학생들이 프로그램에 참여한다고 하여 미안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면서도 무척 기뻤다.  아마도 내 가족인 아내와 자녀들이 함께한다는 사실에 관심을 갖고 있는 학생들이 많다는 담임 선생님들의 이야기를 접하면서 마음이 많이 무거웠다. 어떻게 이 일을 잘 추진해서 마무리를 잘 져야 하는가 하는 책임감에 학생들의 순수함과 어른을 공경하는 마음을 소중히 여겨 일을 자연스럽게 추진하기로 했다. 
 아들은 중간고사가 끝났지만 딸은 5월 1일까지 중간고사 기간이라 서울서 내려오기가 어려운 입장이지만 교육공동체 프로그램이 3월 연초에 잡힌 것을 감안하여 웬만하면 참여하도록 독려를 하였더니 열 일을 제치고 어렵게 내려 왔다. 가족이 함께 봉사활동을 다니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이런 기회에 자신을 돌아 보고 학생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뜻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하는 차원에 함께 동행을 하여 요양원을 향해 갔다. 가는 도중에 주변의 아름다운 꽃들과 새싹들이 움트는 모습들이 한층 우리의 발걸음을 가볍게 했고, 오랜 만에 함께하는 가족 나들이라고 생각하니 기분이 한결 가벼웠다. 
 준비해 간 음료와 빵 그리고 떡을 전달해 드리고 요양원 내에 도착해 보니 학생들이 9시 전에 이미 도착을 하여 사무국장님의 안내를 받으면서 우리를 환하게 맞이해 주었다. 나도 오늘 취지를 학생들에게 전달해 주며 언젠가 이런 일을 하게 될 미래를 생각하여 오늘 하루 멋진 추억을 만들고, 가슴 속에 영원히 어렵고, 힘들고, 나약하신 분들을 도와줄 마음을 가져 볼 기회를 갖는 것도 행복한 일이라는 사실을 주지 시켰다.  
 10시부터 2층에 50명이 넘는 힘 없고, 나약하시고, 외로우신 할아버지, 할머니들을 뵙는 순간 학생들의 모습은 무슨 일을 해야 되는지 조차 몰라 망설였다. 거기 근무하시는 분들의 안내를 받고, 말 벗도 해 주고, 안마도 해 드리고, 맛사지도 해 드리면서 교감이 형성되는가 싶더니 어느새 자연스럽고, 정감 넘치게 대화를 하는 학생들의 모습이 천사같았다. 흐믓해 하시고, 기뻐하시며 손자, 손녀처럼 귀여해 주시며 예뻐하시는 모습이 여느 가정의 모습과 다를 바가 없었다. 하지만 여기 계신 대다수의 노인분들의 공통점은 가족의 사랑과 그리움이 부족하신 분들로 오늘 우리 학생들이 보여준 잠깐의 사랑과 관심이 그 어느것보다도 훨씬 컷으리라 생각이 든다.  사진을 찍으면서 나도 두 분과 대화를 나누었는데 한 분은 84세 남자분으로 일제시대 강제 징용에 끌려가 고생을 어찌나 하셨는지 손가락도 잘리고, 눈 한쪽이 실명을 당한데다가 가족이 없다는 말과 그나마 있는 형제들도 다 떠났다는 말씀에 가슴이 미어져 왔다. 다른 한 분은 여자 분으로 가족은 있으나 잘 찾아 오지를 않아 무척 외로움을 느끼시는 분이기에 그나마 가족이라도 계신 것을 위안 삼아 건강하게 지내시라고 했더니만 연세가 88세로 몸이 많이 아프시다는 말씀에 얼마 전 돌아가신 어머님 생각이 들어 더 많이 안마와 맛사지를 해 드렸다. 주위를 살펴보니 어찌나 학생들이 살곳하게, 자연스럽게 노인분들을 대하면서 함께 웃기도 하고, 울기도 하며 마음 아파하는 모습들을 연출하는지 정말 이보다 아름다운 광경이 어디 있으랴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우리 학생들의 착한 마음씨와 효도하는 마음이 그 어느 때 보다도 실감나게 느껴진 순간에 정말 자랑스럽고, 대견하고, 기특해 보였다.      
 1시간 30분 이상 계속된 대화의 광장이 꽃피는 순간 노인분들을 보다 즐겁고, 기쁘게 해 드리고 싶은 마음에 그 곳 직원들에게 노래와 춤을 학생들이 할 수 있겠냐고 했더니만 얼마든지 하시라며 준비를 해 주었다. " 천년을 빌려준다면 " 노래를 불러 드렸더니 노인분들이 덩실 덩실 춤도 추시고, 노래도 따라 부르시며 흥겨운 시간을 함께 보냈다. 노래가 끝난 뒤 큰 절을 올리면서 만수무강하시며 건강하게 잘 지내시기를 바란다고 말씀 드렸다. 안 했더라면 큰 일이나 날뻔한 느낌이 들 정도로 노인분들이 모두들 흐믓해 하시고 기쁜 표정이며 동심의 세계로 돌아간 잠깐의 시간이었다. 그 와중에도 한편에서는 계속되는 노인분들과의 안마와 맛사지는 계속되고 있었고,  학생들 모두는 혼연일체된 모습으로 최선을 다하며 즐거운 시간을 함께 보냈다.     
 11시가 넘어 노인분들의 예배 시간이 있는 관계로 더 이상 함께 하지는 못했지만 아쉬움을 뒤로 하고 밖에 나와 잔디 밭에 풀을 뽑으며 남은 시간을 보냈다. 열심히들 뽑기는 하지만 날씨도 덥고, 그것도 일이라고 꾀를 부리는 학생도 간혹 있지만 모두들 열심히 하여 짧은 시간 내에 소기의 목적 달성을 하였다.  풀 뽑는 요령을 잘 알지 못하여 그런 학생들을 가르켜 가면서 나도 열심으로 구두와 양복 바지에 먼지를 쏘여 가며 손이 아프도록 풀을 뽑았다.  
 12시가 넘어서야 전체적으로 행사를 마무리하게 되었는데 오늘 하루 고생하고 애쓴 학생들에게 고마움과 감사함을 전하면서 원장님 말씀도 듣고, 관심이 많은 우리 자녀들의 이야기도 함께 들으며 고생한 학생들에게 준비해 온 음료와 빵을 나누어 주었다. 학생들이 맛있게 먹으면서 일한 보람을 느끼고, 내 자신이 무척 행복하고, 부모님이 우리를 위해 얼마나 애쓰시며 열심으로 살아가시는가 그리고 건강하게 살고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를 느끼며 봉사활동의 참 뜻을 기리는 하루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에 마음의 선물을 듬뿍 나누어 주었다. 
 사무실에 들러 학생들 봉사활동 시간과 후원금 등 직원들과 대화를 나누고 돌아오는 길에 잠시 생각을 해보았다.  우리 자녀들과 학생들이 효도하는 마음을 평소에 생활화 할 수 있고, 더 나아가 남을 도와주고, 배려하며, 보살펴 줄 수 있는 시간과 마음의 여유가 있는 그런 사람으로 성장해 주기를 간절히 바라며 자기 맡은 책임을 다하며 세상의 따뜻한  마음과 아름다운 마음의 소유자로 거듭 태어나기를 바라는 마음을 가져보며 오늘 하루만이 아닌 삶의 생활화가 되기를 간절히 빌어 본다. 청천중 학생들 정말 믿음직스럽고, 대견하고, 멋져 보이오. 집으로 돌아가는 당신들의 뒷 모습이!      화 이  - 팅 !  
                                                                                                                                 2007년 4월 28일  영어 교사   연 정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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