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인 2019.12.19 16:50 [옥천닷컴]
산과고 1학년 오은영 학생, “나라 지키는 육군 부사관이 꿈”모두를 챙기는 세심한 리더십으로 전교회장도 꿈꿔 육군 부사관을 꿈꾸는 오은영 학생. 부끄러움이 많은 듯 보이지만, 창업동아리, 학급반장 등 다양한 활동을 하며 도전을 즐기는 당찬 학생이다. [편집자주] “안녕하세요.” 오은영 학생이 조용히 인사를 건넸다. “제가 무슨 말을 해야할지...” 말꼬리를 흐리는 은영 학생 얼굴에 수줍음이 가득 차올랐다. 부끄러움이 많은 학생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대화가 깊어지면서 조근조근 꿈을 말하는 은영 학생에게 빠져들었다. 조용함 속에 당참이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은영 학생과 인터뷰가 끝난 뒤, 충북산과고 송영란 교사(수학 담당)는 “옥천이란 사회는 은영이를 담기에 너무 좁아요. 더 큰 세계가 필요한 아이에요. 소극적인 것 같으면서도 모든 일에 서슴없이 도전해요. 얼마 전에는 개그맨 김대범 토크콘서트 무대에 올라서 웃긴 춤도 췄어요”라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이야기를 나누면 나눌수록 빠져드는 ‘양파 같은 매력’의 충북산과고 금융회계학과 1학년 오은영 학생을 소개한다. [희망이 자라는 옥천] “옥천이 좋아요.” 유치원을 다닐 때쯤 대전에서 이사 온 오은영(17, 옥천읍 문정리) 학생은 10년 넘게 산 옥천이 여전히 좋다. 북적거리지 않고 고요한 곳, 옥천. ‘졸업만 하면 옥천을 떠날 것’이라는 친구들 사이에서 은영 학생은 조용히 옥천을 지키는 육군 부사관의 꿈을 키우고 있다. 은영 학생이 부사관 꿈을 꾸기 시작한 것은 올해 초. 진로 탐방 차, 학교에 온 여군 부사관들의 자태에 홀딱 반했다. 개그맨, 여행 유튜버 등 하루에도 몇 번씩 꿈이 바뀌었지만, 부사관이 되겠다는 다짐은 몇 개월째 계속됐다. 인터넷으로 부사관을 검색하며 관련 정보를 독학하고 지난달 26일에는 서울에서 열린 2019 공직박람회에 참석하기도 했다. 기상청, 헌법재판소 등 72개 공공기관 부스가 있었지만 발길이 멈추는 곳은 한결같이 육군 부사관 부스였다. “군인들이 있기에 국가가 있는 것이잖아요. 나라를 지키는 군인이 제일 중요한 직업이라고 생각해요. 저도 군인이 돼서 나라에 보탬이 되고 싶어요.” 부사관의 가장 큰 덕목인 리더십도 자신 있었다. 3살, 5살 차이나는 남동생 둘 덕에 자연스럽게 리더십을 체득했고 올해는 처음으로 반장도 맡았다. 은영 학생은 “선생님한테 친구들을 이르는 일름보”라고 스스로를 평가했지만, 오랜 기간 반장의 덕목을 고민한 티가 났다. “중학교 때 반장들이 조용한 친구들 의견은 묻지도 않고 넘어가는 일이 많았어요. 반장은 모든 사람의 의견을 듣고 조율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는 조용한 친구들한테도 더 다가가고 꼭 의견을 들어봐요.” 이제 부사관을 향한 로드맵을 차근차근 계획하고 있다는 은영 학생. 학교에는 부사관 지망생을 위한 특별 프로그램이 없어, 혼자서 필기시험과 체력시험을 준비해야 한다. 하지만 이미 몇 번의 성공 경험을 맛본 적 있어, 도전이 두렵지 않다. “중학교 2학년 때까지 수학을 제일 못했어요. 학원 선생님 앞에서 수학이 너무 어렵다고 펑펑 운 적도 있었죠. 그 이후로 학원에 밤늦게까지 남아서 혼자 공부했어요. 그랬더니 언젠가부터 문제가 술술 풀리더라고요. 이제는 가장 자신 있는 과목이에요!” “창업동아리를 하고 있어요. 에코백, 파우치 같은 것을 만들었죠. 저번 달에는 청주에 가서 지나가는 사람들한테 직접 팔기도 했어요. ‘에코백 구경하고 가세요!’라고 소리치는데 처음에는 쑥스러워서 목소리가 잘 안 나왔어요. 근데 한, 두 개씩 팔리니까 재미있더라고요. 에코백은 거의 다 팔고 5만원이나 벌어서 동아리 친구들이랑 치킨 사먹었어요.” 앞으로 2년간 은영 학생은 매우 바쁠 예정이다. 당장 내년부터는 체력을 기르기 위해 합기도나 태권도 학원 중 하나를 다닐 생각이다. 컴퓨터 활용 능력 자격증과 MOS 자격증 공부도 시작하고 학기가 시작되면, 체육선생님도 만나러 갈 계획이다. ‘부사관 준비하고 싶은 친구들을 도와주겠다’라고 하셨던 말씀이 계속 뇌리에 박혀있기 때문이다. 거기에 부사관이 되기 전, 몇 번의 도전도 더 해볼 셈이다. 은영 학생은 두 눈을 반짝이며 “3학년이 되서는 전교회장에 도전하고 싶어요. 물론 2학년 때 반장을 한 번 더 해서 더 세심한 리더십을 키워야겠죠”라고 말했다. 졸업할 때쯤 되면 곧바로 부사관 시험도 치룰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냐는 질문에 은영 학생은 “은영아, 휴대폰도 좀 덜 하고 수업시간에 더 집중하자”라며 스스로에게도 엄격한 모습을 보였다. 야무지고 당차게 자신의 미래를 꾸려가는 은영 학생. 군복을 입은 늠름한 모습으로 다시 만날 수 있길 기대한다. 저작권자 © 옥천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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