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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왕들은 한여름 보양식으로 뭘 먹었을까?
작성자 괴산백봉초등학교 등록일 10.08.08 조회수 180
에어컨이나 선풍기도 없던 시절, 왕들의 보양식은 의외로 평범하다. 현대인들에겐 흔하디 흔한 육개장, 영계백숙, 곰국, 기주떡(술떡)이 수라상의 주메뉴였다. 하지만 같은 육개장이라도 요즘 우리가 먹는 음식과는 많이 달랐다.

숙명여대 한국음식연구원 전희정 자문교수는 “요즘처럼 맵지 않고 튀김반찬은 거의 없었으며 채식과 육식이 균형을 이뤘다”며 “우리가 먹는 김치는 조선시대 김치보다 6배 정도 맵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전 교수는 조선의 마지막 상궁으로 고종과 순종의 수라상을 준비했던 고(故) 한희순 상궁에게서 궁중음식 만드는 비결을 직접 전해 들었다.

그 옛날 궁중에선 생선전, 호박전, 버섯전 등 기름진 음식들은 한 접시에 담아 비중을 줄였으며, 고사리 같은 나물 요리라도 잘게 다진 쇠고기를 섞어 원기를 보충했다.

전 교수는 “수라상 12가지 반찬은 채식과 육식의 절묘한 조화가 이뤄진 작품이었다”며 “채소와 고기의 균형을 맞추기 위한 지극한 정성 없이는 수라상을 차릴 수 없었다”고 말했다. 

육개장(맵지 않은), 영계백숙, 곰국, 기주떡 등 평범해 보이는 왕들의 보양식에는 한의학적 원리가 숨어있다. 여름철 땀을 많이 흘리게 되면 진액이 소모돼 기운이 약해지기 때문에 체력을 보강하는 차원이었다. 냉장고가 없던 시절 더운 날씨로 음식이 부패하기 쉽다는 점도 탕을 즐겨먹은 이유였다.

자생한방병원 남창욱 원장은 “왕들의 보양식에는 이열치열(以熱治熱)의 원리가 담겨 있다”며 한의학에서 육개장이나 곰국 등은 사상의학상 체질에 관계없이 모든 사람들에게 좋은 음식이었다”고 말했다.

◆ 육개장 (쇠고기, 파, 고사리, 숙주, 마늘 등)

흔히 육개장을 보양식으로 생각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육개장의 주재료인 쇠고기는 소화기관을 편안히 하며 기운을 올려주는 효과가 있다. 함께 들어가는 고사리는 식물 중에서도 단백질 함유량이 높아 여름철 떨어지는 기운을 올려주는 데 한 몫을 한다. 함께 들어가는 파, 마늘 역시 따뜻한 성질을 가지고 있어 신진대사를 활발히 한다. 특히 마늘은 고기의 비린내를 없애주며, 해독, 살충 효과가 있어 여름철 식중독을 예방할 수 있다. 

◆ 영계백숙 (닭, 배추, 인삼, 마늘 등)

여름철 보양식으로 빼놓을 수 없는 것 중에 하나는 닭이다. 닭은 근육과 뼈를 강하게 하고 원기를 보강해주는 효과가 있다. 특히 몸이 허약해 잔병치레가 많고 소화기관이 약한 사람에게 적합하다. 어린 영계를 푹 삶아 만든 백숙은 배추, 마늘 등이 함께 들어가 동물성, 식물성 재료를 함께 섭취할 수 있는 균형식이기도 하다. 함께 들어가는 인삼, 대추는 땀으로 인해 손실되는 기운을 보충해 줄 수 있는 대표적인 한약재로 특히 여름철 기운이 빠지기 쉬운 소음인에게 적합하다.

◆ 곰국 (뼈, 양지머리, 파, 마늘 등)

곰국은 고기 보다는 영양성분은 부족하나 소화가 잘 되는 장점이 있으며, 곰국을 끓이는 동안 수용성 단백질, 지방, 무기질 등이 나와 칼슘의 보고 역할을 한다. 기름기가 많을 경우 오히려 소화가 안 되기 쉽기 때문에 파, 마늘 등을 보충하여 먹는 것이 바람직하다. 실제 곰국에 파, 마늘을 넣게 되면 곰국 특유의 느끼함을 없앨뿐더러 떨어지는 기운을 올리는 효과가 있다.

◆ 기주떡

막걸리를 넣어 발효시켜 찌는 기주떡은 빨리 쉬지 않아 여름에 만들어 먹기 좋은 떡이다. 막걸리는 알코올 도수가 높지 않고 열량이 높아 허기를 채운다. 또 적절한 양을 먹으면 위점막을 자극, 위액분비를 촉진시킴으로써 식욕이 증진된다. 막걸리로 만든 기주떡은 여름철 식사 대용으로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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