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점차 더워지면서 바빠지는 것이 있다. 동네슈퍼나 문방구의 아이스크림 냉동고를 여닫는 아이들의 손길이다. 더운 여름날 혀끝에 느끼는 차가움과 달콤함은 아이들에겐 뿌리칠 수 없는 유혹일 것이다. 하지만 아이스크림의 달콤한 유혹은 아이들에게 독이 될 수 있다.
대부분의 아이스크림이 소량의 우유나 분유에 물을 넣고 설탕과 온갖 첨가물 그리고 색소와 향료로 눈과 입을 속이는 것이라면 과한 이야기일까? 아마 아이스크림 포장지 뒷면의 원재료를 주의 깊게 살펴본 소비자라면 정체를 알 수 없는 각종 첨가물들의 다양함에 놀라게 될 것이다. 가짓수도 가짓수지만 무엇을 위해 넣었는지 도통 짐작하기 어려운 난해함이란…. 이는 문방구에서 파는 싸구려 불량 아이스크림에서부터 고가의 소위 프리미엄 아이스크림까지 정도의 차이만 있을뿐 다를 바가 없을 것이다.
우선 아이스크림에는 상상을 초월하는 엄청난 양의 정제당이 들어있다. 아이스크림 콘 하나에 각설탕 8~12개, 아이스크림 바의 경우 각설탕 4~6개 분량의 설탕이 들어있다. 강한 단맛을 위해 비만과 지방간을 초래하는 액상과당도 빈번히 쓰인다.
아이스크림의 빼놓을 수 없는 첨가물은 물과 기름이 겉돌지 않고 잘 섞이라고 넣는 유화제(글리세린지방산에스테르)인데, 이는 우리 몸 안에서도 비슷한 역할을 해 첨가물이나 발암물질과 같은 위험물질이 체액에 녹아드는 것을 돕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이스크림을 얼릴 때 부드러운 맛을 내고 쉽게 녹지 않도록 하는 안정제, 적당한 끈기와 밀착력을 주는 증점제 역시 빼놓을 수 없다. 보통 3~4가지가 복합(카라기난, 구아검, 산탄검, CMC 등)으로 들어가는 안정제와 증점제는 장에서 위험물질 흡착한다고 알려져 있다.
입맛을 당기기 위해 첨가하는 인공 착향료 역시 몇 가지가 동시에 사용된다. 한 가지 향료에 수십 가지의 화학물질이 섞여 있는데 발암물질을 포함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색을 곱게 하기 위한 착색료는 어떠한가? 요즘은 천연색소라 하여 선인장의 기생충에서 추출한 코치닐이나 치자색소 등이 많이 쓰이지만 이들의 안전성은 여전히 논란중이다.
더운 여름날 자주 여닫는 아이스크림 냉동고는 적절한 온도를 유지할 수 없고 이는 미생물을 번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를 막아주는 방부제 역할의 산도조절제 또는 산화방지제(구연산, 합성비타민C 등) 역시 빠지지 않고 들어간다. 이 또한 위장장애를 일으키고, 몸에 나쁜 활성산소를 배출하는 등 나쁜 영향을 미친다.
첨가물의 종합선물세트와 같은 아이스크림이 아이의 입속으로 들어가는 것을 누구도 원치 않을 것이다. 더울 때 한두 개 쯤은 하는 생각은 금물. 한두 개 속의 첨가물들이 아이의 몸속에 쌓이고 쌓여 어떤 문제를 일으킬지는 아무도 모른다. 조금 번거롭더라도 얼린 과즙이나 식혜, 수정과와 같은 전통 음료, 차가운 과일 등으로 아이의 건강을 지켜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