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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장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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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오는 날
작성자 장윤아 등록일 15.07.23 조회수 13

비가 오는 날은 싫은데 좋다.

밖에 나가면 싫은데 안에 있을 때 오는 건 좋다. 밖에 나가면 빗물에 다 젖어 찝찝하지만 안에 있으면

소리를 들으면서 있는다는게 너무 좋다. 나는 가끔 비가 오는 날이면 옛날에 내가 했던 것을 생각 한다.

내가 초등학교 3학년 전 까지만 해도 엄마 가게 뒤에 있는 작은 집에서 살았었다. 그 집은 곰팡이도 슬어서 맨날 문을 열어줘야 했다. 그래서 비오는 날이면 항상 추웠다. 가을에 비가오면 방 바닥 따듯하게 해 놓고서 이불 하나만 덮고 잠이 들거나 티비를 보았다. 그리고선 엄마가 만들어 주신 김치전을 먹었다.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하는게 매번 그렇게 이불 속에 들어가 있었고 그 때마다 엄마가 ' 윤아 이불 속에 또 들어갔네, 너 그러다 도깨비가 잡아간다'  하고 말씀 해주신게 남는다. 하지만 초등학교3학년 때 넓은 집으로 이사하고 나서 그 추억에 남는 것을 그 집에 두고 왔다. 그 집이 낡고 곰팡이가 슬었어도 방 바닥 하나는 정말 좋았다. 4명이서 옹기종기 모여 자면서 그렇게 좋았던 적이 없었다.

  지금은 비 오는 밤을 참 좋아한다. 나이를 먹고서 살아가 보면 좋았던 기억 과 나빴던 기억은 더 늘어간다. 그리고 어릴 적과는 다르게 감수성도 풍부해져서 그런가 밤과 새벽이 좋은데 특히 비오는 날이 좋다. 옛 생각을 하면서 자게 되고 비 오는 소리가 내 옆에 있어서 그런가 되게 외롭지 않고 좋다. 이제 이 집에서 있어봐야 6개월 이고 내년 부터 고등학교 올라가서 기숙을 할 텐데 비 오는 날에 기숙사에서 보낸다는 생각은 또 어떨까 궁금하기도 하다.

 비가 한창 오면 그치지 않고 더 내렸으면 하는 마음이다. 지금도 그칠 거 같은데 내가 잠 들기 전 까지만 와 주었으면 좋겠다. 오랜만에 비 소리를 들으면서 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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