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안서진!! 내가 너에게 편지를 쓰는 이유를 설명해줘야할 것 같아서 할게. 내가 지영이가 올린 글을 보고 있었는데, 지영이가 애들한테 편지를 쓰는 거야. 근데 내가 너무 쓰고싶은 아이가 생겨서 편지를 쓰기 시작했는데 그 뒤부터는 쓸 아이가 마땅히 없더라고. 근데 너한테는 하고싶은 말이 있어서! 서진아 너는 솔직히 좀 비밀상자 같은 분위기를 풍기고 다녀. 안에 뭐가 들었는지 모르겠어. 너가 엉뚱하다는 뜻인데, 또 가끔은 엄청 성실하다? 자기가 맡은 일에 대해서 하기 싫다면서 결국은 다 해내는 게 너무 멋있고 대단했어. 그리고 너 영어 실력 느는 것 보면, 진짜 우리가 성장하고 있구나를 느끼게 돼. 맨날 똑같은 애들, 똑같은 풍경을 보니까 흐르는 세월을 인지하지 못했는데, 너가 영어학원 다니고 나서 듣기평가 잘 봤을 때. 그 때는 정말 시간이 흐를만큼 흘렀다는 것을 느끼게 됐어. 그리고 뭐든지 노력하기만 한다면 해낼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고. 그리고 너는 커서 뭐가 될지 엄청 궁금해. 동창회에 꼭 와줘. 알겠지? 고등학교 가서는 연락이 잘 안 될 것 같은데, 설마 동창회에 얼굴도 안 비추는 거 아니지? 1~20년 후의 서진이는 어떨지 너무 궁금하다. 요즘 자꾸 병원 가는데, 아프지 말고, 칼 가지고 위험하게 장난치지 말고. 열심히 해 서진아. 잘하고 있어. 파이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