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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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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들어도 좋은 말
작성자 김세경 등록일 17.07.11 조회수 22
 이석원 이야기 산문집 언제 들어도 좋은 말을 읽었다. 사실 언제 들어도 좋은 말은 아니었다. 그게 사람 기분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라 어쩔 수는 없겠지. 이 책은 약간 일기 형식으로 된 책이다. 중간 중간에 좋은 문장이나 생활의 팁 같은 것이 적혀 있곤 했다. 예를 들면, 싫어하는 사람의 번호를 그냥 지워 버릴 경우 다음에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와서 받았을 때 그 사람일 경우에 대해서 이야기 한 것이 있는데 참으로 인상 깊었다. 으음, 이런 팁들을 뒤로 제치고 이 전체 책의 분위기를 보자면,  남의 일기나 잘 짜여져 있는 플래너를 같이 보는 기분이었다. 혹은 다른사람의 머릿 속에 들어간 느낌을 받기도 하고. 이석원 작가는 자신의 이야기를 적어내렸다. 자신이 겪은, 자신과 관련된 그런 많은 이야기들, 그래서인지 일기를 보는 기분이 많이 들었던 것 같다. 그 왜, 방 청소 하다가 옛날 일기장 발견해서 신나게 읽다보면 시간이 너무 많이 지나서 놀란 적 있지 않나? 나는 그런 적이 있다. 일기를 본다는 것은, 그 사람이 언제, 어디서 무엇을 한 것에 대해 어떻게 느끼고 생각했는지에 대해서 적혀있다보니까 나름 흥미진진하다. 내가 봤을 땐 소설책 급으로, 아니면 그것보다도 재밌는 것 같기도 하다. 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을 좋아한다. 세상은 넓고, 내가 하고 싶은 것과 해야 하는 것 그리고 할 수 있는 것은 넘쳐나고, 지금의 나는 그걸 전부 해결하기에 어려우니까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는 대리만족을 할 때도 있다. 예를 들면 해외 여행 같은 것 말이다. 그런 것을 간접적으로 느낄 수도 있고, 그 사람의 감정을 세심한 부분까지도 알아낼 수 있다. 그 사람이 겉으론 표현하지 않아도 속으로 느꼈던 불만들을 가끔씩 일기장에 적어놓는 걸 보면, 정말 흥미로운 것을 본 것 처럼 마음이 들뜬다. 이석원 이야기 산문집이 그렇다. 온전히 자신의 이야기를 썼고, 자신의 감정을 공유했다. 내가 작가의 얼굴과 나이는 모르지만, 이미 대화를 나눈 기분이다. 마냥 언제 들어도 좋은 말 까지는 아니더라도, 마음이 지쳤을 때 읽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친구와 이야기 한다고 생각하며, 친구의 일기장을 같이 본다고 생각하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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