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은환!! 나는 내 이름 세경이 아닌 너가 지어준 내 제2의 이름 미뇽(민용)으로 살아가고 있는 세경이야. 너는 나를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지만... 나도 내가 너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이렇게 편지가 끝나게 되는 건가... 싶기도 하지만 나는 아직 할 말이 남았지. 진짜 징글징글 하게도 초등학교 1학년 여름 방학 하기 전부터 봐왔었지 우리? 그때 내가 전학왔으니까. 근데 애들 중에 나 여기로 전학 왔던 거였는지 모르는 애들 많더라? 역시 나의 존재감이란... 어쨌든, 내가 딱 8년 전 이맘때 쯤 전학왔겠네. 7년인지 8년인지 잘 모르겠다만 그건 중요하지 않고 나는 너랑 그만큼 봐왔다는 거에 소름 한번 돋고 간다. 근데 진짜 만난지는 별로 안 된 거 같은데 막상 세보면 저렇게나 오래됐고 그럴 때가 많아. 그 정도로 일상이 되어버렸다는 이야기겠지? 생각해봐. 밥 그거 몇공기 안 먹은 것 같은데 세어보면 여태까지 만공기는 넘게 먹었을 걸? 약간 오글거리고 부정하고 싶은 이야기이긴 하다만 나 고등학교 가서 너네랑 어떻게 떨어져서 지내나 벌써 걱정되고 그런다... 뭔가 너랑은 거리낌 없이 할 수 있는 이야기나 공감대가 형성되어있어서 좋아! 우리 맨날하는 그런 얘기 있잖아 그래. 연예인이라던가 노래... 그거 있다? 반 전체는 몇명 안 되는데 취향이나 그런 거 맞는 애들은 꼭 한명씩 있는 거. 근데 사실 나 너랑 했던 이야기의 반이상은 무슨 이야기인지 기억이 안 나. 너무 의식의 흐름이야. 그래 은환아 의식 좀 가지고 살고 오타 내지 말자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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