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랑손님이 어머니에게
안녕하세요, 옥희 어머니. 드릴 말씀이 있어 몇 글자 적어봅니다. 봉투에 든 것은 이번 달 방값이라고 옥희에게 전해 들으셨을 겁니다. 방은 너무 좋아요, 옥희 외삼촌하고도 잘 지내는 편이지요. 아, 서론이 길어지고 있습니다만, 전해 드릴 이야기의 운을 떼볼까 합니다. 옥희 어머님이 저의 친구와 결혼을 했고, 그 친구가 세상을 떠난 것, 잘 알고 있습니다. 옥희 어머님에겐 사랑했던 남자가 있단 것 또한 알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옥희 어머님에 대한 제 감정도 너무나 잘 아는 나머지 임자에 대한 마음을 거둘 수 없었어요. 이러면 안 된다는 걸 알면서도, 그대의 마음을 확인해보고 싶습니다그려. 제 생각은 하지 말아주세요. 싫으시다면야 내 사정으로 인해 이 집을 떠날 것이니. 마직막으로 정말 감사했습니다.
2. 어머니가 사랑손님에게.
안녕하세요, 방주인 되는 사람입니다. 방값은 잘 확인했어요, 편지도 보았고요. 잘 아시다시피 저는 여직 그이를 사랑합니다. 또 다른 누군가를 품을 여유조차 없지요. 이런 제게 사랑을 원하시는 건 무리지요. 당신의 사랑 뼈저리게 느끼고 있지마는 당신을 받아줄 수는 없네요. 저도 감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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