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청소를 하다 비염 이야기가 나왔다. 나는 비염이 심해 시술을 받았었던 기억이 문득 떠올랐는데 돌이켜보니 어느새 3, 4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거였다. 정말 눈깜짝 떴더니 중학생이 된 것 같았다. 나의 시간은 급류에 휩쓸려 간 것일까, 하는 시시한 생각이 떠오르면서 새삼 세월을 인식하게 됐다. 나는 항상 어리고, 또 느린시간 속에서 추억도 별로 없는 어린 사람이라고만 생각해왔다. 하지만 이제와 보니 나는 소중하고도 빠르고, 내가 생각했던 것보단 꽤 많은 15년이라는 시간에 머물러있는 사람이었다. 마치 어제 일 같았던 것들이 세어보면 4,5년이 지나있었다. 한편으로는 신기하기도 하지만, 빠른 시간 안에 어른이 될까 속상하기도 하다. 나는 언제 중학교를 갈까, 하던 내가 벌써 중학교 2학년이라니 참 웃기다. 내가 2년 뒤에 고등학교를 간다고 생각하니까 시간이 참 빠르게 가는 것 같다. 사실 15살이라는 것도 어색하다. 진짜 내가 기대하던 내일도 오늘이 되고 오늘은 어제가 되고, 이 말이 확 와닿는다. 앞으로 고등학교를 가고 진로를 명확히 하고 내 자신을 믿으며 취업준비를 할 생각에 막막하다. 그렇지만 그때만 가질 수 있는 소중한 추억들이 있다고 내 자신을 속여가며 살아가고 있다. 아직 나는 나에 대한 믿음이 없고 자신이 없는지라 고등학교 가기 전까지는 꼭 바뀌었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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