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여름날 오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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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신대건 | 등록일 | 11.08.23 | 조회수 | 249 |
어느 여름날 오후
뭉게구름이 드높은 하늘 아래 손닿을 높이 떠 있더니, 더위에 놀라고, 지쳐서 인지 산허리에 매달린 채, 슬며시 숨어버린 뒤 우레와 번개가 찾아 와 고단함 잊으려, 소나기 퍼 분 는다. 산들바람 머문 가파른 산길 위, 탐스러운 산딸기가, 하늘빛과 어우러져 빨갛게 익은 속살 드러낸 채 농염한 입술로 날 유혹하듯 알알이 맺힌 추억이, 애잔한 그리움 되어 가슴에 파고든다. 실개천 또랑물 위, 사랑의 밀어 나누던 물잠자리의 고요한 날개 짓에 물보라 일으키며 탁족을 하니 늘어진 노송가지 위, 한 쌍의 매미가 스치는 바람결에 날아오르자 한 여름날, 풀벌레의 교향곡이 울려 퍼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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