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기간에는 마음을 단순하게 만들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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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양재숙 | 등록일 | 12.04.23 | 조회수 | 310 | ||
이런저런 생각 많으면 집중력 떨어져…감정 기복 최대한 줄여야 온종일 독서실에 있으면 긴장감 무뎌져…학습량 정하고 공부해야 사례 1 호정이는 시험 한 달 전부터 독서실에 등록을 한다. 집에서는 절대 공부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뭔가 집중이 잘되지 않고 조금만 피곤해도 자버리기 때문에 공부를 할 수 없다는 거다. 거실에서 식구들이 텔레비전을 틀어 놓으면 자신도 모르게 계속 앉아 보게 되고, 문을 닫고 공부를 해도 시끄러운 소리가 들려 공부가 되지 않는다. 그렇다고 매번 독서실에서 공부를 열심히 하는 것도 아니다. 귀찮아서 안 가는 날도 많고 시험이 다가오면서는 독서실에 사람이 많아져 분위기가 산만하다. 사례 2 혜린이는 휴대전화가 애물단지다. 공부할 때는 만지지 않으려고 하지만 쉬는 시간에 잠시 잡으면 다시 공부를 시작해도 신경이 쓰인다. 친구들이 보내는 메시지를 무시할 수도 없고 답을 주고받다 보면 책은 펼쳐 놓고 진도는 나가지 않는다. 시험 기간만이라도 엄마에게 맡겨 놓을까 생각도 해봤지만 그렇게는 못할 것 같아 스스로 자제하려고 노력중이다. 중간고사가 일주일 남았다. 모든 학생들이 집중적으로 공부를 하는 때인 만큼 누구나 비슷한 상황을 겪게 되는데, 공통적인 문제는 집에서는 공부가 되지 않아 독서실을 이용하는 불편함, 텔레비전이나 휴대전화 등의 방해요소, 쏟아지는 잠과 자기도 모르게 빠져드는 잡념 등이다. 어떻게 하면 시험 기간을 지혜롭게 보낼 수 있을지 함께 고민해보자. 너무 편한 집 집에서 공부가 안되는 이유는 편하기 때문이다. 몸과 마음의 긴장이 모두 풀어지니 집중이 될 리 없다. 간혹 집에서도 공부를 잘하는 아이들이 있는데, 그 녀석들은 모두 평소에 복습 등 집에서 꾸준히 공부를 해왔던 이들이다. 집에서 공부하는 것이 익숙한 것이다. 즉, 집에서 공부가 안된다는 하소연은 평소에 집은 그저 먹고 자는 공간으로만 활용했다는 자백(?)인 셈이다. 학교에서 돌아와 씻고 옷 갈아입고 간식 먹다 보면 상당한 시간이 지나가기 마련. 그사이 몸도 마음도 편해져 잠이 쏟아지고 공부가 되지 않는다. 집에 돌아오면 교복을 입은 채로 1~2시간 공부를 하자. 집에서는 이렇게 시간을 구분해야 늘어지지 않는다. 저녁을 먹을 즈음에 옷을 갈아입고 씻으면 적당하다. 저녁을 먹은 뒤에도 ‘드라마 시작하기 전 두 시간 동안 역사 문제 풀이’와 같이 시간과 내용을 구체적으로 정해야 한다. 하루에 두 과목 정도 한두 시간 집중할 수 있다면 성공적인 ‘집 공부’라 할 수 있다.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집을 공부하는 곳으로 인식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평소 매일 조금이라도 공부하는 습관을 만들어야 하며, 산만한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방 구조나 책상을 바꾸는 등의 시도도 필요하다. 휴대전화, 인터넷, 텔레비전 휴대전화를 엄마에게 맡기고 인터넷과 텔레비전 선을 모두 끊는다고 해서 공부가 잘되는 것은 아니다. 연습장에 낙서를 하거나 볼펜으로 장난을 치는 등 놀 수 있는 방법은 얼마든지 많기 때문이다. 전자기기에 손이 가는 이유는 공부에 몰입하지 못하고 있어서다. 컴퓨터는 켜지 않도록 하고, 휴대전화는 무음으로 설정하여 쉬는 시간에만 확인하는 것이 가장 좋다. 단, 텔레비전만큼은 조금 더 주의가 필요하다. 거실 한가운데 텔레비전이 놓여 있어 공부를 잘하다가도 거실에 나왔다가 한번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면 몇 시간이고 눌러앉아 버리기 때문이다. 다른 식구들이 모두 텔레비전을 보고 있는데 혼자 방에 들어가 공부를 한다는 것은 참으로 내키지 않는 일이기도 하다. 다른 식구들은 텔레비전을 보며 쉬기도 해야겠지만 식사 시간에는 텔레비전을 끄자. 밥을 먹으며 텔레비전을 보았던 아이들은 연이어 보던 것을 보게 되고, 결국은 다시 공부로 복귀하지 못한다. 억제된 욕구는 방해요소의 유혹에 흔들리기 쉬운 법. 다이어트 중에 먹고 싶은 것이 더 많아지듯, 시험 기간에는 보고 싶은 것, 하고 싶은 것이 많아진다. 시험이 끝나면 무엇을 하고 싶은지 목록으로 적으며 마음을 다스리자. 밀린 드라마 보기와 인터넷 서핑 등 시험 뒤 밤새워 즐기는 쾌감을 생각한다면 참는 일도 즐거우리라. 시끄럽고 비싼 독서실 집에서 공부가 안되다 보니 청소년들은 밖으로 나간다. 학교 자습실을 이용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학교마다 정책이 다르고, 주말이나 밤늦게까지 이용할 수 없으니 갈 곳은 독서실밖에 없다. 공공도서관은 무료이나 자리를 잡기 어렵고 온 동네 아이들이 다 모이다 보니 친구 만나기 싫어하는 녀석들은 일부러 피하기도 한다. 내 자리를 확보해 두고 언제든지 공부하러 갈 수 있으려면 사설 독서실을 이용하는 수밖에 없는데, 시험 기간에는 학생들이 몰려 산만한 분위기는 어쩔 수가 없다. 비싼 요금 때문에 학생들은 공부를 제대로 못한 날이면 돈 아깝다는 부담까지 느낀다. 독서실을 야무지게 활용하려면 ‘본전을 뽑는다’는 생각부터 버려야 한다. 독서실은 찜질방이 아니다. 온종일 독서실에 앉아 있을 필요는 없다. 같은 장소에 오래 앉아 있으면 긴장감이 떨어지고 독서실도 곧 ‘제2의 집’이 돼버리기 때문이다. 독서실은 집에서 가까운 곳으로 정하고 한두 시간 안에 마칠 수 있는 분량만을 들고 가서 정해진 공부를 완료하는 것이 현명하다. 독서실을 이용하는 시간도 전략적이어야 하는데, 하교 후 바로 독서실로 향해 1~2시간 집중한 뒤 집으로 돌아와 저녁 식사를 하고 다시 1~2시간 독서실에 다녀오면 좋다. 특히 저녁 식사 후에는 부모님과 다른 식구들이 쉬는 시간이므로 조용히 집중하기에는 독서실이 유리하다. 끝없는 잡념 시험 기간의 생활은 단순해야 한다. 공부할 시간을 확보하기 위함이기도 하지만 마음을 가라앉히기 위함이기도 하다. 다양한 활동은 다양한 생각을 만들고 그것이 공부에 방해가 되기 때문이다. 친구와 싸우거나 부모님이 편찮은 일이 있을 때 성적이 뚝 떨어지는 것은 그 때문이다. 논리적 사고를 유지해야 하는 공부 기간에 감정의 기복은 치명적이다. 잡념은 의식의 먼지와 같다. 자연스러운 현상이며 의지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도 아니니 ‘나 왜 이렇게 잡념이 많지?’ 고민할 필요는 없다. 부지런히 쓸고 닦아 말끔한 집중의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임을 명심하자. 온몸의 에너지가 솟아나는 청소년들에게 많은 것을 자제해야 하는 시험 기간은 분명 민감하고 어렵다. 하지만 시험을 통하여 스스로를 다스리는 방법 또한 배워야 하리라. 시험 보는 자녀 때문에 가족들까지 텔레비전을 못 보고 눈치를 볼 필요는 없다. 남은 일주일은 각자에게 주어진 상황을 가장 지혜롭게 이끌어 나가는 기간이 되기를 바란다. 이지은 <나도 잘하고 싶다구> 저자·<함께하는 교육> 기획위원 <한겨레 인기기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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