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학년 2반

 착한이와 똘똘이와 멋쟁이 29명 어린이가 모였습니다.

1. 생각합니다.

2. 집중합니다.

3. 자꾸합니다.

 

  • 선생님 : 이영수
  • 학생수 : 남 16명 / 여 13명

밤에 용서라는 말을 들었다 / 이진명

이름 이영수 등록일 16.04.04 조회수 21

***'미안해'라는 말을 가장 친한 사람에게 하기 어렵지만

      '용서해' 주는 것은 더 어려워한다.

       실수하고 잘못한 후에 상대방에게 미안해라는 말을 하자

      상대방의 실수로 상대방의 잘못으로 내가 분노하고 화가 났을 때

      용서하는 공부를 하자 모두를 위하여

 

 

밤에 용서라는 말을 들었다 / 이진명

 

 

나는 나무에 묶여있었다. 숲은 검고 짐승의 울음 뜨거웠다. 마을은 불빛 한 점 내비치지 않았다. 어서 빠져나가야 한다. 몸을 뒤틀며 나무를 밀어 댔지만, 세상 모르고 잠들었던 새 떨어져 내려 어쩔 줄 몰라 퍼드득인다. 발등에 깃털이 떨어진다. , 놀라워라. 보드랍고 따뜻해. 가여워라. 내가 그랬구나. 어서 다시 잠들거라. 착한아기. 나는 나를 나무에 묶어 놓은 자가 누구인지 생각지 않으련다. 작은 새 놀란 숨소리 가라앉는 것 지키며 나도 그만 잠들고 싶구나.

 

 

누구였을까. 낮고도 느린 목소리. 은은한 향내에 싸여. 고요하게 사라지는 흰 옷자락. 부드러운 노래 남기는. 누구였을까. 이 한밤중에.

 

새는 잠들었구나. 나는 방금 어디에서 놓여 난 듯하다. 어디를 갔다 온 것일까. 한기까지 더해 이렇게 묶여있는데, 꿈을 꿨을까. 그 눈동자 맑은 샘물은, 샘물에 엎드려 막 한 모금 떠 마셨을때. 그 이상한 전언. 용서. , 그럼. 내가 그 말을 선명히 기억해 내는 순간 나는 나무 기둥에서 천천히 풀려지고 있었다. 새들이 잠에서 깨며 깃을 치기 시작했다. 숲은 새벽빛을 깨닫고 일어설 채비를 하고 있었다.

 

 

얼굴 없던 분노여. 사자처럼 포효하던 분노여. 산맥을 넘어 질주하던 중오여. 세상에서 가장 큰 눈을 한 공포여. 강물도 목을 죄던 어둠이여. 허옇고 허옇다던 절망이여. 내 너에게로 가노라. 질기고도 억센 밧줄을 풀고. 발등에 깃털을 얹고 꽃을 들고. 돌아가거라. 부드러이 가라 앉거라. 풀밭을 눕히는 순결한 바람이 되어. 바람을 물들이는 하늘 빛 오랜 영혼이 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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