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학년 1반

안녕하세요. 긍정 1반 학생들!

항상 건강하고 밝은 우리반 학생들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행복이 넘치는 긍정 1반*
  • 선생님 : 오미정
  • 학생수 : 남 3명 / 여 9명

ㅇㅇㅇ 의 일기 6

이름 안기성 등록일 17.07.12 조회수 26

2017. 7. 10() 아침부터 폭우

장마철이라고는 하지만 아침부터 비가 퍼부으면 일하러 가는 사람들, 학교에 가는 학생들이 참 힘들어진다. 나도 그 중에 섞여서 학교에 다녀와야 했지만 자연의 일에 누구도 도전할 순 없다. 그래서 사람은 지혜로우니까 거기에 순종하면서 대책을 강구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비가 오면 우산을 만들어 쓰고, 추우면 두꺼운 옷을 만들어 입고, 바람이 불면 풍차를 만들어 물을 퍼 올리고, 가뭄을 이겨내기 위해서 저수지를 만들고, 홍수를 이겨내기 위해서 둑을 쌓으면서 말이다.

비가 쏟아져도, 햇볕이 쨍쨍 나도 시간은 정확하게 돌아가고 있다. 저녁이 되어 엄마아빠는 볼일이 있으시다 면서 밖에 나가시고 동생과 둘이 집에 남았다.

엄마한테서 전화가 왔다.

동생이랑 둘 다 목욕하고 있어.”

동생이니 씻길 수밖에 없는데 허리가 쑤셔왔다. 나보고 혼자 씻으라시던 엄마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었다. 더군다나 우리 둘을 씻기셨으니 얼마나 힘드셨을까? 죄송한 마음이 들었다.

엄마도 나처럼 어렸을 때 외할머니가 씻겨주셨겠지? 그러다가 할머니는 점점 힘이 떨어지고 그의 딸은 이제 우리를 낳고 할머니가 하셨던 것처럼 우리를 씻기시고 계신다.

그리고 엄마도 힘이 떨어지고 걸음걸이도 온전하지 못하실 것이다. 살아계실 동안 우리를 키우고 가르치시면서 엄마아빠는 세월 따라서 늙어 가실 것이다.

지난 번 조회 시간에 교장선생님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다.

촛불을 아십니까? 촛불은 타면서 자신의 몸은 사라지고 남을 위해 어둠을 밝히는 것입니다.” 남을 위해 애쓰는 봉사자가 그렇고, 자식을 사랑하는 엄마아빠가 그렇다.

엄마는 남들처럼 좋은 옷 하나 안 사 입으시면서 우리들 옷은 예쁜 것으로 고르고 골라서 사주시고, 남은 반찬 혼자 잡수시면서 우리들에게는 새로 한 반찬을 내놓으시는 분이 바로 엄마다. 그런 엄마이지만 그 고마움을 기억하지 않는다. 그래서 조금만 맘에 안 들어도 투정을 부리고 말씀에 순종하지 않으려 든다. 늘 고마움으로 가득 찼으니 그 고마움을 모를 수밖에. 지난 번 가뭄 때처럼 비가 오지 않아봐야 그때서 물이 귀한 것을 아는 것처럼 말이다.

지금은 엄마아빠의 걱정 속에서 지내지만 내가 어른이 되면 그 때는 내가 엄마아빠의 보호자가 되어 드려야 될 것이다. 병원에 가면 내 보호자는 엄마지만 삼사십년 후에는 내가 엄마의 보호자가 되어 병원에 모시고 가야 된다. 이것이 부모와 자식 관계인가보다. 엄마아빠 고맙습니다. 착한 딸이 되겠습니다.

나는 공기놀이를 하고 동생은 만화책을 읽으면서 엄마아빠를 기다렸다. 역시 시간은 정확히 움직였고 엄마아빠께서는 햄버거를 사오셨다. 시원하게 빗소리를 들으면서 잠옷차림으로 먹는 햄버거는 햄버거가 아니라 꿀버거였다.

오늘 엄마아빠 없는 잠시였지만 둘이서 의지해보았다. 엄마가 항상 바라는 것, 서로 의지하는 그런 남매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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