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학년 3반

더 좋은 선생님께

사랑하는 개똥이들을

양보할 때가 되었습니다......

이젠 선생님이 곁에 없어도

내 개똥이들은

분명 잘 해낼 것입니다

  • 선생님 : 김지환
  • 학생수 : 남 14명 / 여 12명

4월을 시작하며 한편의 동화 같은 ‘섬집아기’를 소개합니다.

이름 김지환 등록일 16.04.02 조회수 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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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똥이들이 저를 만나고 한달이 지났습니다. 이제 4월이네요.

상담을 통해 만나게 되는  대부분의 부모님들이 제 아이가 많이 밝아지고 학교가기를 좋아합니다.라고 말씀을 하시는데 인사치레인지 정말 우리 개똥이들이 많이 밝아졌는지 모르겠습니다.


 학교생활을 임하는 아이들의 얼굴과 마음이 정말 많이 밝아지고 있나요?


아무 반응이 없으셔서 그냥 제가 이렇게 가도 되는건지 모르겠으나 나름 스스로를 돌아보기도 합니다. 반응이 없다는 것을 그저 저는 저를 전적으로 신뢰한다고 무작정 오해해도 될런지...  그래도 언제든 교실과 제 맘을 열어놓겠으니 편하게 두드리십시오. 아이통해 하는 대화보다 더 잘 이해될 때가 많고 소소한 오해도 웃음으로 승화되리라 생각됩니다.

 4월 1일의 후폭풍이 무서워 4월의 첫 이야기는 잔잔한 동요소개롤 시작합니다.


한편의 동화 같은 이야기가 담긴 ‘섬집아기’

 

요즘 많은 아이들에게 이 노래를 들려주면 첫 마디가 “어, 엄마 자장가다~”입니다.

아직까지 자장가로서 긴 명맥을 유지하고 있나봐요. ^^

 

제가 그랬거든요.

 

정확히 귀에 들린 것은 칼라TV를 통해 보게 된 6학년때 어느날이었습니다.

할머니를 모시고 가장의 역할을 하게되는 섬소년 이야기가 MBC에서 방송되면서 배경음악으로 잔잔히 깔리던

그 노래가 ‘섬집아기’였습니다.

한번도 배워본 적도 없고 불러본 적도 없는데 너무 귀에 익고 너무 맘 속에 긴 여운으로 다가와서 혼자 흥얼거려보기도 하고 어떤 노래인가 궁금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대학교를 다니던 어느 날 악보를 통해 노래 제목을 알게 되었습니다.

뒤늦게 노래의 정체를 알게 된 셈이죠.

그러다가 군대를 제대하고 나서 가족과 TV를 보는데 또 이 노래가 나오더라구요.

다른 점은 설거지를 하는 엄마가 이 동요를 따라 불렀다는 것입니다.

(웬만하면 엄마가 노래를 잘 안부르시죠. 노래방도 싫어하시고.)

 

제가 엄마에게 물었어요.

 

“엄마, 이 노래 좋아해?”

 

그러자 엄마가 웃으며 대답을 했습니다.

 

“니네를 업을 때, 재울 때, 아플 때 항상 불러줬지.~”

 

그제서야

언제부터인가 마음 아래에서 해묵었던 그 비밀의 열쇠가 풀린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그리하여 ‘섬짐아기’는 교사가 된 이후로 개똥이들과 함께 불렀던 전설 속의 명곡에 등재되었습니다.

 

부모님들도 ‘섬짐아기’에 대해 잘 아시겠지만 혹시나 하여 그 노래의 배경에 대해서 간략히 소개해보겠습니다.

 

섬집아기는 그 운율만큼이나 가사가 매우 시적입니다.

그 가사는 한국전쟁 당시 초등학교 교사였던 한인현씨가 지은 시입니다. 부산에서 피난살이를 하고 있던 한인현 선생님은 어느 날 부산 앞바다의 작은 섬에 갔다가 오두막에서 홀로 잠든 아이를 보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어린아이를 남겨두고 일을 나가야 했던 어머니의 마음과 엄마를 기다리다 파도 소리를 들으며 잠들었을 아기의 마음을 모두 끌어안아 쓴 시였다고 합니다.

그 때 불리어지기 시작해 반세기가 훌쩍 지났는데 여전히 우리 마음을 울리는 동화같은 동요입니다.

 

한국전쟁 직후 미국으로 입양을 간 엄마와 아일랜드계 조부모밑에서 자란 용재오닐. 엄마는 한국을 폐허가 된 못사는 나라로 기억하고 있었죠. 남다른 감성으로 자기만의 음색과 깊이로 비올리스트로 명성을 쌓은 용재오닐이 엄마의 조국을 찾아 왔습니다. 비올라를 들고... 알려지지 않은 친부도 알고 싶었던 것일까요? 엄마의 조국을 만나고자 하는 마음 그리고 음악에 대한 환기도 계획되었기에 왔을 겁니다.

 

그런데 이 용재오닐이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은 비올라를 통해 ‘섬집아기’를 연주하는데 또 한번 뭔가의 전율이 느껴졌습니다.

 

입양되었던 엄마, 한국, 비올라, 섬집아기..... 몇가지 키워드만으로도, 또한 그가 연주했기에  마음을 울릴 수 밖에 없었나봅니다.

 

이렇게 글로서는 표현이 안되니 제가 편집한 영상을 한번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오늘 당황하셨을 부모님들과 함께 들어보겠습니다.

 

   섬집 아기

                                  사 한인현  곡 이홍렬

 

엄마가 섬그늘에
굴 따러 가면
아기가 혼자 남아
집을 보다가

바다가 불러주는
자장노래에
팔 베고 스르르르
잠이 듭니다

아기는 잠을 곤히
자고 있지만
갈매기 울음소리
맘이 설레어

다 못 찬 굴바구니
머리에 이고
엄마는 모랫길을
달려옵니다

 




P.S 자정이 지나 이제 2일이 되었습니다.  정확히 4월 2일입니다.

원래는 격년제 이벤트였으나 올해 1일은 특별히 그 룰을 어겨보았습니다.

저는 작년까지 홀수년도 4월 1일만 되면 항상 학교를 못나온답니다.

아래와 같이 말이죠.


(알림장 오른쪽 상단에 날짜를 잘 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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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hungdok.es.kr/modules/cafe/class/menu/board/view.jsp?menu_id=156770&SCODE=S0000000292&m_year=2011&m_code=G008003003005005&search_field=&search_word=&boardtype=L&page=15&nPage=2&did=2116202&menu_id=156770&thread=

 

  그런데 올해는 홀수년도 법칙을 어기고 아이들이 분위기를 연출해주어서

이때다 싶어 또 한번의 눈물의 이벤트를 연출했습니다.

상황은 이렇습니다. 남자 개똥이 2명은 소소한 다툼을 벌이기 했고 청소시간 여자아이들은 교실 뒷문에서 옥신각신하며 소란을 피웠습니다. 솔직히 개똥이아빠는  이런 일들을 맘에 두고하여 속상해하거나 화가 나지는 않답니다.

너무 걱정마세요. 사실이니까. ^^ 학년초 얼마든지 있을 수 있고 이를 계기로 충분히 더 나은 개똥이교실을 만들 수 있으니까 어디까지나 좋은 교육의 소재입니다. 이런 일들로 인해 우리 개똥이들은 더 멋진 개똥이가 된답니다.


 다만 이런 상황을 의식하며 좋은 먹잇감을 얻은 듯 우리나라 최고의 장난꾸러기 개똥이아빠는 4학년1반 부장님께 적절한 도움을 받기에 이릅니다. 저와 케미가 잘 맞는지 눈치껏 상황을 연출한 부장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부장님께서 친히 교실에 들어와 담임 선생님이 몸이 좋지 않아 학교에 나올 수 없다는 말을 자~알 전했지요. 5분뒤에 돌아온 교실은 80년대 성황리에 진행되는 마지막날 교회부흥회를 연상케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애처롭게 눈물 흘리며 통곡을 하며 교실을 쓸고 닦고 어떤 개똥이들은 서로 부둥켜 안고 콜록 콜록 하며 콧물까지 흘리는 개똥이 모습에 저도 마냥 속으로 웃을수만은 없었기에 슬픈 모습을 보였습니다.

 마지막 인사라도 나누기라도 하듯 너무나 애?㉯?인사를 하고서야 무거운 발걸음과 함께 눈물의 하교길로 향했습니다.

 집에서도 마냥 울어댔는지 걱정이 된 듯한 어떤 부모님은 문자로, 또 어떤 부모님은 전화를 해 주셨지요. 단 2분이었지만. ^^ 감사합니다. 이렇게나마 소통의 길이 열리게 되어. ㅡㅡ;

 

 저로서는 다행입니다. 주말이 끼어있어 주말동안 아이들이 감정정리가 잘 되었으리라 생각하고 월요일 부담감을 떨쳐내고 아이들앞에 당당하게 설 수 있..으............. 조심스럽게 뒷문으로 출근하렵니다. ㅡㅡ; 후한이 좀 두렵습니다.

요즘 애들 무섭거든요.


 어쨌거나 우리 개똥이들이 흘린 눈물이 너무 행복해서 흐르도록 제가 더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

그리고 월요일은 개똥이들 데리고 살구꽃 나들이 가렵니다. 그렇다고 부모님들께 소풍간식을 싸 달라는 말씀은 아닙니다. 그래도 싸 주신다면 우린 맛나게 먹어드리겠습니다.

 날씨 정말 따스합니다. 무심천 벚꽃도 많이 피었으려나 모르지만 가족 나들이라도 해 보심이...

학교에서는 부모님들을 항상 응원하는 개똥이아빠가 있음을 생각하시며 4월도 좋은 일 많기를 기도합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덧붙여 말씀드리면 스마트폰 학교톡톡앱으로는 제가 올리는 영상과 이미지를 제대로 보실 수 없기 때문에 PC버전을 눌러 보시거나 컴퓨터를 이용해 보시기를 권장합니다.  간혹 문의가 있더라구요.  그리고 부모님들이 써 주신 기초조사표에는 제 아이가 내성적이고 소심하고 용기가 없고 여리고...  이렇게 기록되어있는데 (25명중에 20명에게서 ^^ 딱 80퍼센트입니다.) 아이들 보다 훨씬 더 내성적이시고 소심?하시고 여리신 부모님들이시기에 댓글없어도 제 수다는 계속 될겁니다. 전 에너자이너 건전지를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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