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똥이들을
더 좋은 선생님께
양보할 때가 되었습니다...
선생님은 너희들이 곁에 있어 참 행복했다...
-개똥이아빠-
(상담후기) 가을에 보내는 개똥이아빠 이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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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 김지환 | 등록일 | 19.09.30 | 조회수 | 2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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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을 마친 날. 우리학교 하늘정원에서 바라본 해질녘. 상담주간 5일 동안 우리반 부모님 20분과 상담을 마쳤습니다.
아이들의 가정생활, 학교생활 등에 대해 이야기 나누며 함께 고민하고 아이들 세계에 일어나는 에피소드 등으로 유쾌한 얘기를 하다보니 금세 시간이 가기도 했습니다. 더러 시간이 부족하기도 해서 여운이 생기기도 했지만 제가 말이 많아 그런 건 아니었는지 돌아보게 됩니다. 상담이라고 너무 어렵게만 생각마시고 언제든 오시거나 연락주세요. 아이들 마음을 제가 모르는 것들도 있을 수 있고 부모로서 고민되는 것들도 함께 하겠습니다. 아이를, 가정을 떠나 학교 울타리 안으로 들여보내고 다른 색을 가진 여러 아이들과 함께 살며. 그리고 부모와 다른 어른에게 맡겨진다는 건, 어쩌면 시대가 변했다고 한들 참 많은 걱정거리와 마음앓이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를 신뢰하며 아낌없는 응원을 변치않게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귀한 새싹들 곁에서 겸손히 선생님 노릇을 잘 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이들 교육을 잘 하려면 아이들뿐만 아니라 부모님과의 소통 또한 매우 중요합니다. 소통의 흐름은 학교에서 심심치않게 벌어지는 여러 문제가 생길 때 확연히 드러납니다. 소통이 엇나가거나 막히면 정작 필요한 때에 부모와 교사, 아이까지 모두 고통스럽기까지 합니다. 마음 약한(?) 저는 그래서 소통을 잘 해보려고 부단히 애쓰는 교사이기도 합니다.^^ 몇 해 전부터 상담주간이 생겨 공식적인 상담이 이루어져 참 좋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교사나 학부모에게나 모두 부담이 될 수도 있는 시간이기도 하지만 저에겐 참 좋은 기회이기도 합니다. 평소 부모님의 의견과 반응을 들을 수 없기에 상담시간이 귀하기도 합니다. 특히 올해 과묵하시고 포커페이스를 일관되게 유지하시는 부모님들에게는 더욱 그러합니다. 그런 조급함 때문인지 상담시간이 다소 부족하기도 하고 제가 혼자 야단법석이지는 않았는지 모르겠습니다.
부모님들 상담거리는 늘 비슷비슷합니다. 처한 환경도 고민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이제 사춘기에 접어들어 예민해지기도 하고 부모와의 거리도 다소 멀어져 부모의 이야기가 잘 받아들여지지 않는 문제도 있고 그런 상황속에서 스마트폰과 혼연일체가 되어 시간의 흐름도 느끼지 못하는 블랙홀에 빠져든 아이를 보노라면 답답해지고, 입바른 소리라도 할라치면 토라지는 아이의 모습에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닐 것입니다. 나름 솔루션이라고 교과서적인 말을 할 수 밖에 없는데 작은 팁이라면 온라인의 재미에 유튜브 영상에 젖어있더라도 오프라인의 맛을 느낄 수 있는 기회를 가지면 좋겠습니다. 보드게임이든지 쉽게 할 수 있는 게임내지 운동이라든지. 그리고 스마트폰/컴퓨터 시간에 대해 적절한 제재가 필요하다면 아이와 편한 대화를 주고 받으며 아이 스스로 시간을 정하게 하고 부모가 꼼꼼히 체크하여 인지시키는 것도 중요합니다. 부모가 일일이 따라다니며 확인할 수가 없는 노릇이지만 아이들은 절제를 할 수 없으니 꼭 필요한 일이기도 합니다. 인지시켜주는 것이 꼭 잔소리를 하라는 것은 아닙니다. 물론 이것보다 부모님이 스마트폰에 중독되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할지도... ^^ 학업과 관련된 문의도 참 많았습니다. 일률적으로 시행되는 지필평가가 지양되고 평소에 이루어지는 아이들의 학습이해를 기반으로 수행평가가 주를 이루다보니 자유학년제가 있는 중1까지 부모들이 공식적으로 아이들의 학업능력이나 결과를 얻을 수 없게 되는 점이 있습니다. 더러 학원을 다니는 경우 학원 평가로 가늠한다고 하더라구요. 아이들의 학업능력을 알고 싶다고 하는 분들도 꽤 있었는데 담임으로서 고민입니다. 수행평가와 별도로 여러 과목 핵심성취기준에 맞는 문제를 선별하여 아이들의 학업을 진단하여 부모님들에게 알려주는 것은 어떨지도 생각해보았습니다. 3년 전까지는 수고스럽지만 제가 직접 각 과목 문제를 내고 평가하고 부모님들에게 서비스를 한 적이 있었는데 호불호가 있더라구요. 물론 아이들을 줄세우려는 목적이 아니라 부모님들에게 객관적인 지표를 드리고자 하며 부족한 부분은 제가 가르치거나 보충하려는데 있었지만 그 뜻과 다르게 받아들이는 부분이 있어 여간 조심스러운 부분이 아니였습니다. 우리반 부모님은 그렇게 해주신다면 정말 감사하다는 분들과 그건 좀 불편할 수 있지 않을까하는 분들도 계십니다. 그리고 예전과 같은 시험을 보는건 선생님이 추구하는 것과 상반되지 않느냐하는 분들도 계십니다. 전 욕심이 많아 아이들이 두루두루 성장하는 것을 원하기에 지금의 개똥이보다 여러모로 성장하면 참 좋다는 생각이 듭니다. 학교에서 행복하게 살기. 친구들과 거리낌없이 어울리며 많은 친구 사귀기. 공부의 재미를 느껴가며 예전보다 실력도 좋아지기.
참 10월 9일은 개똥이들이 공식적인 첫 공연이 있습니다. 오카리나협회의 자세한 일정이 통보되면 한차례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종종 리코더와 오카리나를 다루다보니 그와 관련한 과제도 있고 간혹 미술시간 창의적체험시간에 익히기도 하는데 우리반이 공부를 안하고 연주만 하는 것은 아니니 걱정마세요. 교과내용 충분히 숙지하고 복습하며 이해할 수 있도록 저만의 노하우로 열심히 가르치고 있습니다. 참, 아이들의 실력이 아주 많이 늘었습니다. ^^ 리코더 도레미파솔라시도를 못하는 개똥이들이 우리반에 11명이었는데 이 아이들이 지금은 저보다 더 잘 연주한답니다. 부모님들께 몇 가지 부탁을 드립니다. 1, 2학년이 아니고 4학년이 되었다고 해서 아이들에 대한 적절한 거리의 관심은 잊지 말아주세요. 관심 = 잔소리 는 아닙니다. 적절한 거리에서~~ ^^ 매일 써가는 알림장과 과제 꼭 확인도 부탁드립니다. 알림장 확인 자체가 중요해서 라기보다는 학교와 가정의 작은 이음매 역할이기도한 알림장을 통해 아이들과의 대화도 조금이라도 나눴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바쁘시더라도 꼭 확인부탁드립니다. 더불어 홈피에 자주 사진과 영상 제 이야기를 풀어놓는데 우리반 홍보라고만 여기지 마시고 아이들의 학교생활을 살펴보면서 미리 얻은 정보로 아이들과 대화를 이어나가면 참 좋습니다. 하루 3분이라도 아이들과 주고받는 대화가 쌓이면 부모와 자녀에게도 큰 자산이 된답니다. 아쉬운 것은 많은 시간 할애하여 우리반의 이야기와 모습을 전하곤 하는데 정작 우리반 부모님 이용률은 그다지 높은 편은 아닙니다. 절반이 채 되지 않더라구요. ^^ 저에게 개똥이들을 전적으로 위탁해서인지는 모르겠으나 아이들과의 대화에서 좋은 소재가 되면 좋겠습니다. 부모님이 홈피를 통해 아이들의 활동모습을 미리 접하여 아이들과 대화를 이어나가면 사춘기 아이일지라도 대화도 잘 이어갈 수 있을 것입니다. 끝으로 지난번 조사한 개똥이부모님들이 좋아하는 가을노래 순위를 발표하겠습니다. 짜잔~~~ 5표를 얻어 1위곡으로 선정된 가을이오면은 개똥이아빠의 오카리나소리로 감상하며 다른 가을 노래는 개똥이들과 준비하여 가을 지나기 전에 하나하나 들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러고 보니 편지와 관련된 곡이 참 많습니다. 요즘 편지함에는 각종 청구서만 잔뜩인데... ㅡㅡ; 부모님들 손편지 받아보신지 꽤 오래되셨죠? 우리가 어느덧 SNS 시대에 익숙해져서.... 저는 아직도 가끔씩 손편지 받아본답니다. ^^ 핸드폰으로 전해지는 문자와 이모티콘으로는 느낄 수 없는 것들이 있더라구요. 좋은 저녁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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