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3일 월요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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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 이혜지 | 등록일 | 16.05.23 | 조회수 | 59 |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농구대회가 있는 날이다. 우리 반은 2교시에 6반과 첫 경기가 있었다. 6반이 워낙 우승후보였기 때문에 별 기대 없이 아이들과 강당으로 갔다. 단, 강당으로 가기 전 아이들과 분명하게 약속 한 가지를 하였다. ‘절대 욕설이나 비난은 하지 말 것’, ‘단순한 게임일 뿐이니 스포츠맨십을 지킬 것’ 아이들이 막상 흥분을 하다 보면 어길 수도 있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그래도 나는 우리 아이들을 믿기로 했다. 강당에 들어서니 6반이 벌써 도착하여 몸을 풀고 있었다. ‘어이쿠.’ 딱 봐도 연습량이 장난 아닌 것 같았다. 공을 주고받는 연결 하며, 팀웍이 대단했다. 물론 우리 아이들도 그랬지만. 어찌어찌 경기는 시작이 되었고, 전반전 10분은 여학생들이 뛰었다. 악바리 같은 여자 아이들이 공을 뺏기지 않으려 뛰어다니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짠하기도 하고, 대견하기도 하고. 매일매일 연습을 하러 다니더니 헛일은 아니었나 보다. 숨이 찼는지 가슴이 아프다고 하는데, 그래도 지치지 않고 끝까지 해낸 아이들이 새삼 기특하게 느껴졌다. 결과는 0대0 무승부였다. 다만, 승부욕이 앞서 반칙도 많이 하고, 다칠 뻔한 아이들이 있어 속상했다. 단지 이기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정정당당하고 멋진 승부를 보여주는 것이 더 가치 있는 모습이라는 것을 아이들이 깨달아주면 좋겠다. 준결승전에서는 아마 훨씬 더 성숙한 페이플레이를 보여주겠지! 남학생들의 경기에서는 더 놀라운 광경이 펼쳐졌다. 어쩜 이리 운이 따라줄 수 있는지, 사실 실력 면에서는 6반이 훨씬 앞섰지만 우리 반이 4점을 얻어 승리할 수 있었다. 패스의 정확성이나 공 점유율, 슛 시도 횟수, 수비력 모두 6반이 앞섰지만 운이 많이 따라주지 않았던 반면 우리 반은 찬스가 잘 맞아 두 골이나 성공할 수 있었다. 거의 한 번도 연습하지 않은 실력으로 얻은 결과라 다들 얼떨떨했지만, 기쁘긴 했나 보다. 나도 덩달아 기뻤지만 속상할 6반 아이들의 마음을 알기에 맘껏 기뻐하지는 못했다. 그래도 겨우 한 번 이겼다고 으스대는 아이들이 없어서, 속상해 할 6반 아이들에게 비아냥거리는 아이들이 없어서, 이겼다고 선생님께 이거 해 달라 저거 해 달라 요구하는 아이들이 없어서 얼마나 예쁜지 모르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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