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학년 3반

바른 마음, 바른 생각, 바른 행동 실천하는 예의 바른 어린이!
함께 피어나는 스물여덟 꽃꼬마들^^
  • 선생님 : 이혜지
  • 학생수 : 남 15명 / 여 13명

4월 8일 금요일

이름 이혜지 등록일 16.04.11 조회수 62

   오늘 아침은 정말로 일어나기 싫은 아침이었다. 조금만 더 자고 싶은데, 시간은 자꾸만 가고. 참 야속하게 느껴졌다. 겨우겨우 정신을 차리고 아침을 먹고 부랴부랴 출근을 했는데, ‘맞다. 휴대폰.’ 또 휴대폰을 집에 두고 오고 말았다. 워낙 덤벙대는 성격이라 이런 일이 한두 번이 아니었지만 이럴 때마다 나 자신에게 화가 나는 건 어쩔 수가 없나 보다. 그동안 이런 일들을 떠올려 보자면 지갑 세 번, 휴대폰 수십 번, USB 두 번, 기타 잡동사니들까지 하면...! 그런데 문제는 USB 한 번 빼고 늘 물건을 잃어버릴 때마다 다시 찾았다는 점이다. 심지어 공항 면세점 쇼핑을 하다가 여권을 두고 와서 한국행 비행기를 못 탈 뻔했으니, 말 다 했지.

   세상에는 어쩜 이리 착한 사람들이 많은지, 심지어 경찰서에 가서 지갑을 찾았을 때는 안에 있던 돈도 그대로 들어 있었다. 한 번쯤 제대로 잃어버려야 정신을 바짝 차릴 텐데, 아이들에게 “왜 숙제를 깜박해!”, “준비물은 스스로 잘 챙겨야지!”하며 호통을 치지만, 사실은 나도 실수투성이 어른이다. 어릴 땐 내가 “학교 다녀오겠습니다.” 하고 집을 나서면 엄마 아빠께서 “하나, 둘. 셋.” 숫자를 세셨다고 한다. 그러면 어김없이 허둥지둥 내가 다시 집으로 들어가 깜박 잊은 일기나 숙제, 준비물을 들고 나갔다고 한다. 물론 나는 기억나지 않지만. 아니, 기억하기 싫지만. 크크.

   결국 ‘정신 좀 바짝 차리고 살아야지.’ 하고 오늘도 다짐만 꾸욱 했다. 오후에는 아이들과 밖에 나가 주먹야구를 했다. 체육 교과서에 보니 재미있을 것 같아 제안했는데, 어찌나 엄살들이 심한지. “주먹으로 공을 치면 아플 것 같은데요.”, “어떻게 공을 맨주먹으로 쳐요.” 하나같이 다들 울상이더라. ‘이런, 온실 속 화초 같은 녀석들.’ 그렇지만 밖에 나가자마자 언제 그랬냐는 듯 신나게 공을 치고 놀았다. 화초가 아니라 화초인 척 하는 잡초들이었나 보다. 흐흐. 말이 심했나?ㅠ 그럼 잡초 말고 들꽃쯤으로 해 두지 뭐.

   어쨌거나 내일이면 주말이다. ‘이번 주말엔 뭘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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