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4일 목요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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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 이혜지 | 등록일 | 16.03.24 | 조회수 | 74 |
도대체 요놈의 꽃샘추위는 언제쯤 물러날 작정인지, 아침마다 '코트를 입어야 하나? 자켓을 입어야 하나?' 5분쯤 고민하게 되는 요즘이다. 어제는 "으~ 추워!" 하며 교실로 들어섰더니, 아이들이 "선생님! 오늘 아침활동은 줄넘기잖아요?" 하는 거다. '그래. 우리 반 약속이니 나가야지!' 그런데 막상 나가서 아이들과 줄넘기도 하고 몸을 움직이다 보니 금방 엔돌핀이 돌아 기분 좋은 아침이 되었다. 매주 열심히 활동해서 아이들의 키가 10cm쯤 더 자랐으면 좋겠다. 내 뱃살은 손가락 한 마디쯤 팍! 줄었으면 좋겠고. 크크크. 게다가 어제는 아이들과 1교시 시간을 조금 쪼개어 3월달 생일파티를 했다. 생일인 친구들을 위해 편지를 써와도 좋고, 선물을 준비해도 좋다고 했다. 그런데 녀석들 대부분이 선물과 편지를 둘다 준비해 온 것이었다. 포장은 어찌나 예쁘게 해 왔는지, 선물을 받은 아이들이 포장지를 뜯기 싫어했을 정도였다. 친구를 위하는 마음들이 참으로 보석같은 아이들이다. 그 뿐만이 아니다. 멋쟁이 임군은 초코파이를, 강 부반장은 빅파이 2상자에, 김 반장은 빼빼로 촛불까지!!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초코 케익 재료들을 준비해 온 것이 아닌가! 이럴 때 보면 선생님인 나 보다도 더 나은 꼬마들이다. 이럴 때 '청출어람'이라는 말을 쓰는가 보다. 너나 할 것 없이 나와서 3단 케익을 만들기에, "너희 근데 손은 씻었어?!!"라며 농담을 걸었더니, 요것들 정색을 하며 "방금 줄넘기 하고 들어와서 씻었잖아요!" 하는 거다. '흥. 뭐, 장난도 못 하나.' 이럴 땐 정말 센스 없는 꼬마들이다. 그래도 이렇게 생일파티를 하고, 맛있는 과자도 먹으니 아이들이 무척이나 기뻐했다. 그래서 나도 기뻤다. 생일이었던 친구들의 일기를 오늘 읽어보니 '친구들에게 세상에 하나 뿐인 케익을 받아 기분이 좋았다.', '친구들의 편지와 선물을 받아 감동했다. 나도 친구들의 생일 때 보답하고 싶다.'는 내용들이 쓰여 있었다. 나눔의 기쁨을 알아가는 아이들을 보며, 엄마 미소가 절로 지어졌다. 그나 저나 빨리 날씨가 따뜻해 져서 포근하고 좋은 날, 어서 꼬마들과 교정에서 예쁜 꽃 구경 좀 하고 싶다. 아이들 말로는 우리 학교 교화가 목련이라고 하던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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