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7일 목요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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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 이혜지 | 등록일 | 16.03.17 | 조회수 | 82 |
요즘 미세먼지 탓에 창문 한 번 제대로 열지 못하고 교실에서 아이들과 공부만 하다가 점심시간 급식실로 향하는 길, 갑자기 찾아온 따뜻한 봄기운에 기분이 좋아졌다. 아니, 설렜다고 하는 것이 더 정확하겠지. “예원아. 날씨 정말 따뜻하다!” 한껏 업 된 목소리로 말했더니, “네.” 하며 쑥스럽게 웃는 거다. ‘쳇! 기지배(계집애). 같이 호들갑 좀 떨어주지!’ 싶었지만, 예원이의 수줍음 많은 성격을 아는 터라, 서운하지는 않았다. 예원이도 사실은 “그러게 말이에요! 곧 꽃놀이 가야겠어요!”라고 말하고 싶었을 것이다. 아니면 말고! 크크. 이렇게 아이들과 함께 보낸 시간이 벌써 2주가 넘었고, 차츰 정이 들어가고, 아이들의 예쁜 점, 고쳐주었으면 하는 점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우리 반 아이들은 성실하고 봉사심이 많아 예쁘고, 발표를 적극적이고 씩씩하게 해서 기특하다. 다만 가끔 숙제나 일기를 습관적으로 해오지 않거나 준비물을 챙기지 않아 걱정이고, 선생님을 비롯한 어른들께 인사를 잘 하지 않아 속상하고, 거짓말을 할 때는 더 없이 막막하기도 하다. 아이들이 잘못했을 때는 단호하게 꾸짖고 반성하도록 하기 때문에 요 며칠 처음 보는 선생님의 모습에 아이들도 조금 놀라고 긴장한 듯하다. 그러나 그런 쓴 소리들이 아이들이 올바르게 성장하길 원하는 선생님의 바람이라는 것을 알아주었으면 좋겠다. 그러나 저러나, 아이들 사이에서는 그저께 보았던 시험이 요즘 가장 큰 화제이다. 시험 보는 것을 싫어하면서도 점수는 빨리들 알고 싶은 모양이다. 시험 문제 한두 개 더 맞고 틀리는 것이 뭐 그리 중요한가 싶지만, 아이들은 그 한두 문제 때문에 땅이 꺼져라 한숨을 쉬기도 하고, 뛸 듯이 기뻐하기도 하고.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오늘은 내 마음도 롤러코스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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