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우의 2번째 아빠 -김채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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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 이숙영 | 등록일 | 18.12.23 | 조회수 | 38 |
회사에서 퇴근하고 집에 왔는데 종우가 침대에서 이불을 뒤집어쓰고 누워 있었다. "종우야 어디 아프니?" "아니에요." 빨리 옷을 갈아 입고 부엌에 갔는데 수도꼭지에서 물이 떨어지고 있었다. 그때 종우가 나왔다. "이런, 수도꼭지에서 물이 또 새는구나. 아무래도 꼭지가 헐거워진 모양이다. 종우야, 솔지네 집에 가서 공구좀 빌려올래?" "네." 종우는 곡구를 빌리려 갔다가 공구통을 들고 터벅터벅 집으로 돌아왔다. 공구로 수도꼭지를 고치고 저녁을 준비했다. '종우가 오늘 따라 왜 그러지? 평소 같았으면 부엌을 들락날락하며 입맛을 다셨을텐데.' "종우야!" "..." "종우야, 엄마가 아까부터 불렀는데 무슨 생각을 하고 있니? 아무래도 너 오늘 좀 이상하다." 나는 종우 얼굴을 바라봤는데 종우는 힘없이 눈을 내리깔았다. "어서 얘기해 봐. 왜 그러니?" "엄마! 저도 이번에 부자 캠프에 가고 싶어요. 그렇지만 전.....아빠가 없잖아요?" "그랬구나!" 종우의 말에 힘이 쭉 빠졌다. "종우야, 아빠가 물건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백화점이나 시장에 가서 사와도 되고. 그렇지만 아빠는 물건이 아니니까 그렇게 할수도 없도, 어쩌지?" 내가 눈이 빨개진걸 종우가 봤다. "엄마 괜찮아요! 다른 아이들이 신이나서 야단인걸 보고 잠깐 샘이 났을 뿐이에요." 그때 갑자기 좋은 생각이 났다. 나는 종우의 다리를 찰싹 때렸다. "아야! 어, 엄마, 왜 그러세요?" "종우야, 좋은 생각이 났다! 그날 하루만 아빠를 빌리는 거다! 어떠니, 내 생각이?" "네에? 아빠를 빌려요?" "종우야, 그게 부자 캠프라면 말이다. 솔지 아빠는 당현히 안가실게 아니니? 그러니까 우리가 솔지네 집에 가서 '아빠 좀 빌려주세요.' 라고 부탁을 해보잔 말이다. 솔지네랑 우리는 네가 어렸을 때 부터 친하게 지냈잖니? 쇠뿔도 단김에 빼랬다고 당장 솔지네로 가자! 나는 종우의 손을 잡고 솔지네 집으로 갔다. 마침, 솔지 아버지께서는 나와 종우를 반갑게 맞아주셨다. "어서 오세요. 수도꼭지가 아직 말을 안 듣습니까? 아니면 뭐 다른 공구를 빌려드릴까요?" "저, 공구가 아니라 이번엔 솔지 아빠를 빌려 주실 수 있을까 해서 왔어요." "네에? 소, 솔지아빠를 빌려 달라니요?" 솔지 어머니와 솔지 아버지께서는 너무 뜻밖의 말에 황소처럼 눈을 끔벅거리셨다. "저, 사실을 말이지요, 방학동안에 부자캠프를 한다는데..." 나는 찾아온 까닭을 차근차근 설명했다. 솔지 아버지께서는 너털웃음을 터뜨리며 말씀하셨다. "딸만 둘인 저도 다른 친구들이 아들 녀석이랑 등산이나 낚시를 가는걸 보며 얼마나 부러워했다고요. 종우야, 그래 좋다. 내가 아주 멋진아빠 노릇을 해주마! 어떻소 당신, 솔지, 솔미도 괜찮지?" "치, 우리 아빠를 빼앗기는 거 같아서 싫지만, 좋아! 단 하루뿐인걸, 뭐." "나도 괜찮아." "고, 고마워요. 그럼 그날 딱 하, 하루만..." 고맙다고 인사하고 종우와 집에 들어왔다. 혹시나 솔지아빠를 안 빌려 줄까봐 걱정했었는데 빌려줘서 다행이었다. 종우에게 아빠의 빈자리를 채워줘서 뿌듯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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