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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근담63
작성자 학성초 등록일 09.04.25 조회수 299
330. 남과 나를 일체로 여겨 동요와 고요함을 함께 잊어라 




  고요함을 즐기고 시끄러움을 싫어하는 이는 대개 남들과의 접촉을 피해 고요함을 찾으려 하지만, 사람과 접촉하지 않는 데에 뜻을 두는 것이 바로 자기 자신에게 사로잡히는 일이며, 마음이 고요함에 집착하는 것이 곧 동요의 근본임을 모르는 것이다. 이래서야 어찌 남과 나를 일체로 보고 동요와 고요함을 함께 잊어버리는 경지에 오를 수 있겠는가? 




  고요함만을 쫓아 속세를 등지는 사람은 알고 보면 자아에 집착하는 사람이다. 자아에 집착한다는 것은 곧 동요를 일으키는 근원이 되므로 결국 고요함을 쫓는 것이 아니라 분주함을 쫓는 것이 된다. 남과 나를 하나로 보고 움직임과 고요함을 하나로 여겨 자유롭게 그 경계를 넘나들 수 있어야 진정한 깨달음에 이를 수 있는 것이다. 




331. 한번 속세에 빠지면 부질없는 존재가 된다 




  산에 살면 가슴이 맑고 시원해져 대하는 것 모두 아름답게 보인다. 외로운 구름과 들녘의 학을 보면 속세를 초탈한 생각이 들고, 흐르는 시냇물과 돌 사이의 샘물을 보면 마음의 때를 씻고 싶은 생각이 들며, 늙은 전나무와 차가운 매화를 어루만지면 곧은 절개가 솟아나고, 모래밭의 갈매기나 사슴을 벗 삼으면 번잡한 마음을 잊게 된다. 그러나 만약 한번 속세에 빠져들면 바깥 사물과 상관하지 않더라도, 나 자신 또한 부질없는 존재가 될 것이다. 




  산에 올라 정신을 맑게 가다듬고 한 조각  구름과 날아가는 새들을 보라. 골짝을 흘러가는 시원한 물소리나 가지를 늘어뜨린 푸른 잣나무를 보라. 모든 것이 내 안(心)에서 자유로이 떠돌 뿐 세상 풍파에 시달리지 않는다. 그러나 잠시라도 마음을 속세에 두면 부질없는 욕망에 물들어 티끌과 먼지 속을 헤매게 된다. 




332. 자연에서 얻는 벗이 참된 벗이다 




  때때로 흥이 생겨 향기로운 풀밭을 맨발로 한가로이 거닐면, 들판의 새들도 경계하는 마음을 풀고 가끔 벗이 되어 주고, 마음에 드는 경치가 있어 지는 꽃 아래 옷깃을 헤치고 우두커니 앉으면, 흰 구름도 말없이 다가와 한가로이 머문다. 




  행복하다는 느낌은 어떤 것일까? 맨발로 푸른 풀밭을 걸어가는 느낌, 새들의 지저귐에 조용히 귀를 기울이는 느낌, 꽃그늘 아래 누워 하얀 구름을 눈부신 듯 바라보는 느낌... 행복한 마음은 어떤 것일까? 길거리에서 울고 있는 아이의 눈물을 닦아주는 마음, 잠든 가족의 얼굴을 가만히 들여다보는 마음, 사랑하는 사람의 어깨에 묻은 머리카락 한 올을 떼어주는 마음. 




333. 인생의 복과 재앙의 경계는 모두 마음이 만드는 것이다 




  인생의 복과 재앙의 경계는 모두 마음이 만드는 것이다. 석가세존이 말하기를 ‘욕심이 불같이 타오르면 그것이 바로 불구덩이요, 탐욕에 빠지면 그것이 바로 고해가 되느니라. 생각이 한결같이 참되면 사나운 불도 연못이 되고, 마음이 한 번 크게 깨달으면 배가 피안에 오르느니라.’했다. 이렇듯 생각이 조금만 바뀌어도 그 경계에 큰 차이가 있으니, 어찌 신중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우리들 인생의 괴로움과 즐거움은 모두 우리의 마음이 만들어내는 g망한 그림자일 뿐, 결코 거기에 집착하여 매달릴 필요가 없다. 부처는 이욕에 대한 생각이 불처럼 타오르면 그곳이 곧 지옥이요, 탐욕에 빠져들면 그곳이 곧 고해라고 했다. 그러니 어디에다 마음을 두고 즐거움과 괴로움을 논할 것인가? 




334. 도를 공부하는 자는 모름지기 힘써 구해야 한다 




  새끼줄 톱이 나무를 자르고, 낙숫물이 바위를 뚫듯, 도를 공부하는 자는 모름지기 힘써 구해야 한다. 물이 모여 내를 이루고, 참외가 익어 꼭지가 떨어지듯, 도를 얻으려는 자는 모든 것을 한결같이 하늘에 맡겨야 한다. 




한 가지 뜻을 세우고 그것을 이루고자 한다면 힘써 구하고 노력해야 한다. 하나의 작은 물방울이 큰 바위를 뚫는 마음가짐으로 자신이 세운 뜻에 부지런히 공들이고 정성을 기울여야 한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는 생각이 들면 조용히 앉아 그 일이 이루어질 때를 기다려라. 사람으로서의 일은 모두 했으니 이제 하늘의 뜻을 기다린다는 일념으로 그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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