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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교 졸업생 전영미 박사(동경대 연구원) 특강
작성자 청주맹 등록일 10.09.30 조회수 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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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은 중부매일 2010년 9월 29일자 1면 기사 전문입니다.

 

 

포기하지 않으니 길이 보이더라구요.

일본 동경대 첫 장애유학생 박사 전영미씨, 모교 청주맹학교 특강

청주맹학교 졸업생 전영미 박사(동경대 연구원)가 밝게 웃고 있는 모습입니다.

 

"저에겐 나쁜 일은 빨리 잊어버리고, 좋은 일은 오래 기억하는 버릇이 있어요."

일본 동경대 장애 유학생중 최초로 박사학위를 취득한 전영미 박사가 29일 모교인 청주맹학교를 찾았다. 강연장은 내내 전 박사의 맑은 웃음소리가 울려퍼졌다.

1급 시각장애인으로 청주맹학교에서 보낸 초·중·고 12년을 그녀는 점자와 인생 사는 법, 인내, 다른 사람과의 관계, 의사소통을 배운 기간으로 정리했다. 무엇보다 인내를 말할 땐 "사실 크게 인내한 것도 없다"며 다시 웃음을 터트렸다. 그러나 그녀는 웃으면서 자신을 얘기했지만 듣는 모두의 눈시울은 뜨거웠다.

1990년 청주맹학교를 졸업하고 대구대 특수교육학과를 진학하기 위해 그녀는 2년간 공부를 했다. 지금이야 장애인특례입학 등 지원이 있지만 당시는 그렇지 못했다. 무엇보다 점자 교과서가 없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

그녀는 "왜 그렇게 대학 들어가는 게 힘들었는지, 그래서 더욱 대학을 가고 싶었어요"라고 말했다. 삼수생활중 루마티스를 앓으면서 엉덩이 싸움(?)끝에 대학에 합격했다며 웃었다.

대학 진학은 새로운 고난의 시작이었다. "막상 대학에 들어가니 삼수보다 더 힘들더군요. 점자 대학교재가 있을 리 만무하잖아요"라며 시각장애인이 레포트 제출하는 법을 설명했다.

먼저 도서관에 함께 가줄 친구를 찾아야 한다. 자료찾기를 부탁한 뒤 자료를 검색해야 한다. 다음엔 자료를 읽어달라고 부탁한 뒤 녹음을 한다. 녹음한 내용을 반복해 들어가며 정리를 하고나면 다시 누군가에게 옮겨 써 달라고 부탁해야 한다. 5, 6단계를 거치는 시간과 노력보다 힘든 건 누군가에게 부탁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도 그녀는 지금은 컴퓨터가 좋고, 시각장애인용 점자정보단말기가 있으니 이를 지혜롭게 이용하라고 후배들에게 조언했다.

1996년 대학 졸업후 그녀는 교수의 권유를 받아들여 일본유학을 결심했다. 한국에서 대학을 마친 그녀가 유학을 떠난 학교는 일본 후쿠오카 현립 맹학교의 이료 전공과정이었다.

고등학교와 대학교때 꾸준히 일본어를 공부했고, 나름 선진국 유학이 편할 줄 기대했다. 이 또한 어긋났다.

언어는 현지에서 생활하며 터득한다고 하지만 외국의 첫 시각장애인 유학생을 둘러싼 기존의 틀을 새로 개척하기가 쉽지 않았다.

기숙사 생활을 했지만 휴교일인 매월 둘째, 넷째주 주말은 기숙사도 문을 닫았다. 자신의 사정을 얘기해도 학교측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왜 그리 2주가 자주 오는 지, 그녀는 여관이나 비즈니스 호텔, 때론 교회에서 만난 분의 집을 전전하며 3년을 견뎌냈다. 일본말도 서툴고, 맹인인데가, 집도 없는 떠돌이 생활이었지만 그녀는 어려울 때 고마운 분을 많이 만났다고 말했다.

1999년 국가고시로 3료(안마사, 침사, 구사) 자격증을 취득한 그녀는 다시 석사과정에 도전했다. 당초부터 침구원을 하려고 떠나온 유학이 아니기에 좀더 특수교육을 공부하고 싶은 향학열이 살아났다. 그녀는 2년만에 국립 츠쿠바대학에서 '시각장애인 침사에 대한 일반인의 의식'이란 논문으로 석사과정을 마쳤다. 다시 국립 동경대학교 첨단과학기술연수센터 베리어프리 연구분야에서 4년만에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동경대 베리어프리 1호 박사이자, 동경대 장애인 유학생중 최초의 박사였다. 그녀는 현재 동경대 베리어프리 연구원으로 재직하고 있다.

2006년 동화작가인 한국인과 결혼한 그녀는 이날 아들을 데리고 모교를 방문했다.

그녀는 이날 후배들에게 이렇게 조언했다.

"목표를 정하면 이루기 전에 포기하지 마세요. 당장 눈 앞의 좋은 것은 과감하게 버려야해요. 때론, 자신의 능력과 타협할 줄 아는 것도 필요해요." / 박익규 기자

*TIP 배리어프리(Barrier Free): 고령자 또는 장애인도 살기 편한 도시를 만들기 위해 물리적·제도적 장벽을 제거하는 것을 말함.

 

 

중부매일 원문 기사 바로 보기 (클릭)

 

 

 

'사랑으로 가르치고 믿음으로 성장하는 교육, 청주맹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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