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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정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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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특별한 국토순례
작성자 정혜원 등록일 15.09.20 조회수 55

  우리는 금요일~토요일 1박 2일로 국토순례 캠프를 진행했다. 그 계획을 듣자마자 나는 막막했다. 계획상 우리는 7시간을 걷는 걸로 예정되어 있었고, 나로써는 그렇게 많은 시간 걷기에 투자 해 본 적이 없어서 더더욱 걱정되었다. 그리고 우리 마을 주변 이고, 우리 고장을 걷는 것 이기 때문에 의미는 있다고 느꼈지만 귀찮음과 나의 체력을 생각해서 가기도 전 걱정부터 했던 것 같다. 앙성중학교 에서부터 출발이 아니라 강천초등학교 에서부터 출발 이었기 때문에 소윤이네 차를 타고 강천초등학교로 향했다. 전에 한 번 왔던 것 같지만 잠깐 들렀던 것이어서 결과적으로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해도 전혀 어색하지 않다. 가기 전 친구들과 놀이터에서 놀다가 9시가 되자마자 걷기를 시작했다. 평탄할 줄만 알았던 걷기가 가면갈수록 비포장도로에서 부터 풀숲 사이까지 구석구석을 가느라고 힘들었다. 특히나 풀 속으로 들어가면서 까지 걸은 것은 애들이 엄청 힘들어하기도 하고 싫어했다. 그런데 나는 왠지 모르게 그런게 더 좋았다. 풀들, 물을 걸으면서 자연을 느꼈다고 해야하나? 어쨌든 평소에는 가지 못했던 길을 가니까 새롭기도 하고 신선했다. 오래 걸어야 할 것을 알기에 말 수도 줄였다. 중간중간 쉴 때는 정말로 푹 쉬었다. 한약도 먹고 선크림도 다시 바르고 바람도 느끼며 편히 쉬었다.

  하나 둘 힘들어하는 기색이 보이기 시작할 때 쯤, 학교에서 주는 아이스크림도 먹고 빵도 먹었다. 7시간 걸어서 살이 빠질 줄 알았건만 오히려 더 찔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아이스크림을 먹고 얼마 되지 않아 우리가 점심을 먹을 철새전망대 까지 도착을 했다. 점심은 학교 급식이었다. 이런 곳에와서 학교급식을 먹는 것도 또 다른 느낌이었다. 개인적으로 먹는 줄 알았는데, 세학년 결연 조로 먹어서 어색하기도 했지만 좋았다. 전에 빵을 먹어서 인지 밥이 잘 들어가지 않았다. 그래서 사과만 많이 먹고 다시 또 발걸음을 재촉해 걸었다. 이번에는 비내길을 따라 걷는다고 하셨다. 비내길은 작년에도 학교에서 걸었었지만 그때는 걷고, 학교로 돌아갈 때는 버스를 탔었지만, 이번에는 계속 걸어서 차를 타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깊게 생각하며 다시 걸었다. 점심이 약간 넘은 2시쯤 이다보니 햇빛은 더욱 뜨거워 졌다. 그래서 땀을 줄줄 흘리며 쉬지않고 계속 걸었다. 이제 몸에서 신호가 오기 시작했다. 너무 많이 걸어서 발목도 아파지고 발도 아파졌지만 아픈 티 안내고 계속 걸었다. 그렇게 계속 걸으니까 걸을 수 있었다. 친구들과 이제는 대화도 하면서 장난도 치고 오는 길은 재미있었다. 내가 학교가는 길을 전교생이 다같이 걸어가니까 이상했다.

  숙소에 도착하자마자 약간 쉬다가 밥을 먹으러 갔다. 식당에서 아주 좋은 일이 있었다. 우리 1학년 때 담임이셨던 정은숙 선생님이 오셨다!! 선생님이 너무나도 보고싶었는데 오셔서 행복했다. 가끔 카톡도 보내고 했지만 실제로 못뵈서 항상 아쉬움 뿐이었는데, 울컥했다. 그 행복함을 쭉 이어줄 저녁 메뉴는 고기였다! 걸어서 소비한 칼로리보다 2배는 더 높은 양의 칼로리를 섭취했다. 그만큼 배도 고팠고, 기력을 보충해야 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

  맛있게 저녁을 먹고 다 같이 모여 특별한 시간을 가졌다. 매괴고등학교에서 교감선생님과 앙성중학교 선배들이 오셔서 특강 비슷한 것을 해 주었다. 다들 피곤할 텐데 열심히 들었다. 고등학교에 관한 것들과  교감선생님의 특강이 끝난 후 정은숙 선생님께서 좋은 말씀도 해 주셨다. 항상 그리웠던 선생님이라서 계속 웃으면서 들었던 것 같다. 방으로 들어가서는 또 다른 프로그램이 있었다. 앙성중학교 선배들과의 대화시간이었는데, 우리반 여자애들의 담당 선배는 다른누구도 아닌, 우리 언니였다. 전날 저녁에 소식을 듣긴들었지만 놀라웠다. 진짜로 와서 우리반 여자애들과 이야기 꽃을 피웠다. 대략 30분 정도 하는 건데, 야식인 치킨까지 먹고 영화보는시간까지 우리반 여자애들은 한 명도 영화를 보지 않고, 언니와 대화를 나눴다. 그래서 1시간 30분정도 계속되었던 것 같다. 내일 보자는 말을 끝으로 언니는 갔다. 친구들은 언니가 말 한것이 매우 좋았다고 이야기 해줘서 내가 내심 뿌듯했다.

  이번 캠프는 정말로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같다. 오랜 시간 걸은것도 걸은거지만, 신기한 일들의 향연이었기 때문에 이미 내 마음속에 각인이 되었다. 걷는다고 해서 투덜되었던 내가 부끄러웠다. 그래도 7시간 걷는 중에도 한 번도 차 타지 않고 갔다는 내가 자랑스럽기도 했다. 살은 빠지지 않고 오히려 쪘겠지만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벅찬 감동이 나를 휩싸안았다. 다음에 이런 기회가 있을런지는 모르겠지만 혹여나 있다면 단 1초의 망설임도 없이 다시 참가하겠다고 나는 말 할 수 있다. 이런 뜻깊은 캠프를 준비해 주신 모든 선생님들께 감사드리고 열심히 걸어준 우리 학교 전교샏들에게 수고했다고 이야기 해 주고 싶다. 다들 수고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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