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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정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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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구리
작성자 정혜원 등록일 15.07.12 조회수 31

  오늘은 좀 진지하게 이야기를 꺼내보려고 한다. 이 일은 바로 어제 있었던 일인데, 그 충격이 가시기 전에 얼른 글을 쓰기로 마음을 먹었다. 어제 나는 영재교육원에서 특별한 경험을 했다. 우리가 아무런 생각없이 밥을 먹고 기분 좋게 교육원에 갈 때 까지는 정말 아무 것도 몰랐다. 영재원에 들어서자 마자 우리는 시간표를 확인했고, 놀랄 수 밖에 없었다. 국어 수업 후, 우리는 생물실험실로 가서 개구리 해부를 한다는 것 이었다. 내가 특별히 개구리를 무서워하는 것은 아니지만, 해부라는 것이 뭔가 꺼려졌다. 괜히 무서워지는 것 같은 느낌까지 받았다.


  국어시간이 끝나고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생물실험실로 올라갔다. 그곳에서는 개구리가 있다는 것을 알아서인지 쿵쾅거리는 심장을 주체할 수가 없었다. 그런데 들어갔을 때, 개구리를 발견하지 못했다. 어딨냐고 물어보니까 통 안에 들어있다고 이야기 해 주셨다. 그래서 슬쩍 봤는데, 정말 슬쩍.. 그런데... 내가 생각한 것 보다 훨씬 아주아주 훨씬 컸다. 어느정도 였냐면, 황소개구리 크기? 정말 미치도록 무서웠다. 개구리가 이렇게 무서울 수 있는지도 처음 알았다. 이소윤이 나에게 항상 개구리 닮았다고 하는데, 내가 이렇게 생긴걸까?(인우까지 나를 개구리 닮았다고 해서 더 생각이 깊은 날 이었다.) 개구리를 마취시키는 과정에서 마취약 냄새가 강해서 인지, 내가 개구리에게 겁을 먹어서 인지 코피가 터져버렸다. 안나던 코피가 나서 놀랍기도, 실험을 어떻게 진행해야 할 지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코피는 금방 멈췄지만, 화장실에서 교실로 들어올 때, 개구리들은 이미 마취약에 취한 상태였다. 그런데 막 빨간 것들이 개구리 온몸에 묻어있길래 피냐고 물었더니, 서로서로를 물고 뜯어서 그런 거라고 이야기 했다. 그 소리를 들으니까 또 소름돋았다. 무섭지만 개구리 해부를 시작했다. 개구리가 조용히 누워있는데도 무서웠다. 손가락을 슬쩍 만져봤는데 전율이 쭉 왔다. 처음부터 개구리 배를 가르고, 근육까지 가르고 나니, 안에 장기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처음 열었을 때, 까만 것들이 있어서 비위가 약한 나는 토할 뻔 했다. 알고보니 그 애가 암컷이여서 난소라고 이야기 해 주셨다. 개구리가 아무리 알을 많이 낳는다고 해도.. 너무 징그러웠다.


 대략 한 시간 가량 열심히 식은 땀까지 흘려가며 개구리 해부를 했다. 위, 간, 쓸개, 소장, 대장, 심지어 심장까지 다 확인하고, 척추뼈에 전기충격을 줘서 다리 근육이 움직이는 것 까지 보았다. 팔딱되는데 너무 불쌍했다. 아드레날린과 아세틸콜린 을 뿌렸을 때의 심장박동수 변화도 측정했다. 아세트콜린을 뿌리니 심장이 점점 느리게 뛰다가 멈춰버렸다. 우리는 약간 당황했다. 선생님께 물어보니 개구리가 죽었다고 하셨다. 나는 너무나도 놀란 나머지 안돼 살려야해 라고 생각하고 우리 모둠은 전기충격도 줘 보고, 아드레날린도 뿌려줬지만 효과가 없었다. 그런데! 우리가 희망을 버렸을 때 쯤, 심장이 다시 뛰기 시작했다! 분명히 심장만 빼 놓았는데 뛰어서 조금 끔찍하긴 했지만 개구리가 다시 살 수 있다는 거에 너무 행복했다. 무사히 해부 실험을 마치고, 안타깝게도 개구리는 살릴 수 없었다.

 

  실험 후 가장 큰 변화는 개구리든, 어떠한 동물이든 무서워했던 나의 겁이 조금은 사라진 것 같았다. 동물 장기까지 건들여 봤더니 강심장이 된 것 같았다. 정말 흔치 않은 기회였는데 그게 바로 어제 있어서 사실 겁은 많이 먹었지만 나에게는 매우 도움이 된 실험이었다. 미래에 내가 연구원이 되기 위해서도 겁은 좀 버려야 되는데 이번 일을 계기로 내가 용감해 진 것 같아서 기분도 좋고! 마음도 뿌듯하다. 그런데 개구리를 살리지 못했다는 그 자책감에 그 날 내내 개구리 생각 뿐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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