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탐구과제 보고서와 PPT 제출 하루 전이다. 내용 정리는 했지만 보고서 양식에도 안 옮겨 적었고 PPT도 만들지 않아서 이번에는 우리가 시내로 나가는 것이 아니라 애들이 이쪽으로 오기로 했다. 원래 정혜원이랑 이소윤이 영어학원 가 있는 동안 애들이 12시 23분 버스를 타고 1시 20분쯤에 도착해서 나랑 먼저 어떻게 정리할 것인지 구상하고 있다가 정혜원이랑 이소윤 학원이 끝나면 이소윤네 집으로 가서 컴퓨터로 본격적인 보고서 작성과 PPT 제작을 하기로 했는데 내가 애들에게 버스타는 곳을 길 건너편으로 알려줘서 놓치는 바람에 애들은 점심도 못 먹고 1시간 가량을 버스정류장에서 더 기다리다가 1시 20분 버스를 타고 2시 25분에 도착하여 정혜원, 이소윤이 영어학원도 끝마친 상태에서 다 같이 이소윤네 집으로 가게 되었다.

 가연이는 학원 때문에 한시간 정도 있다가 다시 가야해서 빨리 해야하는데 다들 기운이 빠져서 10분 정도 소파에서 밍기적 거리다가 컴퓨터가 있는 방으로 들어갔는데 인우가 어제 이소윤이 깔아놓은 크아를 발견하고서는 둘이서 크아를 했다. 3시가 되면 시작하자고 해서 한판만 하겠다더니 점점 둘만의 게임세계로 빠져들어 우리가 옆에서 쫑알거려도 들리지도 않는 듯 했다. 여차저차하여 시작해보려 했더니 가연이가 떠나가버렸다. 우리 중 유일하게 작년에도 과학고 영재원을 다녀서 보고서를 어떻게 작성해야하는지 아는 애인데 가버렸다... 우리는 할 수 있는게 없었다. 결국 좀 하는가 싶더니 배고프다고 소윤이가 크림파스타를 만들어 줘서 그걸 먹으며 수다를 떨다가 이번에는 다 같이 돌아가면서 크아를 했다. 그렇게해서 6시 20분까지 계속 했다. 아무 것도 한 것 없이..결국 내가 가기 10분 전에 PPT 2장 대충 채우고 갔는데 내가 갈 때쯔음 애들이 말하는 걸 들으니 다시 인우랑 소윤이랑 둘이서 크아를 할 모양이였다. 다른 조 애들한테 물어보니 보고서 작성 다 했다고 한다. 우리만 안 한 것 같다. 그것도 단 하나도. 핑계를 대보자면 양식은 줬는데 어디에 어떤 내용을 넣고 어떻게 작성하라는지 모르게 줬다. 그래서 하나도 모르겠어서 못했다. 그리고 몇 일째 만나서 놀고 있는데 내일은 안 놀고 제대로 할 수 있을지 걱정이다..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