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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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신혜수 | 등록일 | 15.07.20 | 조회수 | 56 |
오늘부터 일주일간은 다시 학교를 간다! 대부분 애들은 싫어하는 눈치였지만 놀 사람도 별로 없고 집에만 있는게 답답해서 힘든 나는 오히려 학교 가는게 더 좋다. 몇몇 수업 빼고는 평소랑 다르게 좀 더 자유로운? 재미있는? 공부를 하기도 하고, 쉬는시간에도 애들이랑 놀 수 있는 것도 좋았다. 그중에 이상하리만큼 에어컨을 아침부터 빵빵하게 틀 수 있다는 점이 제일 좋았다. 이렇게 마냥 좋게 학교 수업을 끝내고서는 마감이 얼마 남지 않았지만 진행 된 것은 없는 우리 영재원의 탐구과제를 위해서 정혜원, 이소윤이랑 셋이서 버스를 타고 충주 시내를 향했다. 버스를 탄 순간부터 힘든 일들이 하나 둘 씩 스멀스멀 나타나기 시작했다. 우선 이 덥고 습한 날씨에 에어컨을 안 틀어놨다는거! 장날이라서 사람들이 엄청나게 많다는거! 그것도 어르신들이라 자리를 양보해 드려야 해서 우리는 대략 1시간 동안 그 흔들리는 버스에서 자고 싶은데 잠은 못자고 발 아프게 서서 가야 했다는거! 그렇게 시작도 하기 전부터 녹초가 된 상태로 밥을 먹기 위해 롯데리아에 들어갔다. 들어가자 마자 시원한 공기가 느껴져 너무 행복했다. 이 때부터는 뭔가 일이 잘 풀릴 줄 알았다. 그런데 이게 웬 걸. 가연이가 휴대폰이 없어서 연락이 안되는 것이다. 그래서 기다리다가 혹시나 저번에 갔던 엔제리너스에 가 있나 싶어서 가 보았더니 혹시나가 역시나였다. 방금 전에 거기에 도착했다고 했다. 그래서 이번에는 다른 곳을 가자며 그 곳을 나왔다. 비가 오는 와중에 어디를 갈까 고민하다가 들어가는 곳마다 사람이 꽉차있고, 공사 중이고... 그렇게 10분 정도 갈 곳을 찾아 헤매다가 결국은 다시 엔제리너스로 돌아왔다. 그리고 거기에서 자리를 잡고 음료, 빵 시키고 해야할 일을 찾아서 하는데, 뭘 어떻게 해야하는지 막막했다. 시간은 촉박하고 가연이를 제외하고는 모두들 처음 해보는 것이라 어떤식으로 해야하는지 모르는데다가 가연이도 어떻게 했었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고 했다. 그래서 다른 조 애들에게 카톡으로 물어보니, 우리 조처럼 아직 보고서 작성을 하지 않은 조가 몇 있는 것 같았다. 그래도 어느정도 도움을 받고서, 우선 혜원이랑 나는 우리 조 내용의 대부분을 차지하게 될 석빙고에 대한 자료를 모았다. 모형 만들기와 실험은 내일하기로 하고 소윤이랑 인우가 모형 설계도와 계획을 짰다. 휴대폰이 없어 자료 조사를 할 수 없는 가연이는 저번에 집에서 찾아온 자료들을 흝어보고, 선행연구에 넣을 부분들을 찾았다. 이렇게 차근차근 잘 진행되나 싶다가 갑자기 저편에서 딱 봐도 무서운 언니가 우리 자리로 찾아와 인우에게 예성여중을 다니느냐고 물었고, 또 다른 언니가 와서 지금 본건 학교 밖 일이니 네가 상관할 이유가 없다고 입 닫으라고 했다. 우리는 그 언니가 말해주기 전에는 몰랐던 사실인데 그 언니 덕분에 알게 되었다. 그 언니들이 다녀간 이후로 인우는 혹시나 그 소문이 돌면 자기가 퍼트린 줄 알고 보복을 당하면 어쩌나 계속 걱정을 했다. 그래서 더이상 과제에 집중을 하지 못했다. 여차저차 힘겹게 오늘 할 일들은 마치고 우리는 다시 집으로 돌아오기 위해 버스를 탔다. 이번에는 자리에 앉아서 가나 싶었는데 그 다음 정거장부터 갑자기 사람들이 물밀듯이 쏴하고 들어왔다. 결국 우리는 또 다시 어르신들께 자리를 양보하고 서서 가야 했다. 그렇게 한 40~50분은 서 있었던 것 같다. 게다가 이번에는 사람이 거의 꽉 차서 덥기도 엄청 더웠고 습하기도 엄청 습해서 온 몸에 땀이 흐르고 끈적거렸다. 그러다가 에어컨을 틀어서 조금 나아지고 사람들도 내리면서 자리에 앉을 수 있게 되었다. 그랬더니 이번에는 내일 세운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소윤이가 부모님을 통해서 합판을 사오려 했는데 싼 공업용 합판은 없고 두 장에 4만원 가량하는 비싼 것만 남아있어서 그것 말고 그냥 따로 소윤이네 아버지께서 잘라주실 수도 있는데 대신에 그렇게 하면 좀 늦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아무래도 돈을 4만원 씩이나 들여서 하기에는 조금 부담되서 그냥 늦더라도 소윤이네 아버지께서 나중에 주시는 것으로 결정했다. 시간이 얼마 안 남았는데 언제 보고서랑 ppt까지 다 할런지 모르겠다. 집에 와서 들어보니 거의 다 끝난 조도 몇몇 있다던데... 우리 조만 시간에 쫓겨서 내용이 부실해지지는 않을지 심히 걱정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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