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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작] 단편소설-리그렛 메시지
작성자 김동현 등록일 15.03.17 조회수 24

* 주인공이 너무 막장입니다!





"하아.."

짧게 한숨을 내쉬고 그간의 삶을 쭉 되뇌어 보았다. 보잘것없는 기억들, 그 때는 즐거웠겠지만, 지금은 쓰디쓴 기억들뿐이었다. 그 당시 내가 한 짓거리를 나열하는 건 끝도 없었다. 그리고 인과응보로 지금.. 이러고 앉아 있겠지.

 한때는 나도 '잘 나간다'는 애들 중 하나였다. 초등학생 때부터 그런 짓들을 시작했다. 하긴 뭐, 부모님들도 그리 신경 쓰진 않았지. 그저 상처가 난 것들은 동물들한테 살짝 긁혔다거나 나무에서 떨어졌다거나.. 그런 걸로 대충 둘러대면 되는 일이었고, 학교에서는 꼰대들이 처리하기 귀찮으니까 쉬쉬 하면서 적당한 선에서 처리했다. 아니, 뭐. 뾰족한 수도 없었겠지. 그렇게 싸돌아다니다가 6학년 때 성적 통지표를 봤다. 성적은 지구를 완전히 뚫어버릴 기세로 바닥으로 떨어졌고, 그때부터 내가 '망나니' 가 되지 않았을까.

 중학교 때였다. 학교에 대해선 그리 신경 쓰지 않았던지라 그때는 징계 따위는 신경쓰지 않았다. 그러면서 ㅅ드립, 패드립 등등을 쳐 가다가, 나중에는 급기야 술 담배까지 하게 됐다. 처음에는 무알콜 맥주같은 걸 마시는 정도에 그쳤었는데, 나중에는 진짜 술에 빠지게 되었던 것이다.

 그리고 딱 봐도 기질이 없어보이는 애들에게 압박을 줬다. 열등감 때문에 이런 일을 시작하게 되었던 것 아닐까. 그 시험 때 나는 바닥을 든든히 지키고 앉아 있었으니까, 짓누르기 위해서. 그리고 나서 빌빌 기어다닐 때는 참 보기 좋았다. 내 아래에 누군가가 있다는 사실부터가 나에게는 큰 위안이 되었다. 내가 하는 일이 병신같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찌그러져 있는게 더 병신같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러면서 점점 내 정신도 피폐해졌고, 나에게 괴롭힘 당하던 애들도 피폐해졌다. 그리고 다음날에 사건이 터졌지. 내가 괴롭혔던 애들중에 하나가 자살을 했단다. 그리고 다음날에 완전히 작살났지. 교내 방송은 둘째 치고, 뉴스에도 뜨고 난리가 아니었어. "아, ㅈ같다." 내가 멍청했던 거지. 그때 멈췄으면 그나마 나았겠지.

 그리고 나서 그게 나라고 나불거린 몇몇들을 밟아보려고 별의 별 수를 다 썼다. 걔들이 우리반 애들의 리더나 다름 없었기 때문에 밟아버리면 끝이라 생각했다. 점점 늘어나는 격차와 점점 받아가는 비난, 그년들에게는 칭송이. 참을 수가 없었다. 열등감이 용솟음쳤다. 그리고, 라이터를 가지고 교실로 향했다.

 "야, 이 ㅅx년아!"

달려가서 다짜고짜 면상에 주먹을 날린 뒤에 한 번 걷어찼다. 교실은 완전히 아수라장이 되었다. 전화로 헬프를 치는 몇 명, 뒤에서 의자같은 걸 집어들고 오는 몇 명, 무작정 도망치는 찐따 새끼들(생각해보니 나도 찐따나 다름 없었다. 좀 더 과격한 병신이었겠지.) 그리고 얼굴을 부여잡고 욕설을 내뱉는 바로 그년.

"애.비 뒤진 새77ㅣ가 ㅈ같은 짓만 골라 하네 아주, 응?"

그러면서 동시에 라이터 불을 켠 채로 얼굴에 그었다. 그 때는 욕 나올 상황이었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그걸 피한 게 다행이었지. 그리고 열은 열대로 뻗쳐 있던 상황이라 담배에 불을 붙이고는 미리 밟아놓은 년들한테 지졌다. '흥, 될 대로 되라지.' 그러고는 좀 물고 있다가 숨을 내쉬며 땅바닥에 꽁초를 휙 던져 놓고, 책상을 집어 들고 바로 던져버렸다. 던진 방향은 그 짜증나는 년이 아니라, 애새77l들이 몰려있던 곳이었다.

 "어느 새77l야!"
문이 열리자마자 들려오는 고함소리. 본능적으로 망했다는 것을 직감할 수 있었다.

" 이 년이!"

하긴, 그냥 공부 좀 잘 하는 것 갖고는 그렇게 인기몰이를 할 수가 없지. 뒤에 빽(background-배경)이 있으니까 그렇게 설쳐댔겠지.

"빌어먹을 년!"

이라고 고함치며 다짜고짜 주먹을 날렸지만 무시했다. 그리고 무릎으로 한 번 자존심을 강하게 걷어찼다.

"아빠!"

그새 또 담임이 들어왔다. 딱 봐도 할 말은 반성하라니까 또 사고를 쳤네 뭐하네 하면서 맞은 년이랑 그 애.비한테는 또 죄송하니 뭐한 하면서 씨부릴 게 뻔하다. 그 동안 뭔 일만 터졌다 하면 항상 이런 식으로 진행됐으니까. 그리고 나에게 주어진 징계 따위는 아랑곳 않았다. 그렇게 일이 진행되

고 나서, 강전 처분을 받았다. 강전도 하필이면 거지같은 곳으로 갔다. 그냥 범죄자 수용소라고 해도 될 정도였고, 여기서 날고 뛰었던 나는 그쪽에서는 그냥 피라미 한 마리였다. 그 이하일지는 몰라도 그 이상은 절대 아니었다.

 그곳에서는 계속 짓밟혀 왔다. 내가 그 전에 한 일을 그대로 당했다. 그들끼리의 패싸움, 그리고 남중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무식하게 많은 남자들만 있었다. 그리고 나중에 알게 된 건데, 여자는 나 하나밖에 없었다. 그 전에 그들이 느꼈던 공포가 이런 것들이었을까. 후회와 공포는, 그들이 나를 고발할 때의 그 오기로 바뀌었다. 그 날은 눈물과 피와 땀으로 가득했다. 무조건 갈겼다. 수십, 아니 수백 번은 맞았다. 오기는 꺾이지 않았고, 계속해서 밀리다 보니 가지고 다니던 당구채랑 알루미늄 배트도 꺼냈다. 남들이 봤으면 뭔 미친 년놈들이 발광을 떤다고 했겠지.

 그렇게 중학교 시절도 미친 듯 지냈다. 그리고 고딩이 되니 대체 뭔 변덕인지 갑자기 공부하란다. 엿 먹으라 하고 집을 뛰쳐나왔는데, 막상 뛰쳐나오니 모든 게 막막했다. 뜯은 돈 삼만 원 정도가 전부였다. 그걸로 언제까지고 먹고 자고 입고 할 수는 없었다. PC방과 찜질방을 전전하며 버티는 것도 한계가 있었고, 무조건 점원이 아래라는 편의점 알바로 들어가게 되었다. 당장이라도 몇 대 치고, 진열대에 있는 담배를 훔쳐 피우고 싶었으나, 당장의 삶이 막막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 꼰대들 면상을 안 본다는 게 그나마 위안이었다.

 그리고 첫 달 월급을 받았는데 이리 욕이 나올 줄은 몰랐다. 원래 계약했던 돈의 사분의 삼 정도밖에 나오지 않았다. 이곳저곳에 갖가지 속임수들이 즐비했다. 설상가상으로 컵라면이나 김밥, 찜질방, PC방의 가격은 점점 올라갔다. 일 분기가 지나자 80 퍼센트 정도 받게 되었다. 그때까지 물가는 오르지 않았고, 다행히 돈도 차츰 쌓여나갔다. 그리고 다음날 출근을 하려 했더니 점장이 문을 막아서, 왜냐고 물어보니, 살인도 하고 이것저것 범죄는 다 저지르고 다닌 가출녀는 필요 없댄다.

 도로를 걸어가며 이것저것 생각을 해 봤는데 한 치의 후회도 없었다. 원망과 복수심, 그리고 근심만이 나를 휘감았다. 찜질방 갈 돈도 없어서 찌질하게 초중딩들한테 삥이나 뜯으면서 시간을 보내다가 저녁에 찜질방에서 좀 자고 다시 돌아다녔다.

 그러던 도중에, 같이 화목하게 리무진을 타고 가는 그년-중학교때 그 주먹을 꽂은- 의 가족을 보고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참을 것이고 자시고도 없었지만 열등감에 화가 났고, 거리를 전전하는 것도 진저리가 났다. 재수없게도 나를 바라보고 피식 하며 웃는 게 아닌가. 살 이유는 없었다. 나중에는 불로 지졌던 년들도 다 얼굴 꼿꼿이 들고 잘 돌아다니는 걸 보고 회의감이 들었다. 그리고, 술을 한 모금 마신 다음에, 한강으로 뛰어내렸다.


  "자, 촬영 끝났습니다~"

그 순간 들려오는 환호성. 그리고 얼마 뒤 찜질방 앞에 붙은 영화 포스터. 어이없게도 내 일을 그린 것이었다. 그리고 주인공은 생전 처음 보는 년이었다. 그리고 그게 히트를 쳤단 말을 듣자마자 나는 종이에 대충 글씨를 휘갈기고 술을 한 모금 마신 뒤 그대로 몸을 던졌다.

 다리를 건너던 시민 하나가 황급히 멈춰서더니 글씨를 읽어나갔다. "비록 짧은 삶이었지만 살면서 이것저것 겪었다. 그리고 지금은 종지부를 찍으려고 한다."

 문제는 내가 죽지 않았다. 편안히 눈을 감고 싶었는데, 어떤 시민이 구조 요청을 했다고 한다. '돈도 없으면서 병원에서 뭘 하는 짓인지. 물론 조사를 받겠지만. ' 이라고 생각했을 때는 다시 한번 자살을 시도하게 되었다. 감방에 갇히거나 죽거나, 뻔하다. 그년들에게 조롱받는 건 뼈저리게 싫었다. 그 때문에 자살을 시도하게 된 거니까. 그래서 피폐한 심신을 이끌고 창문을 연 뒤에, 그대로 떨어졌다. 얼굴을 타고 흐르는 눈물이 차디찬 얼음같이 느껴졌다. 그리고 땅바닥과 만난 순간, 그 자리에는 사람이라고는 할 수 없을 정도로 흉측하게 망하진 고깃덩어리가 있을 뿐이었다.

 그리고 그 자리에 화려한 필체로 한 줄이 적혀 있었다.

Regret Message.


공백 포함 3994

공백 미포함 3009







-후기-

쓰면서 뭐라고 한 건지는 모르겠는데 진짜 막장.


간단하게 요약.

1. 주인공이 열등감에 쩔어있는 병신새77l임

2. 나대다가 강전

3. 강전갔는데도 깽판침

4. 고딩 때 가출함

5. 자살시도

6. 이 내용이 사실 실화를 영화로 담은 거고, 그 실화의 주인공이 그걸 봄

7. 자살을 시도하는데 구조됨

8. 자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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