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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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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난이대
작성자 변해인 등록일 17.03.15 조회수 13
그렇게 만도는 진수를 업고 외나무다리를 건넜다. 아무리 아버지라고 해도 다 큰 성인을 업는 것은 그에게 많은 무리였다. 만도는 외나무다리를 건너자마자 진수를 내려놓고 바닥에 주저앉았다. 옷 소매로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아내고 진수를 향해 웃으며 말했다.
"거 봐, 이렇게 서로 힘들어 할 때 도와주면 산다니까. 그러니까 걱정말고 일단 살아보는 거야."
이 말을 들은 진수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진수는 눈시울이 붉어진 것을 들키지 않기 위해 이리저리 둘러보며 말을 돌렸다.
"여기는 뭐 변한 게 없네요. 이곳에 오니 정말로 고향에 돌아온 거 같아요. 예전에 여기서 많이 뛰어 놀았는 데 말이죠."
진수는 고개를 이리저리 돌리면서 다시 돌아온 고향을 둘러보았다.
"이제는 예전처럼 친구들이랑 놀지도 못하겠죠? 걔네는 살아있을까 모르겠네요."
"다 살아있을 거야. 이제 전쟁 끝나면 걔네들도 다시 돌아올테니까 그때 다시 놀면 되는거야." 
만도가 일어나며 말했다. 만도와 진수는 서로를 바라보다 같이 집을 향해 걷기 시작했다. 어느 누구도 먼저 나가지 않고 서로 발 맞춰 걸었다. 집에 도착한 만도는 고등어를 들고 부엌으로 향했다. 고등어를 손질하기 위해 칼을 꺼내들었지만 한쪽 팔로는 무리였다. 혼자 낑낑 거리며 고등어를 손질 하려고 하는데 진수가그 모습을 봐버렸다.
"아버지, 지금 뭐하시는 거에요? 서로 힘들때 도우면서 지내자고 하셨잖아요. 이런 일은 저에게 맡기시고 어서 들어가 쉬세요."
진수가 아버지 손에 있는 칼을 뺏으며 말했다. 멋쩍어진 만도는 뒤로 물러서면서 아들이 고등어 손질 하는 것을 바라보았다.
"요리도 못하던 네가 고등어 손질을 하다니. 정말 많이 변했구나."
"다른 병사들에게서 많이 배웠어요. 그중에 요리를 정말 잘 하는 병사가 있었거든요."
진수가 고등어를 손질할 동안 만도는 한 손으로 열심히 밥을 지었다. 그렇게 완성된 밥과 반찬을 둘이 같이 방으로 옮겼다. 발이 불편한 진수가 도중에 넘어질 뻔했지만 무사히 밥상을 옮겼다. 밥을 먹으며 진수는 그동안의 군 생활 이야기를 아버지에게 들려주었다. 많은 감정들이 넘쳐 흘렀던 하루가 어느 새 지나가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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