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애고 우리 개똥이들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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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 김지환 | 등록일 | 10.09.30 | 조회수 | 49 |
안녕하세요. 수성어머님! 오늘 아침 전날 챙겨 놓은 보물찾기 짐을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오늘 우리 개똥이들 소풍 잘 갔다왔답니다. 의외로 큰 문제 없었고 그 정도의 질서 수준이면 2학년 다운 모습입니다. 소풍 다녀오고 제가 아이들을 나무란 것은 운동회와 현장학습으로 인해 들뜬 마음들을 가라 앉히기 위한 저만의 방법이랍니다. ^^ 의도된 또 다른 교육이기도 합니다. 제가 담임을 맡으면 적정한 시간에 이러한 일련의 모습을 보입니다. 자칫 흐트러지기 쉬운 분위기를 잡아 더 멋진 다음날들을 만들기 위한 저만의 퍼포먼스이기도 하구요. 정말 사랑스러운 아이들 편하게 좋아라만 하면 이행해야할 과업을 이루는데 다소 많은 시간과 에너지가 소모되고 더 나은 가르침을 펼치기에 많이 버겁거든요. 아이들이 이해할만한 수준으로 제 의도된 감정(?)을 충분히 비추게 하여 제가 아이들을 사랑하는 만큼 개똥이들이 저를 사랑하는 만큼 호흡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저 또한 남자교사이고 남자 어린이들을 운동부라든지 또 다른 활동으로 여러모로 다뤄보고 경험하여 사실 남자 어린이들의 성향 어느 누구보다도 잘 압니다. 그리고 충분히 이해합니다. 아이들 말을 들으시고 선생님이 많이 힘들고 내 자녀로 인해 불편하거나 선생님이 노하셨겠구나 하고 부담스러워하시거나 미안해하실 필요 전혀 없습니다. ^^ 우리 개똥이들이 학부모님들의 자녀인 동시에 저에게는 둘도없는 또다른 자녀이고 제자랍니다. 학부모님들은 그저 저를 믿으시면 됩니다. 전혀 미안함 같은 것이나 부담 가지시면 아니되옵니다. 혹 아이들이 큰 잘못을 했다면 도리어 스승인 제가 반성할 문제지요. 수성이의 성향 담임으로서 잘 알고 있고 또한 수성이 나아지고 있습니다. 점점 빗나가는 것 아닙니다. 변화는 바로 오는 것이 아닙니다. 알게 모르게 서서히 생기는 것입니다. 아이들과 하는 1년이 제 교육상 매우 짧은게 아쉽지만 전 조바심 내지 않습니다. 아이들에게 호통아닌 호통을 치면서 오늘이 너희들과 함께 한 마지막 소풍이다라고 전하니 연세 얼마되지 아이들이 숙연해지더군요. 현장학습이야 원래 1년에 1-2번인 것을.. ^^ 선생님과 함께 할 날이 항상 있는 것이 아님을 간접적으로 이야기 하는 것이고 앞으로 선생님과 더 사랑을 나누자. 뭐 그런 의미인데 아이들은 충분히 직감하더군요. 전 내일부터 다시 개똥이 아빠로 열심히 가르칠 겁니다. 학교에서하는 학습도 또 보이지 않는 중요한 가르침의 교육도... 교실에서 제 큰 목소리보다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더 크게 들리도록 제가 먼저 노력해야겠죠. ^^ 학교에서 여러가지로 힘든 일 마다하지 않고 봉사해주시는 수성어머님께 감사의 인사를 전하면 글을 맺겠습니다.
2010년 9월 20일 새벽 개똥이 아빠 김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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