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수고해서 즐기는 평등한 명절

매년 명절 때면 서울 할머니네 가서 명절을 지냅니다. 엄마와 할머니, 또

작은 할머니는 계속 음식 준비에 바쁘시고, 아버지, 할아버지, 작은할아버

지 그리고 막내 삼촌과 저는 목욕을 다녀오거나 간단한 심부름을 하며 지

냈습니다. 그런데 올해부터 무언가 달라졌습니다. 작년에 늦게 장가를 간

삼촌이 제안을 하고, 어머니와 할머니께서 기꺼이 찬성하셔서 온 가족 모

두가 즐거운 명절을 만들기 위한 가족회의를 하였습니다.

  삼촌은 장가를 가셔서 이제 작은 아버지가 되었습니다. 작은어머니는 어머니나

할머니처럼 살림만 하시는 분이 아니라, 직장에 다니십니다. 명절 연휴가 시작되

는 전날까지 회사에 출근을 하고 돌아와, 명절 준비를 해야 하는 작은 어머니의

사정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는 작은 아버지가 힘든 아내를 위해 생각해 낸 제안

이었습니다. 가족 회의를 하자는 작은아버지의 제안에 아버지와 할아버지께서

는 처음에는 “새삼스럽게 무슨 가족회의?‘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할머니께

서 ”매번 명절 때면 여자들만 고생하는데, 이번 기회에 우리 가족도 모두가 즐겁

게 명절을 보낼 수 있도록 아이디어를 내 보자꾸나.“ 하시며 찬성하셔서 가족회

의를 하게 된 것입니다.

  가족회의 결과, 다음과 같은 제안들이 채택되었습니다. 첫째, 남녀노소 온 가족

이 명절 준비에 동참하자. 둘째, 명절 음식은 간소하게 준비하자. 셋째, 명절에 온

가족들이 즐길만한 특별한 시간을 갖자. 어머니, 작은어머니, 할머니는 물론 어

른들 모두 가족회의 결과에 만족해하시는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나는 “삼촌이

결혼해서 작은 어머니가 생겨 일손이 더 늘었는데, 왜 나까지 일을 해야 하지?”

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출처 : 정해숙 외(2002). 초․중등 교육과정의 성인지적 개편을 위한 양성평등 교육내용 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