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겨둔 선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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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윤효정 | 등록일 | 09.08.26 | 조회수 | 383 |
독일의 낭만주의 작곡가이자 피아니스트인 요하네스 브람스의 아버지는 호른과 더블베이스를 연주하는 유랑 악사였습니다. 넉넉지 않은 형편에서도 어린 아들에게 처음으로 피아노를 가르쳐 주었고, 훌륭한 작곡가가 되기 위한 바탕을 마련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아버지는 브람스가 사상에 널리 알려진 뒤에도 자신이 직접 연주해서 번 돈으로 생활했습니다. 그러나 아버지의 형편은 예전보다 특별히 나아진 것이 없었습니다. 브람스는 아버지께 몇 번이나 용돈을 드리려고 했지만, 자존심이 강한 아버지는 좀처럼 받지 않으셨습니다. 그래서 브람스는 아버지를 돕고 싶을 때면, 먼저 아버지가 혹시 기분이 상하지나 않으실까 염려해야 했습니다. 연주를 위해 세계 곳곳을 여행하던 브람스는 오랜만에 아버지를 찾아갔습니다. 아버지는 여전히 자신의 힘으로 생활을 꾸려나가고 있었습니다. 브람스는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지만 겉으로 표현하지 않고, 그동안 못했던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음악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던 끝에 브람스는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습니다. "아버지, 아버지께서 기운이 없거나, 급한 일이 생기실 때, 도는 아버지께 용기를 불어넣어 줄 무언가가 필요하다고 느끼실 땐 저기 책장에 꽂혀 있는 헨델의 '사울'이란 옛 악보를 펼쳐 보십시오. 아버지께서 필요로 하는 것을 꼭 찾으실 수 있을 겁니다." 얼마 후, 브람스의 아버지에게 여러 가지 어려운 일이 생겼습니다. 아버지는 혼자서 끙끙 앓다가 예전에 아들이 했던 말을 기억해 내고, 책장에서 낡은 악보를 찾아 펼쳐 보았습니다. 과연 악보 속에는 아들이 말한 대로 그가 필요로 하는 것이 가득 들어있었습니다. 아버지는 책장을 넘기며 아들의 이런 세심한 배려에 흐뭇한 미소를 지었습니다. 브람스는 아버지를 위해 책갈피마다 지폐를 정성스럽게 끼워 놓았던 것입니다. 부모님의 자존심을 다치지 않게 하려는 자식의 세심한 효성이 돋보입니다. 효도는 부모님의 마음을 편히 해 드리는 데서 출발한다고 하겠습니다. 부모님에 대한 관심의 지나침도 모자람도 자칫 부모님의 마음을 불편하게 해 드리기 십상입니다. 평소에 꾸준히 정성을 쏟던 모양대로 변함없이 진실된 마음을 다하는 것이 바람직한 효도가 아닐까 합니다. 나는 훗날 어떠한 모습으로 부모님을 대하고 있을까? 미리 한 번 생각해 보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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