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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봉학부모평생교육2017-6월3주-37호
작성자 *** 등록일 17.06.28 조회수 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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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병에 걸린 두 사람이 있었습니다.

둘은 큰 병원의 같은 병실에 입원했습니다. 병실은 아주 작았고, 바깥세상을 내다볼 수 있는 창문이 하나밖에 없었습니다. 한 사람은 치료의 과정으로 오후에 한 시간씩 침대 위에 일어나 앉도록 허락을 받았습니다. 폐에서 어떤 용액을 받아내기 위함이었습니다. 그는 침대가 창가에 있었기 때문에 일어나 앉을 때마다 바깥 풍경을 내다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다른 환자는 하루 종일 침대에 꼼짝없이 누워 있어야만 했습니다. 매일 오후 정해진 시간이 되면 창가의 환자는 침대에 일어나 앉아 바깥을 내다보았습니다. 그는 바깥 풍경을 맞은 편 환자에게 일일이 설명하면서 시간을 보내곤 했습니다. 창을 통해 호수가 있는 공원이 내다보이는 모양이었습니다. 호수에는 오리와 백조가 떠다니고 아이들이 와서 모이를 던져 주거나 모형배를 띄우며 놀고 있다고 하였고, 젊은 연인들은 손을 잡고 나무들 아래를 산책하고 꽃과 식물들이 주위에 많다고 하였습니다.

누워 있는 환자는 창가의 환자가 이 모든 풍경을 설명해 줄 때마다 즐겁게 들었습니다.

한 아이가 어떻게 해서 호수에 빠질 뻔했는지도 들으며 창가의 환자가 어찌나 생생히 묘사를 잘 하는지 그는 마치 자신이 지금 바깥 풍경을 내다보고 있는 듯한 착각이 들곤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오후 한 가지 생각이 그를 사로잡았습니다. 왜 창가에 있는 저 사람 혼자서 바깥을 내다보는 즐거움을 독차지하고 있는가? 왜 자신에게는 기회가 돌아오지 않는가?’ 그는 점점 더 창가에 있는 환자에게 질투가 났습니다. 침대를 바꿀 수 있다면 무슨 일이든지 하고 싶었습니다.

어느 날 밤, 그가 천정을 바라보며 누워 있는데 창가의 환자가 갑자기 기침을 하면서 숨을 몰아쉬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손을 버둥거리면서 간호사 호출 버튼을 찾는 것이었습니다. 갑자기 병세가 악화된 것이 분명했습니다. 그는 당연히 그 환자를 도와 비상벨을 눌러 주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가만히 지켜보기만 했습니다.

그 환자의 숨이 완전히 멎을 때까지도.

적절한 시기가 되자 그는 창가 쪽으로 침대를 옮기고 싶다고 간호사에게 요청했고 병원 직원들이 와서 조심스럽게 그를 창가 쪽으로 옮겨 주었습니다. 직원들이 떠나자마자 그는 안간힘을 다해 침대에서 몸을 일으켰습니다. 통증이 느껴졌지만 팔꿈치를 괴고 간신히 상체를 세울 수 있었습니다. 그는 얼른 창밖을 내다보았습니다. 창밖에는 아무 것도 없었습니다.

 

묶음 개체입니다. -맞은 편 건물의 회색 담벽만이 답답하게 가로막고 있을 뿐이었습니다.- <좋은 생각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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