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주 있는 삼형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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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조성숙 | 등록일 | 10.04.19 | 조회수 | 97 |
어느 마을에 삼형제가 살았단다. 그냥 삼형제가 아니고, 아주 신기한 재주 하나씩 가지고 있는 삼형제가 살았단다. 맏이는 눈이 밝아서 뭐든지 잘 보는데, 그냥 눈이 밝은 게 아니고 아무리 멀리 있는 것도 다 뵈고, 아무리 꼭꼭 숨겨 놓은 것도 다 뵈네. 산 동네 보리 방아 찧는 것도 다 뵈고, 땅 속에서 두더지 낮잠 자는 것도 다 뵈네.
둘째는 힘이 장산데, 그냥 장사가 아니고 아무리 무거운 것도 다 지고, 아무리 덩치 큰 것도 다 지네. 뒷산에 집채만한 바윗덩어리도 덜렁 지고, 나뭇짐 서른 짐도 한 어깨에 다 지네. 셋째는 맷집이 좋은데, 그냥 맷집 좋은 게 아니고 맞으면 맞을 수록 힘이 펄펄 살아나네. 회초리로 맞으면 간지럽다고 웃고, 몽둥이로 맞으면 ‘어이 시원타, 어이 시원타.’고 더 큰 걸로 때려 달라네. 이 삼형제 사는 마을에 흉년이 들었단다. 흉년이 들어서 온 마을 사람들이 굶어 죽을 판이었단다. 삼형제네 집에도 밥을 못 지어먹어 아궁이에 풀이 났단다. 하루는 삼형제가 산 위에 올라갔지. 먼저, 맏이가 그 밝은 눈으로 여기저기 둘러봤지. 어디고 간에 굶는 사람뿐인데, 아이고 한 곳을 보니 곳간에 쌀가마니가 그득하네. 거기가 어디냐 하면 사또 사는 관청인데, 그 곡식 풀어먹이면 온 마을 사람 배불리 먹고도 남을 것 같아. 안 되겠다, 동네 사람 다 굶는 판에 세금으로 거둔 곡식 저 먹겠다고 저리 쌓아 놓았으니, 저걸 꺼내다가 여러 사람 먹여 보자. 이렇게 궁리를 하고. 둘째가 밤이 되자 곳간에 슬며시 들어가서 한 어깨에 서른 가마씩 예순 가마를 짊어지고 나와서는 온 마을사람에게 나누어주고, 그래도 남아서 이웃 동네 사람들까지 배불리 먹였단다. 이튿날 날이 밝으니 호랑이 같은 사또가 곳간에 곡식 훔쳐간 놈 찾는다고 사령들을 풀어서 죄 없는 사람을 막 잡아가네. 이때 막내가 썩 나섰지. “곡식 홈쳐간 놈 여기 있소. 날 잡아 가시오.” 그래서 사또가 막내를 잡아다 형틀에 묶어 놓고 볼기를 때리는데, 곤장이 ‘철썩’ 할 때마다 ‘어이 시원타, 어이 시원타.’ 하니 사또가 약이 올라 쇠막대기로 치라네. 쇠막대기로 맞으니 더 기운이 펄펄 나, ‘어이 시원타. 더 큰 몽둥이는 없는가?’ 사령은 때리다가 때리다가 제풀에 지쳐 나자빠지고, 사또는 약이 오를 대로 올라 발발 떨다가 화병이 나서 꼴까닥. 삼형제는 동네 사람들하고 천 년 만 년 잘 살았단다. 병 없고 근심 걱정 없이 잘 먹고 잘 살았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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