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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게시 담당자 : 정보, 생활담당

퇴임하시는 김기백 교장 선생님께
작성자 엄희진 등록일 14.08.28 조회수 156


" ...모든 정력을 2세 교육을 위해 최선을 다하려 했지만, 제 능력이 너무 부족했습니다. 따뜻한 사랑으로 품으려 했지만 제 마음 그릇이 너무 작았습니다. 이제 뒤돌아보면 지난 발걸음이 아리고 애틋합니다."라고 씌여진 편지를 보며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교장선생님!

비록 저희 마을의 학교로 오신지는 얼마되지 않지만 교사로서의 마지막 시간을 이곳에서 보내고 가신다는것을 매우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처음 저희 학교로 오셨을때 저희들은 아이들처럼 눈을 반짝이며 새로오신 교장선생님을 바라보고 있었답니다. 그런 저희를 쳐다보기가 쑥스러워 먼산 바라보시며 인사를 나누시던 때가 기억 나시는지요?

꼼꼼하게 아이들의 이름을 외우시고, 아이들이 지날때마다 다정하게 말을 건네시던 모습이 떠오릅니다. 개구장이 유치원 아이들이 서툴게 인사를 드리면 환하게 웃으시며 받아주셨지요.  언젠가 갑자기 비가 많이 내리던 여름날이었습니다.  비때문에 다리가 넘칠까봐 아이들이 학교에서 떠나기 전에 부랴부랴 저희 아이들을 데리러 학교로 간 적이 있었습니다. 학교도 아이들의 안전때문에 일찍 귀가를 시키던 차 였는데, 교장선생님께서는 직접 나오셔서 우산을 쓰고 아이들의 귀가를 지도하고 계셨답니다.

그때 참으로 고마왔습니다, 선생님! 일일이 마음 쓰심이 느껴졌습니다.

가끔 불편한 일이 있어 학교에 방문하게 될 때도 교장 선생님께서는 주로 많이 들어주시고 이해해주셔서 저희가 되레 죄송할때도 있었습니다. 그것만으로도 힘들게 이야기를 꺼내는 학부모입장에서는 너무나 감사하고 감사한 일이었지요.

저는 사실 아이들이 들고 온 교장선생님의 편지에 깜짝 놀랐습니다. 놀라서 더 감동이었습니다. 지금까지 계시던 어느 선생님에게서도 이같이 담담하고 찡한 편지나 인사를 받아본 적이 없기때문입니다. 교장선생님께서 보내주신 글을 읽으며 저도 함께 선생님을 따라 43년의 발자취를 돌아보는 듯 마음이 덩달아 울렁거리더군요. 

교장선생님께서 저희 학교에서 이루고자 하셨던 것, 작은 도움도 되지 못하고 마음을 어지럽히기만 한것 같아 반성도 많이 됩니다. 이곳에서의 시간들이 비록  마음에 흡족하시진 못하더라도 교장선생님의 너그러운 인품과 자애로운 미소가 교정 곳곳에, 그리고 아이들과 학부모들의 마음 구석구석 남아있음을 잊지 마세요.

가끔 관사를 지나다 그곳에서 나오시던 교장선생님의 모습을 기억하겠습니다. 학부모 모임이 있던 날, 조용히 다가와 인사를 건네시던 교장선생님의 다정한 모습도 기억하겠습니다. 혹여 비가 많이와 다리가 넘칠까 위험한 날이 또 오면 우산을 들고 현관에 서서 아이들의 안전을 챙기시던 그 모습도 기억하겠습니다.

헤어지지만, 다른 선생님들보단 짧았던 시간이었지만 좋은 기억으로 오래도록 함께 하겠습니다.

교장선생님께서 저희에게 주셨던 인사를 다시 돌려드립니다.

언제 어디서든 늘 건강하시고, 하시는 일마다 만사형통 하시고 가정과 자손이 항상 행복하고 기쁨이 충만하시길 두 손 맞잡고 가슴속 깊이 기원합니다.

고맙습니다.


                                                                            2014년 8월 28일

                                                은파/은선/일균엄마  엄희진 올립니다


* 추신 : 교장선생님, 이제는 머리를 너무 까맣게 염색하지 마세요. ~~

            너무 까매서 조금 촌스러워 보이신건 아시죠?

            또 하나, 은퇴후 귀농지로 물맑고 산좋은 송면은 어떠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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