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외할머니댁은 경북 예천에 있는 시골이다. 이번 주말에 어버이날이 있어서 우리 가족은 모두 외할머니네 갔다. 처음 시골에 갈 때는 마당 파기, 흙장난하기, 소밥주기를 하면서 놀 생각만 했다. 또 할머니께서 해주시는 감주와 쑥떡을 먹을 생각을 하니 막 침이 고였다. 하지만 도착하고 나서 점심을 먹고 나니 아버지께서 모자 쓰고 장갑을 끼고 모두 들에 가자고 하셨다. 바람도 불고 비도 올 것 같아서 가지 싫었지만 모두 다 가서 어쩔 수 없이 나도 따라갔다. 들에 가보니 넓은 밭에 비닐이 씌워져 있고 거기에 고추를 심어야 한다고 하셨다. "저걸 언제 심지? 힘들겠다" 생각하니까 짜증이 났다. 먼저 할아버지께서 구멍을 뿡뿡 뚫으시면 내가 뒤에 따라 가면서 고추 모종을 한 개씩 넣었다. 그런 다음엔 모종삽으로 흙을 파서 구멍에 넣고 넘어지지 않게 꼭꼭 눌러 주었다. 조금 하다 보니 다리도 아프고 팔도 아팠다. 쉬고 싶었는데 모두들 열심히 해서 나도 어쩔 수 없이 하다보니 어느새 넓은 밭에 고추모가 다 심겨졌다. 아빠께서 "서연이가 열심히 해서 금방 다 끝났네. 할아버지, 할머니 두분이서 했으면 아마 하루 종일 했을거야. 수고했다" 그러고 보니 할머니께서는 비닐을 씌우시느라고 힘드셔서 다리가 많이 아프다고 하시고 할아버지께서도 감기로 아프시다. 만약에 내가 도와 드리지 않았다면 정말 엄청 고생하셨을 것 같다. 난 힘들었지만 할아버지, 할머니를 도와 드려서 고추를 다 심게 된 게 정말 기분이 좋았다. 다음에도 또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서 도와 드리고 싶다. 이번 어버이날은 외할머니댁에서 내가 효도를 한 게 자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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