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들의 입시지도: 서울대 의예과 15학번 최원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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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이승은 | 등록일 | 15.03.19 | 조회수 | 1491 |
수시를 준비하며
최원준(서울대 의예과 지역균형전형합격) 안녕하세요. 후배님들. 저는 올해 지역균형전형으로 서울대학교 의예과에 입학한 최원준이라고 합니다. 제가 서울대 의대에 갔다고 하니까 막 ‘천재구나.’ ‘대단한 사람이구나.’ 이런 생각이 들 수 있지만 저는 사실 이런 것들과 거리가 멉니다. 다만 좀 운이 좋았던 사람이었다고 할까요? (진심이니까 재수 없다고 생각하지 말아주세요. 후배님들!) 서울대 의대에 와보니 이곳에 합격한 친구들은 크게 두 부류로 나뉩니다. 첫째는 우리나라에서 손꼽힐 정도로 정말 머리 좋은 친구들입니다. 수학, 물리, 화학 올림피아드 국가대표 출신인 친구들도 있고 수능 만점 받은 친구들은 수두룩합니다. 저는 올림피아드를 본 적도 없고 수능 성적도 의대는커녕 서울대 근처에도 갈 수가 없으니 일단 첫 번째 부류는 아니겠지요. 둘째는 깡(?)이 대단한 친구들입니다. 실력은 위의 친구들만큼은 아니지만 ‘나는 누가 뭐래도 의대를 쓸거다!’ 라는 고집과 깡으로 서울대 의대에 지원했고 좋은 결과를 얻어낸 친구들이지요. 저는 이 둘째 그룹에도 속하지 않습니다. 의사가 꿈이었고 모의고사 성적도 전국 상위권이었지만 항상 저 자신을 믿지 못해 3학년 2학기 내내 담임선생님께 “저 그냥 공대로 돌릴까요?”라는 질문을 수도 없이 하며 선생님을 괴롭혔으니 말입니다. 그럼 이 두 그룹에 모두 속하지 않는 저는 어떻게 서울대 의대에 합격할 수 있었을까요? 솔직히 아직도 의문입니다만, 아무래도 저는 ‘세광고등학교가 만들어 낸 서울대 의대생’이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저와 함께 이번에 지역균형 전형으로 합격한 동기 중 한 명은 “너 의대 쓰면 지균 뺏는다.”라는 말을 그 학교 교장 선생님으로부터 계속해서 들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저 같은 경우 이와 정반대로 제가 공대로 돌리겠다고 선생님께 말씀 드렸음에도 오히려 선생님들께서 의대를 쓰라고, 겁먹지 말라고 응원해주시고 더 많이 도와주셨습니다. 또한 더 좋은 자기소개서를 만들기 위해 교감선생님, 교무부장선생님, 담임선생님까지 밤늦게 까지 학교에 남아 함께 고민해주셨고, 수능이 끝난 뒤 난방도 안 되는 추운 교실에서 함께 오들오들 떠시며 모의 면접을 해주시기도 하셨습니다. 저보다 먼저 서울대 의대에 입학하신 선배님들의 공 또한 빼놓지 않을 수 없습니다. 박창수, 김동욱 선배님께서 대학교의 교수님과 동기들로부터 훌륭한 평판을 받고 있다는 점은 저의 합격에 있어서 중요한 작용을 하였으리라고 생각되고 또한 선배님들의 면접 경험담과 조언은 지균 면접에서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기도 하였습니다. 저는 이 정도로 선생님과 선배님들로부터 엄청난 도움을 받았고 이 과정에서 학교의 노하우와 명성, 그 동안 축적해 온 긍정적인 평판이 총집합 되어 저의 서울대 의대 합격이라는 결과물이 탄생된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이처럼 저의 합격의 팔 할은 학교가 일궈낸 것입니다. 그래도 저 스스로가 잘 했다고 생각되는 부분이 있다면 바로 선생님과 선배님들의 말씀 하나하나를 모두 경청하고 흡수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것입니다. 선생님들의 피드백을 놓치지 않으려 항상 메모하였고 그 피드백을 바로 바로 반영하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였습니다. 2학년 때까지만 하더라도 그렇게 좋은 평판을 받지 못 하던 저였지만 3학년에 올라와서는 선생님들께서 칭찬을 많이 해주셨던 것이나 수시 준비 과정에서 저를 성심성의껏 도와주신 것도 그런 부분이 주요하였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미 입시가 끝났습니다. 정말 생각도 많이 했고 고민도 많이 할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습니다. 이제 고민은 여러분의 몫입니다. 그 모든 고민 하나하나는 여러분을 성장시킬 자양분이 될 것입니다. 그러나 단 한 가지, 여러분이 앞으로 많이 할 고민이지만 여러분에게 독만 될 뿐인 고민을 한 가지 지적해드리고 싶습니다. 여러분이 수시를 노리는 학생이라면 이쯤에는 아마 ‘효율성’의 문제에 관하여 많은 고민과 집착을 하리라 생각됩니다. ‘이 자료를 과연 입학사정관이 볼까? 본다면 얼마나 자세히 볼까?’와 같은 질문을 던지며 필요 없는 것은 최대한 안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될 것입니다. 효율적으로 행동하겠다는 취지는 나쁘지 않으나 사실 위에 제시한 질문들의 해답은 여러분이 입학사정관의 아들이나 손자가 아닌 이상 알 수 없는 것들입니다. 답이 없는 문제에 스스로 답을 내리고 그에 맞춰 행동 한다는 것은 얼마나 바보 같은 짓이겠습니까? 저도 물론 답을 모릅니다. 하지만 여러분보다 먼저 입시를 치러 본 선배로서 해줄 조언이 있다면 바로 지원할 대학의 입학사정관을 생각하기에 앞서 여러분의 선생님을 먼저 생각하라는 것입니다. “입학사정관이 이걸 봐요?”라는 질문을 하기 보다는 차라리 “쌤 저 잘 했나여? ><” 하면서 애교를 떠는 것이 백 배 나을 것입니다. 다시 말해 여러분이 만든 자료를 보고 선생님이 맘에 들어 하신다면 그 자료는 입학사정관이 보아도 맘에 들어 할 것이고 설사 안 본다고 하더라도 여러분은 선생님들로 하여금 ‘성실한 학생’이라는 인상을 주어 전혀 손해 볼 것이 없는 상황이 되겠죠. 저도 사실 항상 성실하기만 했던 것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저와 친구들을 위해 선생님들과 선배님들께서 최선을 다해 도와주시는 것이 피부로 느껴지면서 불성실할 수가 없었습니다. 여러분, 물론 자기 자신의 역량과 경쟁력을 키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수시가 되었건 정시가 되었건 대학은 여러분 혼자 힘으로 갈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여러분에게 도움을 주고 있는 분들을 잊지 말고 앞만 보고 달리면서도 항상 주변을 바라볼 줄 아는 여러분이 되기를 바랍니다. PS 너무 수시 위주로만 써서 미안합니다. 그런데 정시 노리는 친구들도 다시 생각해보세요. 수시라는 기회를 놓치기에는 너무 아깝습니다. 그리고 수능 한방? 수능 대박? 그런 거 없습니다. 훗.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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