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집으로가는길' |
|||||
---|---|---|---|---|---|
작성자 | 최진주 | 등록일 | 10.09.30 | 조회수 | 55 |
“『집으로 가는 길』은 장기자랑에 참여하려고 친구들과 함께 길을 떠난 열두 살 소년 ‘이스마엘’의 행복했던 삶이 전쟁 속에서 어떻게 파괴되어 가는지, 그 참혹한 변화를 담은 회고의 책이다. 뉴욕타임스 논픽션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하는 등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던 이 책은 살육의 현장이 두려워서 필사적으로 도망치던 평범한 어린이가 마을을 습격해 학살을 자행하는 무자비한 소년병이 되기까지의 과정을 솔직하고 생생하게 고백하고 있다.” 출판사의 책 소개 내용의 일부이다. 아프리카 중서부의 대서양 연안에 위치한 시에라리온은 1961년 영국의 식민지에서 독립한 뒤 군사쿠데타와 반 구데타가 반복되면서도 부정부패가 만연해 빈부의 차가 커지고 부정부패의 고리가 끊어지지 않는 악순환이 계속되자 1991년 군 장교 출신인 ‘포다이 산코’가 이웃 라이베리아의 지원 아래 부정부패 일소를 주장하며 혁명연합전선(RUF)을 결성하고 정권 축출을 시도하면서 내전이 시작됐다. 이후 11년간 지속된 내전은 200만 명의 난민과 35만 명 이상의 사망자, 6천명 이상의 신체절단자가 생기는 참혹한 전쟁이었다. 이를 두고 ‘아프리카의 킬링필드’라 부르기도 한다. 책의 초반부는 내전 발발과 동시에 부모형제의 생사도 모른 채 친구를 비롯하여 또래 6명이 반군(RUP)의 잔혹한 습격을 피해 목숨을 건 탈출 행렬이 계속된다. 늘 죽음의 그림자가 떠나지 않는 불안한 상황 속에서 굶기를 밥 먹듯이 하고 때론 반군으로 오인 받아 마을 주민들로부터 죽음에 내몰리는 상황에서 구사일생으로 탈출하기도 한다. 반군의 습격도 극적으로 피해 다니다 반군과의 오랜 전투에서 병력손실이 커 위기에 처한 지역 단위부대의 정부군에 차출되어 소년병이 된다. AK-47총이 무거워 질질 끌고 다닐 정도로 어린데다 첫 전투에서 총 한방 쏘지 못하고 정신을 잃을 정도로 벌벌 떨든 소년병이 친구의 죽음을 지켜 본 뒤 돌변하여 잔혹한 전사가 되어간다. 전투에 나갈 때마다 마리화나와 코카인으로 제 정신이 아닌 상태로 공포심과 동정심도 없는 ‘작은악마’가 되어 그토록 두려워하고 증오하던 무자비한 살상을 제 손으로 저지르게 된다. 급기야 포로를 묶어놓고 그의 눈을 바라보며 대검으로 목을 따면서도 아무런 죄책감도 못 느끼는 살인마가 된다. 그는 회고한다. 그 당시는 “사람을 죽이는 일이 물 한잔 마시는 것보다 쉬웠다.”고. 책의 후반부는 그런 ‘작은악마’ 이스마엘이 15살 무렵 유니세프의 도움으로 무간지옥과도 같은 전장의 수렁에서 빠져나와 다른 이들의 도움과 스스로의 노력으로 새로운 삶을 찾은 과정을 그리고 있다. 결국 그는 17세에 미국으로 건너가 고교과정과 대학을 마치고 지금은 뉴욕에 거주하며 유니세프 소년병 캠페인 홍보대사로 일하고 있다. 현재 아프리카와 아시아의 내전 또는 분쟁 지역에는 30만 정도의 소년병이 총을 들고 있다고 한다. 그들은 인간이 아니라 터미네이트와 같은 살상병기가 되어 ‘묻지마 살인’을 저지르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끔찍한 상황이 내전이나 분쟁지역의 인민들이 선택한 일이 아니라 권력욕에 사로잡힌 지도자나 주변 나라 또는 강대국의 이해관계에 따라 거리낌 없이 자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또 어떤 지역에서는 종교 분쟁으로 이 같은 피비린내 나는 살육전쟁이 일어나기도 한다. 이 와중에 아무 잘못도 없는 선량한 사람들이 희생당하는 것이다. 그들은 끝이 안 보이는 죽음의 공포에 떨거나 사랑하는 가족의 죽음을 지켜봐야 하는 고통을 당하고 있다. 일부는 목숨만 부지한 채 인접국으로 넘어가 기약 없이 떠도는 비참한 난민의 삶을 살아야 한다. 이 책을 읽으며 인간이 저지를 수 있는 잔인함의 끝이 어디까지인지 혼란스러웠다. 그리고 친구들과 어울려 랩을 부르고 춤추기를 좋아하던 순진무구한 소년을 잔혹한 살인마로 만들 수 있는 전쟁의 광기에 치를 떨었다. 이 땅에도 반세기 전 민초들의 뜻과는 상관없이 주변 강대국들에 의해 동족상잔의 비극이 일어났다. 그 참극 속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죽고, 다치고 가족 이산의 처절한 고통을 겪은 바 있다. 전쟁은 인간을 말살하고 살아남은 자들의 삶을 황폐화 한다. 그래서 더 이상 이 땅에서 전쟁의 참화가 일어나서는 절대로 안 된다. 어떤 이유에서든 전쟁을 입에 담는 인간이나 세력이 있다면 그들은 모두 민족반역자요 이 땅에서 영원히 축출해야 할 악의 무리이다. |
이전글 | 책'위대한 개츠비' |
---|---|
다음글 | 영화'굿모닝 프레지던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