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추밭 그 사나이 |
|||||
---|---|---|---|---|---|
작성자 | 이권주 | 등록일 | 10.07.30 | 조회수 | 48 |
하늘에선 강한 햇빛이 내리쬐고 땅에선 열을 흡수해 방출하는 지열이 올라와 지상의 생물들을 말려죽이려 하는 여름. 선풍기 하나에 매달려 시원한 바람을 느끼는 나. 방학이지만 학교에 나가 수업을 하고 특히 여름엔 지옥 같은 하교 길을 넘어 집으로 간다. 그 짧은 시간이 얼마나 길었던가.. 한 순간 정신 놓으면 쓰러져 버릴 것 같은 폭염 속에 오늘도 지옥의 길을 걸어가고 있다. 하고자리가는 버스의 오후 첫 차의 차 시간은 1시 30분 요즘 학교에서 근무하는 큰 누나와 함께 학교를 나와 그나마 시원한 은행으로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재촉하여 마침내 은행에 도착한다. 아..이런 것이 천국이랄까? 시원한 에어컨 바람이 내가 흡수한 더위를 쫓아낼 때 말로 다 할 수 없는 시원함이 정말 최고다. 은행에서 버스를 기다리다가 시간이 다가오니 밖으로 나가 버스를 타고 집으로 향한다. 누나는 친구들이 놀러와 놀러가고 나는 MP4에 저장 되어있던 노래를 들으며 졸린 눈 부릅뜨고 버스 밖 풍경을 눈에 담아 집으로 가져간다. 집에 도착하여 숙제를 하고나니 큰 삼촌이 고추밭에 약을 치는 것을 도와달라고 하신다. 어제는 쓰던 약이 부족해 중간에 약 치는 것을 멈추었지만 오늘은 끝낼 것 같다. 차를 타고 조금 달려 고추가 많은 고추밭에 들어가 삼촌은 약을 치고 나는 호스를 잡아 조절 해주는 역을 맡는다. 삼촌이 나올땐 당기고 들어갈 땐 걸리지 않게 움직이고 어제 일을 시작할 때 매우 쉬워 보인던 일은 어제부터 오늘까지도 피곤함을 안겨준다. 노란색의 호스가 가벼워 보이더니 생각보다 무겁다. 거기다가 이번 해는 왜 그리 더운지 해가 고추도 태울 것 같다. 물에 뛰어들면 물이 말라 땅에 박을 것만 같은 공포가.. 얼굴에는 마스크, 손에는 장갑, 여름에 긴 옷, 한 손에 호스.. 이러고 있자하니 고추밭 그 사나이... |
이전글 | 부채 |
---|---|
다음글 | 편지 한 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