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겨진 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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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박성은 | 등록일 | 10.10.29 | 조회수 | 27 |
불 피우다 보면 구겨진 종이가 더 잘 탄다 주름살 많은 부채 속, 바람 접혀 있듯 구겨진 몸에는 통로가 있다
밑바닥까지 굴러 본 뒤에야 깊어지는 숨처럼 구석에 쿡, 처박혀 봐야 뻑뻑한 등도 굽을 수 있지 그래야 바람을 안을 수 있지
반듯한 종이가 모서리 들이미는 사이 한 뭉치 종이가 불ㅇ르 먼저 안는다 구겨진다는 것은 바짝 다가선다는 것일까 더 망칠 것 없다는 듯 온몸으로 불길을 연다
구겨진 몸이 불을 살릴 줄 안다
이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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