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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박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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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도둑
작성자 박성은 등록일 10.10.13 조회수 31

마음에 도둑이 들었나 봐

온몸 구석구석을 뒤지더니

깊이 잠들었던 살결을 일깨우더니

종일토록 나가지를 않는다

 

도둑이 들어도 정말 큰 도둑이 들었나 봐 두근두근

온몸이 두근거리는 소리에 잠들지 못하고

한밤중 어둠이 헝클어지도록 잠들지 못하고

마음은 하루 종일 서성대는데

창 밖에 가문비나무 뒤척이는 소리

바람이 발자국을 지우는 소리 문을 닫다가

별들에게 그만 내 눈동자를 들켜 버렸는데

 

가져가려면 빨리 가져가지

이토록 들쑤셔만 놓고 뒤흔들어만 놓고

가지 않는 이여

 

내 심장을 꺼내 드릴까

한 점 열에 들뜬 살점을 뗴어 드릴까

내 머리카락 모두 잘라 신발을 만들어 드릴까

 

길도 보이지 않고

집도 보이지 않고

구름이 달빛을 삼킨 밤

개들도 깊은 잠에 빠져 버린 밤

아, 너무도 큰 당신이 내 몸 속에 들어왔네

 

권대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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