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떄 내 꿈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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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박성은 | 등록일 | 10.09.07 | 조회수 | 25 |
어릴 떄 내 꿈은 선생님이 되는 거였어요. 나뭇잎 냄새 나는 계집애들과 먹무루빛 눈 가진 초롱초롱한 사내녀석들에게 시도 가르치고 살아가는 이야기도 들려주며 창 밖의 햇살이 언제나 교실 안에도 가득한 그런 학교의 선생님이 되는 거였어요. 플라타너스 아래 앉아 시들지 않는 아이들의 얘기도 들으며 하모니카 소리에 봉숭아꽃 한 잎씩 열리는 그런 시골 학교 선생님이 되는거였어요.
나는 자라서 내 꿈대로 선생이 되었어요. 그러나 하루 종일 아이들에게 침묵과 순종을 강요하는 그런 선생이 되고 싶지는 않았어요. 밤늦게까지 아이들을 묶어 놓고 험한 얼굴로 소리치며 재미없는 시험문제만 풀어주는 선생이 되려던 것은 아니었어요. 옳지 않은 줄 알면서도 그럴듯하게 아이들을 속여 넘기는 그런 선생이 되고자 했던 것은 정말 아니었어요. 아이들이 저렇게 목숨을 끊으며 거부하는데 때묻지 않은 아이들의 편이 되지 못하고 억압하고 짓누르는 자의 편에 선 선생이 되리라곤 생각지도 못했어요.
아직도 내꿈은 아이들의 좋은 선생님이 되는 거예요. 물을 건너지 못하는 아이들 징검다리 되고 싶어요. 길을 묻는 아이들 지팡이 되고싶어요. 헐벗은 아이들 언 살을 싸안는 옷 한자락 되고 싶어요. 푸른 보리처럼 아이들이 쑥쑥 자라는 동안 가슴에 거름을 얹고 따뜻하게 썩어가는 봄 흙이 되고 싶어요.
도종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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