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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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박주리 | 등록일 | 10.10.25 | 조회수 | 30 |
내 학교 책상 위에는 늘 탑이 세워져 있다. 한층 한층 곱게 쌓진 않은 탑. 뭔가 삐뚤삐뚤하고 삐져나온 탑. 그 탑을 쌓는 건 다름 아닌 나의 책들. 다양하다. 그러다가 균형이 무너지면 우르르르 떨어지는 탑. 이 탑들이 집에도 있는데. 아 청소하기가 너무 싫어서 자꾸 쌓고 쌓고 또 쌓고. 다음엔 다보탑보다 큰 탑을 세우려나. 오웃. 교과서는 사물함에 꽂아 놓고. 노트는 노트 대로. 그 날 그 날 배운 학습지는 과목별로 파일에 잘 넣어놓아야 하는 건데. 역시 난 게으름의 여왕이라고 불릴 만함. 우리 언니들에겐 내가 아주 유명할 정도인데. 방 안 치우는 건 세계 최고라고. 정말 사실이다. 언니들이 집에 올 때마다 한숨을 내쉬고 한 소리씩 꼭 하고 가는. 내가 확실히 잘못했지만 왜 이런 버릇이 안 고쳐지는 걸까. 쌓고 또 쌓고. 난 탑이 좋은데. 치우는 거 귀찮은데. 힝. 왜 이렇게 되냐고. 언니들이 해결책을 제시했다. 내가 쓴 물건은 제자리에 갖다 놓으면 다 해결 된다고. 그렇게만 하면 모든 물건이 쌓일 일은 생기지 않는다고. 그것도 좋은 방법인 것 같다. 그치만 난 손을 까딱하기도 싫은데. 아. 그래도 내 방은 내가 정리해야 겠지. 이제부터라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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