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말이야 |
|||||
---|---|---|---|---|---|
작성자 | 박주리 | 등록일 | 10.10.25 | 조회수 | 35 |
지금 내 눈 앞에 보이는데. 나 사실 너한테 처음 편지 써 보는 것 같아. 사실 너라는 존재에게 말을 거는 게 너무 신기할 따름이야. 그래도 한번쯤 써보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것 같아서 써보는 건데. 음. 이게 국어 시간에나 배우는 의인법이라는 건가. 뭐 내가 작가도 아니라서 고작 편지쓰는데 사람도 아닌 이에게 사람 처럼 대하면서 편지를 쓴다는게. 뭐 웃긴 일이긴 한데 난 늘 사람한테만 써오다가 사람이 아닌 다른 이에게 편지를 쓰는 건 처음임. 커다란 몸집을 가지고 떡 하니 서서 넌 뭘 보고 있는 거니? 꽤 거리가 되긴 하는데 여기가 보이니? 보이면. 음. 보이는 거겠지. 근데 네 키가 너무 큰 것 같아. 정말. 네 옆에 달린 그 샛노란 아기들도 너무나 예뻐. 그 하나의 아기들이 모이고 모여서 아름다운 빛을 만들어 내는 것 같아. 역시 뭉쳐야 더 산다니까. 빛도 살고. 모습도 살고. 바람이 불어서 막 몸을 흔들어 대는데. 좀 고생한다. 네가. 거기에다 자리를 잡아서 옴싹 달싹 못하고 거기서 말이지. 그냥 살아. 이제 겨울도 다 되어가는데. 조금만 더 있으면 너의 아가들이 떠나고 너 홀로 남겠지. 아 이거 너무 시적인듯? 시를 하도 봐서 시같이 쓰려고 이러네. 아 왜 이러나. 어쨋든 내 눈을 즐겁게 해줘서 너무 고마워. 바람에 떨어지는 너의 아가들을 볼 때면 가슴이 짠하기도 하고 아름답기도 해. 한편의 풍경 같거든. 그럼 나중에 기회가 되면 또 쓸께. 안녕. |
이전글 | 탑 |
---|---|
다음글 | 체육 수행평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