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이 시작 된지.. 일주일 하고도 조금 지났다. 한번 뒤를 돌아보았다. 지금 내가 지나온 길에 무엇이 있는지.. 근데.. 아무것도 있질 않다. 텅 비어있고.. 우두커니 서 있는 거인만이 눈을 초롱초롱 뜨고 있다. 난 이제부터 상상적으로.. 재밌게 생각해볼 것이다. 나는 이 길만을 지날 수 있는 거인이다. 이 길 주변에는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다. 사람도... 생명도.. 집도... 먹을 것도.. 아무것도 없다. 하지만.. 내가 만들어낼 수 있다. 어디까지나 내 상상속에서 만들어지는 것이니까. 그치만 공짜는 없다. 무엇인가를 해야 그 일에 대한 마땅한 대가가 주어지는 법 아닌가. 지금부터 거인은 이 길을 걸어갈 것이다. 멈출 수 있다. 잠깐 멈춰서 무엇인가 하고.. 그 행동이 옳다면.. 집을 하나 만든다. 그리고 그 집 앞에 팻말을 만든다. 내 상상으로. 팻말에 적는다.. 내가 옳게 행동한 것을. 마땅히 멋있는 글귀를 적어 놓는다. 그 밑에 이것을 한 이유와.. 앞으로 이 행동보다 더 훌륭하게 할 것을 다짐하고.. 다음을 또 기약한다. 그럼 내가 지나온 길 옆에는 작은 집이 하나 생기는 것이다. 지금까지 내가 훌륭하게 살아 왔다면.. 이 거인이 지나온 길을 되돌아보면 도시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근데 왜 내가 지금 생각하기엔.. 아무것도 없는 것일까.. 그건 형식에 얽매이는 게 아니다. 단지 내가 생각하기에 그렇기에. 그래서 난 한게 없기 때문에. 이 상황에서 내가 멈춰서 주저 앉는다면.. 나는 길만을 무조건 걸어온 바보가 되지 않겠는가? 무엇인가 했어야 했다. 나는 해냈어야 했고.. 앞으로도 더 많은것을 해야 할 것이다. 나는 알고 있다. 이 거인이 해야할 것을. 다만 이 거인에게 중요한 건.. 지금 이순간에도.. 게을리 해서는 안되며.. 지금껏 지나온 길과.. 그 길 옆에 세워진 수많은 집을 세어보는 일이 아니라.. 집 팻말에 적힌, 거인이 해온 일을 다시 반성하고 되새김질 하는 그런 바탕을 깔기 위해서다. 그럼 그 바탕은.. 거인이 더 튼튼하고 안전하게 이 길을 걸을 수 있도록 그 바탕이 바닥이 되어줄 것이다. 난 문득 이런 생각도 해봤다.. 정말 내 지금 현실과 비슷하다.. 아무것도 없다.. 있더라도 없다고 생각한다.. 다시 시작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래야 내가 더 이해하기 쉬울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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