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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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박주리 | 등록일 | 11.06.12 | 조회수 | 23 |
나는 내가 지금 해야할 일도 잘 알고 있다. 그런데 하고 싶은 일은 없다. 의무적으로 해야만 하는 일만 내 길 앞에 싸여져 가고 있을 뿐이다. 답답하다. 정말 가슴이 턱 하고 막힌 것만 같다. 산에 올라가서 지금까지 쌓여왔던 모든 스트레스를 내몸에서 소리를 낼 수 있을 만큼 질러서 확 풀고 싶다. 있는 힘껏 내지르고 싶다. 근데 그걸 자꾸 쌓아만 와서 내가 이 지경까지 온 걸까. 3학년이 되어서 생긴 극심한 스트레스. 어른들은 네 나이에 무슨 스트레스냐고. 네가 인생 다 살아보고 말하라고. 다들 우리가 말하는 이야기를 그냥 같잖다는 듯이, 우습다는 듯이, 말한다. 우리도 우리 나름대로 스트레스 있는데. 힘든 거 있는데. 그렇게 말하는 어른들이 미울 뿐이다. 다들 그 순간마다 힘든게 있고. 그런게 아닌가 싶다. 우리가 지금 겪는 일들도 모두 상처가 아물듯이 너무나 당연한 일들이다. 근데도 싫고, 지워버리고 싶은 일들이 너무 많다. 훗날에 이 기억들이 나면 몸서리를 칠 것 같다. 지금도 이렇게 짜증나고 좋지 않은 기억으로 남을 것만 같은데. 다시 생각해보고 싶을까? 지금 중요한 건 공부다. 무조건 공부해야 한다. 하고 또 하고 계속 쉴 틈 없이 해야만 하는 게 지금 내 앞에 주어진 큰 짐들이다. 공부. 단 그 두자 밖에 되지 않는 건데. 왜 이렇게 하기 싫고 지겹고 지루하기만 한지. 열심히 해서 이 고비만 넘기면 좋은 일이 분명히 생길껀데. 고진감래처럼! 근데 난 갈수록 부정적으로 변해만 간다. 내가 안될 꺼란 생각. 그런 생각들 때문에 한 때 꽤나 상승하고 있던 자신감히 묵묵히 바닥을 향해 하강 하고 있다. 다시 이 자신감을 끌어올려야 만 한다. 일단 내가 자신감을 갖고 도전해본다면 될 것도 같다. 근데 그것도 사실이 아닌 것만 같다. 그냥 공부를 하게 하려는 어른들의 속임수인 것만 같다. 그게 사실일지라도. 안 믿어진다. 정말 그런 일이 생길 수나 있는건지. 믿어 의심치 않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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