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
|||||
---|---|---|---|---|---|
작성자 | 박예지 | 등록일 | 11.04.12 | 조회수 | 40 |
오랜만에 당신께 편지를 다 써보는군요. 요즘은 만날 수가 없으니 싸이 월드를 통해서 안부를 잘 확인하고 보고 있습니다. 너무나 잘 사시는 것 같군요. 잘 먹는 건 아닌 것 같아요. 왜냐면 당신 얼굴은 너무 말라있었으니까요. 턱 선이 너무 삐쭉해서 찔리면 아플 것 같았으니까요. 그런데 아주 좋아 라 하시는걸 보니 참 즐거운 가 봅니다. 뭔가 부럽기도 하면서 부럽지 않네요. 난 당신과 너무 늦게 친해진 것 같아서 후회가 됩니다. 저녁시간 상촌의 밤은 벌써 해가 지고 컴컴해질 무렵, 친구들과 벤치에 앉아있으면 자전거 휭휭 타며 말도 걸어주고, 인사도 해주고, 밥 먹었냐 물어봐주고, 뭘 물어보면 웃으면서 상냥하게 대답 해주고, 말썽쟁이 오빠가 우리 곁을 찝쩍대면 와서 무찔러주고, 저 창문너머로 정확히 2학년 교실 앞 창문에서 손도 흔들어줬었는데. 이제는 그런 사람이 없네요. 이제는 그래 줄 사람도 없네요. 이제는 내가 말 걸을 필요도 없어요. 이제는 내가 먼저 인사 할 필요가 없어요. 결국엔 이제는 내가 멋 부릴 필요도 없어요.
|
이전글 | 꽃과 함께라면 |
---|---|
다음글 | 봄아 언제오니 |